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롬과 쌀람, 장벽에 가로막힌 평화 - 유재현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기행
유재현 지음 / 창비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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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O, 텔아비브, 레바논, 베이루트, 헤즈볼라, 팔레스타인 난민...

신문에서, 뉴스에서 종종 듣곤 하던 단어들이었지만 그곳의 실상이 어떤지는 정작 알지 못했다. 솔직히 이야기하면 그곳에서 생존의 위협을 느끼며 하루하루를 버티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내가 살고 있는 곳의 문제만도 넘쳐나는데 그들의 삶은 너무나 멀게만 느껴졌다.

그저 미국의 패권주의를 등에 업고 중동 질서를 개편하려는 이스라엘의 위선이 평화를 어지럽히는 정도로만 판단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책에서 알게 된 팔레스타인의 실상은 처참하다 못해 이국인인 나에게도 분노가 치밀어 오르게 했다. 아마 그 이유는 이들에게 가해지는 미국의 폭력과 야만성이 우리 땅의 그것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는 생각이 미쳤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의 제목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지역의 장벽에 가로막힌 진실과 정의'라고 해야 더 정확할지도 모른다. 1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 프랑스의 식민지배로 유린당한 그 땅은 이제 미국- 유엔- 이스라엘의 시온주의에 의해 철저히 수탈당하고 학살당하고 있다.

그 내부에 파타와 하마스로 대립되는 팔레스타인 분열 역시 그들을 지배하기 위해 강대국들이 내세운 '자치'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

인간이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저항할 수 밖에 없다는 난민촌의 그들, 그 곳에도 평화가 올까. 아니, 진실이 정의가 승리할 수 있을까. 미국의 봉쇄 정책과 패권주의는 중동의 문제 만은 아니다. 미국 중심으로 세계 질서를 재편하려는 구도에서 어떤 땅도 안전하지도 평화롭지도 않다. 정의와 진실은 사라지고 오직 힘의 논리로 지배되는 세계.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 그들의 삶이 더이상 '남'의 것이 아니라 '내'것이 될 수 있음에 두려움과 함께 분노를 느끼게 된다.

이 책의 저자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 역시 단순히 평화는 아니다. 진실과 정의를 말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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