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대여 페이백] 화씨 451
레이 브래드버리 / 황금가지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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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스스로 해야만 할 일을 한 거요. 오랫동안 계속 별러 온 일이었지."

"우리는 책 방화수이기도 하지. 일단 읽은 책은 태워 버립니다. 발각되면 안 되니까.

머릿속에다 감춰 두는 게 제일 안전하오. 다른 사람이 보거나 의심할 여지가 없으니까.

하지만 사람들이 강제로 듣게 만들 순 없소. 자신들이 필요할 때 와야 하오.

"‘사람들은 전부 자신이 죽을 때 뭔가를 남긴단다. 아이나 책, 그림, 집, 벽이나 신발 한 켤레, 또는 잘 가꾼 정원 같은 것을 말이야. 네 손으로 네 방식대로 뭔가를 만졌다면, 죽어서 네 영혼은 어디론가 가지만 사람들이 네가 심고 가꾼 나무나 꽃을 볼 때 너는 거기 있는 거란다. 무엇을 하는가는 중요하지 않아. 네 손이 닿기 전의 모습에서 네 손으로 네가 좋아하는 식대로 바꾸면 되는 거란다. 그저 잔디를 깎는 사람과 정원을 가꾸는 사람과의 차이란 바로 매만지는 데 있지. 잔디를 깎는 사람의 마음은 전혀 정원에 있지 않지만 정원을 가꾸는 사람은 언제나 그곳에 있단다.

책을 불태우는 방법은 한 가지만 있는 게 아니다. 그리고 세상에는 불붙은 성냥개비를 들고 돌아다니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2년 전 쯤에 바사(Vassar) 여자 대학의 한 진지한 숙녀가 편지를 보내왔다. 나의 『화성 연대기』를 우주 신화의 한 실험으로 너무나 재밌게 읽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녀가 덧붙이기를, ‘늦은 감은 있지만 이제라도 더 많은 여성캐릭터와 역할을 집어넣어서 작품을 새로 쓴다면 어떻겠는가, 정말 좋은 아이디어 아닌가.’라고 했다.
그보다 몇 해 더 전에, 나는 역시 같은 책과 관련해서 ‘왜 작품 속 흑인들이 죄다 그렇게 비굴한가, 왜 다시 쓰지 않는가.’라는 내용의 우편물을 몇 뭉텅이만큼 받은 적이 있다.
그런가 하면 그 비슷한 즈음에 남부의 한 백인은 내게 적어 보내길 내용이 흑인에게 너무 호의적이라며 이야기 전체를 바꿔야 한다고 했다.

나는 배알도 없이 내 작품들이 책도 뭣도 아닌 꼴로 책장에 가도록 고분고분 있지는 않을 것이다.
당신네 심판들이여, 부디 외야석으로 모두 돌아가길. 링 위의 주심들도 가서 샤워를 하시길. 이건 나의 게임이다.

반면에 저는 정치적인 것보다는 다른 여러 가지에 더 관심이 있었습니다. 사회 전반의 모든 분위기를 본 거죠. TV와 라디오의 영향, 혹은 교육의 빈곤 등등. 학교 선생들이 더 이상 독서를 가르치지 않는 세상을 전망할 수 있었어요. 배우는 게 적을수록 책도 더 멀리하게 되겠죠.

문제는 교육이지 정치가 아니에요. 우리나라의 교사들은 유치원과 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에게 가장 먼저 읽기와 쓰기를 가르치도록 해야 합니다.

처음에 책을 태우기 시작한 것은 정부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바로 책읽기를 싫어하는 보통 사람들이 그랬지요.

독서란 우리네 삶의 중심이에요. 도서관은 바로 우리의 두뇌죠. 도서관이 없다면 문명도 없습니다.

0.5초밖에 안 되는 아주 짧은 장면들이 4560개나 있습니다. 카메라가 가만히 정지해 있질 않아요. 그러니 당신이 생각할 틈을 전혀 주지 않죠. 그렇게 폭격하듯이 뭐가 계속 쏟아지는데 생각을 한다는 건 불가능해요.

등장인물들이 당신을 써야만 해요. 그들이 당신을 컨트롤하는 겁니다. 플롯도 그들이 짜요. 제가 컨트롤한 적은 없습니다. 전 그냥 그들이 자기 자신의 삶을 살도록 놔둡니다.

비티가 어떻게 해서 책을 불태우는 사람이 되었는지 이해해야 합니다. 자기만의 사연이 있잖아요. 한때 독서가였지만 인생에서 몇 번의 위기를 겪은 뒤에, 그러니까 어머니가 암으로 죽고, 아버지는 자살하고, 연인과는 헤어지고, 그리고선 책을 펼치니 공허함 뿐이었죠. 책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책에 반기를 들고 불태우기 시작한 겁니다.

하루 일과를 꼬박꼬박 해 나간다면, 주말, 월말, 그리고 연말에는 당신이 했던 모든 일들에 만족을 느낄 거라고 믿습니다. 그건 현실에 기반을 둔 것이지 그릇된 낙관주의가 아닙니다. 그러니 행동을 잘 하면, 매일 글을 잘 쓰고, 잘 움직이면, 연말에는 스스로에게 기분이 좋아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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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화씨 451 - 환상문학전집 12 환상문학전집 12
레이 브래드버리 지음, 박상준 옮김 / 황금가지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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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불태우는 세상. 주인공은 ˝방화수˝인데, 책에 불을 붙여서 없애는 직업이다.

그들은 왜 책을 불태우게 됐을까?
1. 짧고 말초적인 것을 찾음
2. 재미 없는 것은 내팽개침
3. ‘총명‘한 이들에 대한 질투

이런 요인들이 어우러져 ˝책 불태우기 운동˝이 시작되어, 법적으로 책을 읽는 게 금지되고 만약 걸릴 시 책과 집을 모두 불태워버린다.

사람들은 벽면 디스플레이, 귀마개 라디오(이어폰 같은 거), 수면제(약물)을 즐기며 피상적인 삶을 살아간다. 이 부분에서 약간 <멋진 신세계>나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 같은 느낌이 난다. 기술을 경계하는 sf소설 특유의 분위기.

요약해놓으니 엄청 재미있는 소설 같은데, 사실 읽으면서 노잼이었다.
왜냐하면 작품 완성도가 너무 떨어지기 때문이다. 구성이나 연출이 자연스럽지 않으며, 서사도 뚝뚝 끊어져서 뭔 말을 하는지 잘 이해가 안 된다. 번역의 문제인지 묘사도 무척 이해가 안 된다. 전반적으로 심상화가 잘 안되고 몰입이 잘 안되는 책이었다.

사실 이건 내가 이전에 읽은 책이 미시마 유키오의 소설이어서 그런 것일수도 있다. 미시마 상 소설(<달리는 말>)은 정말 잘 쓴 소설이니까(주제는 역겹지만).

<달리는 말>이 작품적 완성도는 높은데 주제가 저열하다면,
<화씨 451>은 주제는 괜찮은데 작품 완성도가 너무 떨어진다.

작가의 다른 책 <화성연대기>에서는 잘 못 느꼈는데, 레이 브래드버리는 확실히 단편을 훨씬 더 잘 쓰는 것 같다. 장편을 타이트하게 끌고 나갈 능력은 안 되는 거 같다.

˝(<물랑루즈>라는 영화에는)0.5초밖에 안 되는 아주 짧은 장면들이 4560개나 있습니다. 카메라가 가만히 정지해 있질 않아요. 그러니 당신이 생각할 틈을 전혀 주지 않죠. 그렇게 폭격하듯이 뭐가 계속 쏟아지는데 생각을 한다는 건 불가능해요.˝
->영상의 문제점은, 장면이 계속해서 변하기에 생각할 여유를 주지 않는 데에 있다고 말한다.

책을 빼앗고 싶거든 그것을 태울 게 아니라, 더 재미있는 것들을 계속 주면 된다. 영상의 시대라고 생각하지만, 현대인들 대부분은 글자 보는 것을 좋아한다. 커뮤니티와 뉴스를 탐독하는 것도 다 글자 보는 일 아니던가.

다만 사람은 새로운 것에 더 마음을 뺏기기가 쉬우므로, 계속해서 새로운 것이 올라오는 인터넷 공간에서 길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공감됐던 장면이 있다. 주인공이 지하철에서 책을 읽으려고 하는데, 계속 치약 광고가 나와서 정신을 산만하게 만드는 장면이다.

요즘은 정말 어디든 디스플레이가 있고, 소리가 나온다. 가만히 있는 무음의 책에 정신 집중하기 어려운 세상이다.

어디든 끊임없이 광고(정보)가 주입되는 세상은 우리의 ˝여가˝를 약탈해간다. 그 결과, 책을 읽거나 생각할 시간(여가 시간)이 부족해진다.

˝학교 다닐 때 자네 반에서 특별히 ‘총명’했던 친구, 다른 애들이 납인형처럼 멍하게 앉아 있을 때 열심히 손들고 대답하던 친구가 있지 않았던가? 다들 그 친구를 미워했겠지. 그래서 수업이 끝난 뒤에 몰려가서 때리고 짓밟았겠지.
...
우리 마음의 평화를 지키는 파수꾼으로. 열등한 인간이 된다는 두려움˝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의 열등감에서 책을 불태우는 운동이 시작되었다는 것은, 반대로 책을 읽는 행위에 과한 우월감을 갖고 있음을 의미하는 게 아닐까?

˝책 읽는 사람은 우월하다˝는 메세지가 너무 구리다고 생각한다. 우월감은 열등감의 그림자다.

현대에 들어 독서율이 낮아지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해야 하는 일˝이라는 생각 때문에 더 독서를 기피하는 게 아닐까?
결국 책은 ˝자기가 좋아서(재미있어서)˝ 읽어야 한다. 사실 뭐든 그렇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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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씨 451 환상문학전집 12
레이 브래드버리 지음, 박상준 옮김 / 황금가지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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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 브래드버리는 단편이 더 좋은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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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물리학과 동양사상 - 개정판
프리초프 카프라 지음, 김용정 외 옮김 / 범양사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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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현대 과학과 동양의 신비주의 사이에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주장한다.

프리초프 카프라는 오늘날의 과학이 데카르트의 기계론적 세계관으로 인해 ˝조각난 관점˝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기계론적 세계관은 ˝절대적이고 독립적인 실재가 존재한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또한 저자는 이러한 현대 과학적 세계관과 정 반대에 있는 것을 동양의 신비주의라고 주장한다. 동양 사상은 유기적, 전체적, 전일성을 갖고 있다. ˝모든 사물과 시간은 상호 연결되어 있고, 같은 궁극적 실재의 다른 양상이며 현시˝라고 동양적 세계관은 말한다.

현대 과학과 동양 사상의 유사성에 대해서 설명하는 부분이 내게는 너무 어려웠다. 따라서 과학과 동양 사상의 유사성이 정말로 존재하는 것인가에 대해서는 함부로 말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그냥 동양 사상적 관점으로만 보기로 했다.

사상(종교)이라는 것은 사실의 해석이기에 어떻게 해석하든 다 끼워맞출 수 있다. 따라서 과학이 탐구한 자연적 법칙과, 사상이 해석한 가르침이 비슷하게 느껴질 수 있음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해석은 어떻게든 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가 주장하는 ˝신과학운동˝에 대해서 나는 물리학에 조예가 전혀 없으니 뭐라 판단을 못하겠다. 다만, 다른 분야라고 생각했던 사상을 과학에 받아들이려고 하는 시도가 누구에게는 참신하게 보일 수 있지만, 정통 과학을 전공한 사람들에게는 반감이 심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왜냐하면 과학과 사상(종교)는 탐구와 해석이라는 면에서 다른 영역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인상 깊었던 부분들을 정리해보겠다.

˝어떤 상황이 극한까지 발전하면 그 반대가 될 수 있다는 믿음˝
->태극의 형상으로 도식화됨 -142, 145p.g
->고난을 버틸 용기와, 오만을 극복할 겸손을 준다. 극과 극은 결과적으로 같은 것이며, 이는 동양 사상이 왜 그토록 ˝중용˝을 강조하는지 알 수 있게 한다.

대립하는 쌍은 하나의 동일체, ˝동일한 실재의 양면˝ -157, 160p.g 정리

도가에서 ‘자연과 조화되는 행위‘란 곧 ‘자발적인 행위‘, 즉 스스로의 본성에 합치되는 행위를 뜻한다. -161p.g

변화(깨달음)은 힘의 결과가 아니다. 모든 사물과 상황에 내재되어 있다.

˝상대론적 결과들이 기이하게 여겨지는 것은, 우리가 단지 3차원적인 상들을 관찰할 수 있을 뿐 우리의 감각으로는 4차원 시공의 세계는 경험할 수 없기 때문이다.˝ -228p.g
->그림자가 3차원적 실재의 2차원적 투영인 것처럼, 시간 또한 4차원적 실재의 3차원적 투영이기 때문에, 그 길이가 투영의 각도에 따라 달라지는 것처럼 보일 뿐이지 실재 자체는 변하지 않는다. -227p.g

˝질량은 에너지의 한 형태(e=mc2)˝ -265p.g
->움직임은 물질 안에 존재하는 것. -288p.g

˝질량이 에너지의 한 형태라는 인식은 물질적인 실체의 개념과 기본적인 구조의 개념을 과학으로부터 제거하였다. 아원자적 소립자들은 어떤 물질적인 재료로부터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의 양태들이다.˝ -413p.g

입자 충돌 설명 부분은 정말 어려운데 신기했다. 아주 작은 물질의 움직임을 관찰함으로써 규칙성을 찾아내려 한다니. 또한 그렇게 함으로써 아주 큰 것(ex_항성)도 이해할 수 있다니, 과학은 대단하다.

˝절대적, 독립적인 실재성˝이란 없다. -367p.g

˝그들은 모욕을 가하기도 하고 논평이나 개인적인 대화에서 종종 노골적으로 악의에 찬 비평을 하기도 하였는데, 그것은 자신들이 불안하다는 것을 반영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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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의 기원 드디어 다윈 1
찰스 로버트 다윈 지음, 장대익 옮김, 최재천 감수, 다윈 포럼 기획 / 사이언스북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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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본질은 변화“
제발 다음 개정판에서는 판형을 좀 크게 만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책인데 글자가 너무 작아서 눈 나빠질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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