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할 거다 사계절 1318 문고 47
이상권 지음 / 사계절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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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내가 억울할 정도였다. 주인공인 시우가 고등학교로 진학한 첫날부터 낯선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겪는 혼란과 그로 인해 문제아로 낙인되는 상황을 따라가다 보면 내가 억울하고, 또 내가 그에게 미안해진다. 그래도 주인공 시우는 당당하게 외친다. '난 할거다!'  주인공의 외침은 수십년이 흐른 지금 이 땅, 이곳의 아이들의 무수한 외침들에도 힘을 실어준다.  

 작가의 자전적인 체험이라는 것이 흠뻑 느껴지는 성장소설이다. 정확한 시기는 등장하지 않지만 아마도 70년대 말~ 80년대 초 즈음일 듯 하다. 지금 학교를 배경으로 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학교 상황으로 느껴질 정도이다. 그만큼 그때나 지금이나 비민주적인 교육현실이 여전하다는 생각에 씁씁해진다.   

 본인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문제아가 되어 버렸지만 '책'과 '글'을 알게 되면서 내면의 꿈을 키워가는 청소년의 분투기는 힘겹지만 아름답다. 또한 무책임하고 무관심한 교사의 언행이 어떻게 아이에게 상처를 주는지, 어떻게 아이를 '문제아'로 만들어가는지 잘 보여준다.

 또한 청소년 소설이지만 표현이 거칠거나 단순하지도 않다. 오히려 음미하게 하는 섬세한 묘사와 비유적인 문장이 많다. 표현은 물론이고 시대를 뛰어넘는 보편성까지 갖추었다.  

 불량학생으로 낙인찍혀 학교에 정을 붙이지 못하고 아무도 자기 편이 없다고 생각하는 학생이 공감하며 읽을 수 있다. 교사들도 한 번씩은 읽어 볼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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