시크릿 - 수 세기 동안 단 1%만이 알았던 부와 성공의 비밀
론다 번 지음, 김우열 옮김 / 살림Biz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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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리 못생긴 사람이라도, 거울을 보며 자꾸 '나는 예뻐'라고 되뇌면 정말 예뻐질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내내 청바지에 운동화만 끌다가 정장에 굽높은 구두를 처음 신을 때, 발이 아프고 옷은 어색해도 며칠만 지나면 금세 옷에 맞춘 듯 사람의 분위기가 변한다. 자연스러움, '이 자리가 내 자리다'라는 것을 무의식중에 스스로에게 주입시키는 과정이 있고 나면 전에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일들이 저절로 이루어지기도 하나보다. 론다 번의 '시크릿'에서는 그런 '마음의 중요성', 즉 원하는 것에 대한 강한 열망을 강조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책의 대강의 내용을 이야기하자면 '정말 이루어진 것마냥 행동해라' 라고 할 수 있겠다. 실례로 등장한 한 여성의 경우, 그녀가 바라마지않던 이상적인 배우자를 얻기 위해 차고에 차를 주차할 때도, 침대에 누울 때도, 옷장을 정리할 때도 배우자의 공간을 따로 남겨두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막연히 '이건 꼭 이루어질거야'라고 생각만 하기보다 남들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욕망을 밖으로 표출하는 것이 중요한 테마인 듯 하다. 
  테마 자체는 다른 여러 실용서적-[멘토], [보물지도], [백만장자 코스] 등-에서 많이 쓰이는 내용이라 이미 식상하다고 할 수 있지만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직접 움직이지 않으면 안 될' 절박함을 느끼게 하는 것이 [시크릿]이 가지고 있는 강점이다. 책에서 저자는 우주가 가지고 있다는 '끌어당김의 법칙'을 제시하며 '사람이 막연히 갖게 되는 부정적인 생각과 의심에도 우주가 민감히 반응하여 그에 상응하는 암담한 결과를 그 사람에게 가져다준다'고 이야기한다. 일개 처세서에 우주라는 범자연적인 존재까지 등장시키는 작가의 어마어마한 서술 스케일에 머리가 아팠지만 그 덕에 그녀가 이야기하고 싶어하는 절박함이라는 요점은 더 확실히 머리에 들어왔다. 실제로, 지금까지 읽었던 비슷한 부류의 책들에선 '갈망'이라는 것은 그저 옵션일 뿐으로, 독자가 만에 하나 가지게 될 수 있는 의심이라든가 조급함 등에 대한 실질적인 경고는 거의 없었다. [시크릿]에서는 그런 허점을 파고들어 읽는 이로 하여금 원하는 것에 대한 절박함을 스스로, 의식적으로 느끼도록 독려한다.  
  기독교인 사이에서는 '기도는 절박하게 하라'는 이야기가 있다. 설렁설렁 되든 안되든 그만이라는 마음가짐보다, 이게 안되면 죽어버릴 기분으로 믿음을 갖고 간원하면 신도 반드시 그 부름에 응답한다는 이야기다. 자기확신도 마치 종교와 같아서 신념이 빠지면 아무 것도 될 수 없다. 예수의 승천을 믿고 석가의 금언을 따르는 마음과 같은, 소망실현에 대한 흔들림 없는 확신이 스스로가 원했던 이상적인 모습에 가장 가까이 갈 수 있는 필요조건인 것이다. 물론 아무 증거도 없이 어찌 믿음을 가질 수 있겠느냐는 사람을 위해 책 중간중간에 귀가 솔깃해지는 실례들이 실려있으니 책의 가르침에 따라 퍼져있던 마음가짐을 추슬러보는 데는 크게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오프라 윈프리 쇼에서 화제가 되었다는 뒷이야기에 굳이 주목하지 않아도, 자신의 모습과 이상 사이에 끼어 오도가도 못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고 실마리를 잡을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한다. 비록 작가가 원하는 바를 얻긴 했지만 글재주까지 얻지는 못했는지, 중간중간 눈살을 찌푸리게 될 때도 있지만 솔직하게 써내려가는 투박한 글투가 오히려 '믿어볼 만 하다'는 생각을 심어주는 것도 사실이다. 벌써 절반 넘게 지나가버린 올 한 해, 다시 마음을 다잡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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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대형 베스트셀러라는 말이 조금은 무색한 "시크릿"
    from 風林火山 : 승부사의 이야기 2007-09-21 01:25 
    시크릿 - 론다 번 지음, 김우열 옮김/살림BIZ 전반적인 리뷰 2007년 9월 19일에 읽은 책이다. 어떤 책이든 도움이 되지 않는 책은 없기에 도움이 되는 부분도 있지만 이 책은 아쉬움이 상당히 많은 책이다. 그것은 그만큼 국내나 미국에서 대형 베스트셀러라는 점이 부각되었고 각종 사이트의 많은 리뷰어들의 평점이 상당히 높았기에 그만큼의 기대감을 가져서 그런 것이라 생각한다.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와 같은 책의 선경험이 있었기에 그만큼의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