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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정신 의학 에세이 -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하지현 교수가 청소년을 위해 쉽게 풀어쓴 정신 의학에 관한 모든 것 해냄 청소년 에세이 시리즈
하지현 지음 / 해냄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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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청소년들이 궁긍해 할 법한 정신병리에 대해서 이해하기 쉬운 예를 들어가며 그들의 눈높이로 전문지식을 풀어낸 친절한 에세이집이다.

중학교 2학년인 딸아이가 학교 도서관에서 빌려 온 책인데 금방 읽고 준다고 냉큼 집어 오면서 만나게 된 책. 청소년들이 읽을 만한 정신의학이란게 어떤걸까, 무서운 중2의 엄마로써 궁금하기도 했고, 그 아이가 읽는 책은 나도 읽어두어야 할 것 같은 알 수 없는 불안감 때문이기도 했다.

책 표지부터 재미있어 보이는 삽화들은, 학습만화처럼 부담없어 보인다. 책 중간 중간에도 컬러판으로 내용을 알기쉽게 그려낸 그림이 센스있게 첨부되어 있다.

내용은 우선 목차에서 눈에 띄는 것들을 추려보면 다음과 같다.

정상과 비정상은 어떻게 구분할까? / 성격은 타고 날까 만들어 질까? / 프로이트는 왜 인간의 정신을 연구했을까? / IQ가 높다고 공부를 잘하는 것은 아니야 / 꿈은 왜 꾸는 걸까? / 무기력한 것도 병이 될까?(우울증) / 멈출 수 없는 즐거움을 어떻게 멈추지?(중독) / 무너진 영혼의 돌이킬 수 없는 선택(자살) / 잘못된 경보에 의한 마음의 방어(공황장애) / 천성과 양육의 뜨거운 논쟁(사이코패스)

흔히 말하는 정신관련 질환들의 기본 개념부터 발병 원인, 치료법 등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p. 177~178
한편 개인적인 심리의 관점에서 프로이트는 외부대상으로 향했던 사랑이 공격성으로 변해 자신을 향해 일어나는 것이 자살이라고 해석했다. 밖을 향해 쏘려던 총구를 자신을 향해 돌린 셈이다. 여기에는 여러가지 환상이 기여한다.

첫 번째가 복수 환상이다. 자신이 죽으면 다른 사람들이 미안해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자존심에 입은 상처를 자기 파괴적인 복수로 보상받으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징벌 환상으로, 복수 환상과는 정반대로 자신이 너무나 나쁜 짓을 저질렀다고 자책한 나머지 살아 있을 가치가 없다고 여기고 스스로에게 사형을 선고한다. 세 번째는 재결합 환상으로 노인들에게 흔한데, 배우자나 사랑하는 사람이 죽고 나면 더 이상 살아갈 이유를 찾지 못하고 사후 세계에서 그들과 재결합하려 시도한다. 네 번째는 리셋 환상이다. 컴퓨터가 잘 돌아가지 않으면 리셋 버튼을 눌러 새로 시작하면 되듯이, 마찬가지로 인생이 너무 꼬였다고 여기면 자살을 일종의 리셋 버튼으로 여기는 경우가 있다. 컴퓨터 게임을 하다가 마음에 안 들면 새로 캐릭터를 만들어 시작하면 된다는 생각과 비슷하다.

심리학과 정신의학의 차이는 심리학이 정상적인 상태의 인간 심리를 연구대상으로 삼는 반면에 정신의학은 인간심리 중 병적인 부분을 대상으로 삼아 치료방법을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한다. 우울증 공황장애 강박증 등등 인간이 겪는 정신의학적 문제들은 삶을 피폐하게 만든다. 가장 안타까운 자살의 문제에 있어서 청소년기에는 너무나 사소하고 충동적인 문제들이 누적되어 즉흥적인 자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우리나라 20-30대의 사망원인 1위, 15-19세 사이에서는 2위가 자살이라고 한다. 암도 고치고 불치병도 치료하는 시대지만 내 안에서 멘붕이 오면 치료의욕 자체를 잃게 되는 큰 문제가 생기고 만다.

우리 딸아이를 이해하기 위해서, 줄줄이 사춘기의 문턱앞에 대기하고 있는 둘째와 셋째를 위해서 공부하는 셈치고 펴기 시작한 책이었지만 사실 가장 이해하고 다독여야 할것은 나자신! 내가 건강한 정신이어야 아이들이 인생의 험난한 파도에 휩쓸려 허우적댈 때 튜브처럼 던져 줄 꺼리도 있고 끌어 준 힘도 생길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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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청소년문학상 수상작품집 청소년문학상 작품집 1
강선영 외 지음 / 문학사상사 / 199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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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강가에서

강가에는 고요가 깔리고
햇님은 붉은 그림자를
잔잔한 물결 위에 드리웁니다.
절벽과 바위와 작은 모래 알갱이들은
시간을 초월한 형제와 같고
어느 노부부는 나의 길을 가로질러
저편 강둑의 집을 향하여
천천히 걸음을 옮기었습니다.
이편의 나와 저편의 그들의
세월의 냄새가 향긋하게 스쳤습니다.
기러기도 없는 강둑엔
조개 껍질들이 밀려와 쌓이고
갈대들이 무성히 피었다가 지고
이름 모를 풀들이 담뿍한 숲이 시들어 갔습니다.
조금만 돌아가면 보이는
사람들의 집 아래 강마루엔
아직 거두어지지 않은 누런 호박들이
서리를 맞은 채 굴러다니고
나는 햇님의 그림자가 어둠 속으로
강물 속으로 녹아 들어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노부부의 모습이 저 멀리로 하나의 점이 되어 멀어져 가고
나 혼자 남은 이편의 강에서는
또 하루의 번뇌가
한숨처럼 가볍게 날리고는 사라집니다.
나는 물결이 미치는 젖은 모래를
다음 물결이 밀려오기까지 발자국을 내며 걸었습니다.
때가 되면
그 발자국은 물결이 담아
나는 갈 수 없는 저 먼 세계로 전해 갑니다.
어느 해질 무렵 강가에는
고요가 쌓이고
고요 속에는 참으로 많은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

책장을 정리하다가 고3때 우연히 참가하여 입상하였던 문학사상사 청소년문학상 수상작품집을 찾았다. 고등학교시절 문학은 나에게 자동사였다. 내가 절절한 가난 속에서 전후기 대학입학시험 조차 포기하고 취업이 잘된다는 이유만으로 유한대학 전산과에 입학할 때도 나를 아는 사람들은 그 길이 그저 돌아가는 길일뿐, 내가 문학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 후로 돌고 돌아 이십년이 넘게 흘렀다. 나는 문학을 생산하는 사람이 아니라 소극적 소비자로 살고 있었다.
지금은 ?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오개월이 지난 지금은 책이, 시가, 생산의 대상도 소비의 대상도 아닌 삶의 위로 그 자체라고 생각한다. 공기로 숨을 쉬듯이 모든 고민하는 자들 의문을 품은 자들이 당연히 모이는 곳. 그곳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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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의 심리학 -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6가지 불변의 법칙, 개정5판 설득의 심리학 시리즈
로버트 치알디니 지음, 황혜숙 옮김 / 21세기북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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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세권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저는 이번에 일권만 우선 읽었는데요 우리의 실생활에서 많이 겪어온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고 또 어디서 많이 들어본 내용도 많아서 쉽게 읽히는 책이었습니다. 2-3권도 읽어보려구요.

1권의 내용은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6가지 불변의 법칙이라고 되어있는데요. 중요 내용은요,

1. 상호성의 법칙-샘플이라도 받으면 미안해서 사주게 된다. 상대방을 빚쟁이로 만들어서 이자까지 받아내려는 속셈. 의도가 포함된 호의는 호의가 아니라 술책이므로 부담갖지말고, 조종당하지말고 거절하라.

2.일관성의 법칙-작은 부탁을 들어주면 그와 연관된 다른 부탁을 또 할 경우 거절하기 어렵다. 첨부터 신중하게 발들여놓기, 문전걸치기 조심!

3. 사회적 증거의 법칙-남들이 다하면 왠지 나도 해야할것 같고 그게 손해보는 일이라도 남들도 그러니까 많이 속상하지는 않다(나쁜것도 평균지향). 천만돌파 영화나 베스트셀러는 판매가속화. 다수가 진리인가? 스스로 판단하기, 탁월한 개성으로 사회적 증거의 오류는 극복될 수 있다. 항상 봉이되는 사람은 독특하고 소신있는 몇이 아니라 무뇌인처럼 보이는 따라쟁이들이다.

4.호감의 법칙- 중요한 사항에 불리한 결정을 내리지 않으려면 상대에게 필요 이상으로 호감을 느끼지 말아야 한다. 미인조심! 학연 지연 취미공통~도 상술을 위한 거짓말일 수도 있다. 불가근불가원! 진실을 볼 수 있는 거리를 유지해라!

5.권위의 법칙-권위에 대한 맹종, 직함 옷차림 고급자동차 등에 의해 의식.무의식적으로 상대에게 굴복하지 않는가? 진정한 권위~ 상대가 진짜 전문가인가? 이 전문가는 과연 얼마나 진실하게 행동하고 있는가를 신중하게 판단하여 권위를 인정해야 한다. 가짜권위에 속으면 사기꾼의 밥이 되기 쉽상!

6.희귀성의 법칙-한정판매, 마감임박! 이 버스가 가면 다음 버스가 오고, 이 물건을 못 사면 신상나올때 신상품 사면 성능도 더 좋다.

이 정도로 요약해 볼 수 있겠습니다. 설득을 위한 심리학이라기 보다는 우리가 사회에서 얼마나 왜 어떤식으로 봉이 되어 살고있는가에 대한 이야기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쉽고 실생활에도 도움이 되는 이야기들이 가득하니 편안한 마음으로 읽어보시기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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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읽는 그리스 로마 신화 - 신화 속에서 인간 찾기, 개정판 거꾸로 읽는 책 22
유시주 지음 / 푸른나무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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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로마신화는 학창시절부터 필독서로 한 두번씩은 다 접해 보았을 것이다. 복잡한 신들의 이름부터 만나고, 사랑하고, 헤어지고, 복수하고, 죽고... 혹은 영원한 형벌에 처하거나. 신화라고 치기엔 유치하기도 하고 학생들이 필독서로 읽기엔 잔인하고 또 문란한 느낌도 들었었다. 마찬가지로 아이들에게 읽히려고 산 만화로 된 그리스 로마신화도 그 틀은 크게 틀리지 않았고, 초등학교 2학년인 막내아들이 한참 그 책에 필이 꽂혀 20권짜리 만화책 전집을 읽고 또 읽더니 하는 말이 ˝엄마, 그리스 신들은 사랑하고 애기낳고 복수하는게 전부인 것 같아요.˝ 였으니.

이 책은 내가 토요일마다 다니는 안산독서포럼 토론서로 읽게 되었다. 한 권의 책을 2주에 걸쳐 읽고 토론하는 모임인데 매주 토요일 2시간씩 모여서 토론을 하니, 한 권당 주어진 시간은 네시간이 된다. 네시간이면 웬만한 책은 그냥 읽어버릴 시간인데, 첨엔 뭐 그리 할말이 많은가 했지만 실제로 참여해 보니 항상 시간이 모자라다. 이 책의 경우에는 책은 읽었지만, 나의 개인 사정으로 인해 2주 모두 참석을 하지 못해서 모두들 모여서 이 책에 관해 무슨 이야기들을 나누었을까 궁금하다. 물론 포럼후기가 밴드에 올라 오긴 하지만, 그 생동감이나 세세한 이야기들은 느끼기 어려우니까..

p.98-99
오이디푸스는 라이오스가 자신의 아버지라는 것을 알 길이 없었는데도 (중략), 오이디푸스가 이오카스테를 왕비를 취한 것은 욕정 때문이 아니라 스핑크스를 물리치고 테베를 구해준 선행때문이었음에도, 어머니 이오카스테가 부은 발을 보고도 아들을 알아보지 못했는데도 왜 모든 책임을 오이디푸스가 뒤집어 써야 한단 말인가.
(중략) 아리스토텔레스는 비극의 기능을 `연민과 공포의 카타르시스` 라 갈파했다. 비극을 봄으로써 우리는 가련한 주인공에게는 연민을, 인간의 의지로는 어찌할 수 없는 운명의 힘 앞에서는 공포를 느끼게 된다. 그리고 현.실.이 아니라 극장의 무대위에서 그것을 경험함으로써 훨씬 홀가분해진 마음으로 극장문을 나설 수 있게 된다. 우리의 마음이 `카타르시스`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운명때문이 아니라 자신이 저지른 악행 때문에 오이디푸스가 파멸했다면 그에게 연민을 느낄 필요가 어디 있겠는가`하는 반문으로 그만 오이디푸스에 대한 연민의 정을 다스리기로 하자.

* 신화라면 당연히 권선징악의 스토리를 담아야 한다는 나의 편견은 어디서 온 것일까? 저자의 탁월한 식견에 무릎을 칠 뿐이다. 오이디푸스가 진정 자신의 악행으로 불행해 졌다면, 얼마나 김빠질 일인지. 삶은 나의 노력으로 되는 것도 아니고 나의 선업으로 되는 것도 아니니 내가 불행에 처해 있다고 해서 의기소침할 일이 아니다. 말도 안되는 억울한 일에 처해있든지, 기대하지 못했던 행운으로 방방 떠 있든지 나의 잘 잘못 때문은 아니다. 출발할 때부터 금수저 물고 태어난이와 흙수저 물고 태어난 이가 따로 있듯이 인생은 공평한 것이 아니고 같은 길을 따라가는 것도 아니다. 그 변덕스런 신들의 사랑이 언제까지 갈지 행운의 고개에서 웃기만 할 일도 아니고, 소원을 들어준다고 누군가 속삭여도 미다스의 손처럼 행운을 내가 망쳐버릴 수도 있는 것이니 행운이 꼭 행운인 것도 아니다.

p. 203
자신의 요구와 소망을 과대평가하고 앞세운다는 점 때문에 나르시시즘은 이기주의와 가끔 혼동된다. 이기적인 사람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다른 사람에게 손해를 끼치거나 다른 사람을 이용한다. 하지만 있는 그대로의 자신과 객관세계를 주관적으로 왜곡하지 않는다.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오히려 다른 사람보다 더 냉정하고 객관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나르시시즘적인 사람은 객관적인 `이익`이 아니라 주관적인 `만족감`을 구하기 때문에 아무런 이익이 없는 일에도 집착할 수 있다. 요컨데 자기 자신과 바깥 세계를 자기 마음대로 왜곡하는 게 이기주의와 구별되는 나르시시즘의 특징이다. 따라서 나르시시즘적인 사람은 자신을 미화하게 되고 자신의 결점이나 한계를 볼 수 없게 된다.

* 나르시시즘의 특징을 너무나 잘 설명해 준 부분이다. 밑줄을 긋고 별표를 쳐가며 읽었다.

이 책의 여러부분들이 다른 그리스로마신화의 책과는 다르다. 그리스 로마신화 그 자체라기 보다는 그 신화를 모티브로 한 신과 인물의 평전이라고 할 수도 있겠고, 저자의 다양한 지식을 총 망라하여 분석한 그리스로마신화의 창을 통해 바라본 새로운 세상보기 같기도 하다. 신화와 세계 각국의 역사, 예를 들면 미국 서부개척시대 포티나이너즈-골드러쉬에 금을 찾아 몰려든 사람들-와 미다스, 이카로스의 날개와 남미 혁명가 체게바라 , 트로이 목마와 한국의 군사독재시절을 연결하여 사고를 확장시키고 이해하기 쉽게 비교함으로 독자의 머리속을 쏙쏙 파고든다. 읽다가 흥미를 느껴 연관된 책들을 찾아보게 되니 독서의 길잡이서로도 훌륭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속에서 치밀어 오르는 억울함을 느낄때, 생각의 정원을 거니는 마음으로 읽어보아도 좋겠다. 인생의 부조리는 나만 가두어 둔 감옥이 아니고, 오이디푸스에 비한다면 내 작은 억울함은 그닥 가슴을 칠 일도 아닌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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