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34
밀란 쿤데라 지음, 이재룡 옮김 / 민음사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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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독서포럼 참석후기로 올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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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1.
2015.10.10
한정숙 선생님

이번 달부터 갑작스레 타고 다니던 차편이 없어져서, 15년 묶은 장롱면허를 신분증 용도로만 가지고 있는 저는 39번, 31-7번, 301번 세 대의 버스를 탔습니다. 어둠 속에 빗방울이 통통통 울리던 거리를 걷고, 기다림을 배우고, 낯선 길을 더듬어가는 흥분 속에서 새벽을 밝히고 마침내 한 시간 사십분 만에 포럼에 도착했답니다.

오늘의 포럼은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한정숙 선생님이 준비해 주셨네요. 참을 수 없는 신체의 무거움으로 힘겨워 하는 저에겐 참 <워너 비>한 제목이네요....

우선 피아노 반주가 엷게 깔리는 짧은 동영상으로 시작했습니다. 책은, 실존한 인물의 물리적인 모습을 탐구하기 보다는 "사랑"을 엮어가는 그들의 행동방식을 통해 가벼움과 무거움을 다루는 것으로 읽혔습니다. 인물의 외형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가 없었던 것은, '그는 이렇게 생겼다'를 통해 우리가 떠올릴 이미지 - 편견이라고도 부를 수 있는 -를 그려주지 않고, '그는 이렇게 생각하고 이러이러한 행동을 하였다'를 통해 우리가 인물의 내면과 외면 전체를 직접 그려볼 수 있도록 한 작가의 의도가 아니었나 싶네요.
그래서 이번 주 토론 내용 중에 3번은 등장인물 표사 - 그림이나 설명을 통한 외모에 대한 묘사-를 해보자고 하신 것 같아요.

준비해오신 자료를 볼까요?

1. 작가에 대해서 : 밀란 쿤데라 - 체코 태생, 시인으로 등단, 평론가, 소설가, 극작가였으며, 프랑스에 망명하여 프랑스어로도 작품활동을 하였으나, 프랑스에서는 불어로 글을 쓰는 외국인 작가 였고, 체코에서는 그냥 체코국적을 가진 작가, 스스로는 중부 유럽의 작가라는 정체성을 가졌다고 하네요.

2. 작품 내에서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의 의미와 영겁회귀, 일회성 등에 대해 정리해 주셨어요(사진 참조)

3. 목차로 소단원별 주체 인물의 분류를 통해 책의 내용 구성을 살펴 보고, 암시적 표현을 따로 모아 책에 나오는 주요 표현에 대해 정리해 주셨어요.
Es muss sein(에스 무스 자인 : 그럴 수 밖에 없다,필연성),
Es kennte sein(에스 켄테 자인: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우연성),
키치(저속한 모방예술, 가벼운 것, 진정한 자아를 인식하지 못한 삶을 살고 있는 자들..)

4. 시선의 범주- 스스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시선의 범주에 따른 인물 특성을 분류해 보았네요.(책 439쪽에도 잘 설명이 되어 있습니다)

이번 주 토론 내용은,
1. 등장 인물들 중에 나 자신의 감정 이입이 가장 잘되는 나를 닮은 사람은 누구 ? 그리고 내가 선택한 사랑은 ?
2. 닮았다고 생각되는 점은 ?
3. 등장인물 묘사- 그림이나 설명
이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는 이런 구절들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p.23 에로틱한 우정

p.28 토마시는 생각했다. 한 여자와 정사를 나누는 것과 함께 잔다는 것은 서로 다를 뿐 아니라 거의 상충되는 두 가지 열정이라고. 사랑은 정사를 나누고 싶다는 욕망이 아니라(이 욕망은 수많은 여자에게 적용된다.) 동반 수면의 욕망으로 발현되는 것이다.(이 욕망은 오로지 한 여자에게만 관련된다.)

p.204 그녀는 하루 종일 그 바위에 대해 생각했다. 무슨 이유로 그 바위가 그토록 두려웠던가? 그녀는 이렇게 답을 내렸다. 무덤이 이 바위로 폐쇄된다면, 죽은 자는 더 이상 거기서 빠져나오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죽은 자는 어찌 되었건 무덤에서 나오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진흙 밑이거나 바위 아래거나 마찬가지가 아닐까? 아니다. 마찬가지가 아니다. 무덤을 바위로 덮는 것은 죽은 자가 되돌아오길 바라지 않는다는 뜻이다. 무거운 돌이 "거기 그대로 있어!"라고 죽은 자에게 말하는 것이다. (중략) 테레자와 토마시가 누워 있는 묘지는 어떻게 생겼을까? 그녀(사비나)는 다시 한 번 그들을 생각했다.

토마시, 테레자, 사비나, 프란츠... 각각 다른 성격의 사람들의 다른 사랑이야기를 골라 보는 재미가 있는 책이었습니다.

토론시간에 남자들은 토마시처럼 무거운 사랑과 가벼운 사랑의 양립이 가능한가? 등등의 주제로 남녀간, 또 개인간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우리가 사랑에 대해 무.엇.인.가? 하고 대놓고 공부해 본 적이 없었다는 의견에 동감하면서, 인터넷 검색도 해보고 토론도 해보고 경험담???도 나눠 본 유쾌한 시간이었습니다.

한 회원님께서 소와 사자의 결혼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소와 사자가 지극히 사랑하여 결혼을 하였답니다. 소는 사자에게 신선한 풀을, 사자는 소에게 신선한 고기를 정성껏 준비해 주었지요. 하지만, 진정한 사랑은 내게 좋은 것을 주는 것이 아니라 받는 사람이 사자인지 소인지 살펴 그에게 좋은 것을 주는 것이라고요.
사랑의 시작은 내 상대가 사자인지 소인지 안테나의 민감도를 높이는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책에서 토마시가 전체관람가 버전으로 ^ㅡ^ 직접 보여준 부분이 있네요.

p. 110 그녀는 참기 어려운 추락 욕구를 느꼈다. 그녀는 지속적인 현기증 속에서 살았다. 넘어지는 사람은 "날 좀 일으켜 줘!"라고 말한다. 토마시는 변함없이 그녀를 일 으켜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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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준호 2015-10-14 0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포럼이 있다니요~ 기회가 되면 참석해 보고 싶네요~

비로그인 2015-11-18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보았어요^^ 28페이지라고 써놓으신 부분 26 페이지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