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마의 대표작이라고 하는데, 솔직히 딱히 와닿진 않았다. 미시마의 가장 큰 특징은 ‘좁은 주관성‘이라고 생각한다. 흔히 ‘찐스럽다‘고 표현하는 바로 그런 특징인데, 이 사람의 행동을 우리는 이해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그의 내부에서는 그렇게 행동하는 게 더없이 자연스러운 것이다. 이 작품도 그런 좁은 주관성을 갖고 있다. 불은 봉기(거사)의 대명사다. 세상을 뒤엎어버리고 싶은 그런 마음, 하지만 우리는 그런 불을 이해할 수 없다. 왜냐하면 객관적인 타당성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방화는 범죄가 될 수밖에 없다. 멋있게 죽고 싶었던 미시마는 안중근을 참 부러워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조선에서 태어났으면 과연 멋지게 자결할 수 있었을지 생각해보지만, 아마 그는 그 나름대로의 좁은 주관으로 결국 뒤틀린 최후를 맞이하지 않았을까 싶다. *3/5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