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알 것 같다. 

그가 왜 그랬는지. 내가 무엇 때문에 힘들었는지. 

나는 그가 내게 진솔하지 않았음을, 그에게 나란 존재가 너무나 가벼웠음에 아파했다. 

하지만 이제야 알았다.  

그는 나를 사랑하지 않았다. 그것 뿐이다. 

그에게 진정성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가 나를 쉽게 생각해서가 아니라,  

그가 나를 저울질하고 있어서가 아니라  

그의 마음이 내게로 움직이지 않았던 것 뿐, 그냥 그것이 전부이다. 

그는 그의 방식대로 진솔하게 행동했던 것이다.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담아 대하는 것, 사랑하려고 애쓰는 것이 가장 진솔하지 못한 위선적인 행동이겠지.  

그렇다면 그는 가장 진솔한 태도로 나를 대한 것이다.  

이제 되었다. 

그도 그의 방식으로 진솔했고 나 역시 나의 방식대로 진솔했다. 

결국 우리가 너무 달랐던 것일 뿐이다. 

이제 깨달았다. 너무 늦게야 알게되어 오랜 시간을 내가 만든 덫에서 고통받았다. 

이제는 비로소 자유롭게 그를, 그리고 나를 놓아줄 수 있을 것 같다. 

그에 대한 미움을 이제 걷어낼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이제 나도 새롭게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깨달음이 이렇게 문득 찾아오는 줄 몰랐다.  

산다는 것 꽤 아름답다.. 이제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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