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기에는 예전 업무를 맡는 대신 담임에서 빠지게 되었다. 주위에서 잘 되었다고 하지만 잘 된 것인지 모르겠다. 작년보다 아침독서에 신경을 쓰려고 목록도 야심차게 만들고 있었는데 기운이 빠지기도 하고.. 막상 비담임이라고 하니 아이들과 떨어진 듯 한 기분도 들고.. 그래도 내 시간이 많아졌으니 재충전하는 시간으로 생각해야겠지.
얼떨결에 교과서 간담회에 참석하게 되었다. 그렇게 중요한 자리인 줄 알았다면 가지 않았을까? 참석하긴 했지만 그런 자리가 처음이라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몰라 별로 도움이 못 된 것 같다.
오랜 친구는 고향으로 내려갔다. 오랜 기간 고향을 떠나 있던 우리에게 고향은 다시 낯선 곳이겠지. 고등학교 때 선생님들 이름을 어렵게 회상하다 포기한 뒤 밤공기가 찬 거리를 걷다, '잘 되었다, 잘 할 거야.' 토닥이고 친구를 배웅한 뒤 집까지 걸어왔다. 날씨가 풀렸다고 하는데, 옷깃을 여며도 추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