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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읽는 지혜의 말
신태균 지음 / 넌참예뻐 / 2021년 7월
평점 :
아침에 읽는 지혜의 말
- 결코 가볍지 않은 그러나 무겁지도 않은 사색의 동반자
- 말랑한 현실에 초콜릿칩 같은 진한 여운을 박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는 책
어느 순간부터 시간을 때우기 위해 읽는 네이버 뉴스나 에세이류의 가벼운 읽을거리에서 앙꼬없는 찐빵을 먹고 있는 것처럼 허전함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편안하게 시간을 보내면서도 발전하는 느낌이 들었으면, 어제보다 나은 내가 되었으면 하는 갈망이 생겼지만 코로나시대에 어디에 가서 무슨 강연을 듣기도 어렵고 사람들과 만나는 일도 힘들어졌다. 아쉬운대로 유튜브에서 강연을 찾아 듣기도 하고 인문학모임에 온라인으로 참석을 하기도 하였지만, 사유의 연속성이 부족하고 공허한 갈증이 계속되었다.
“아침에 읽는 지혜의 말”은 그런 말랑한 하루하루에 초컬릿칩 같은 진한 여운을 박아주는 책이다. 저자인 신태균은 삼성그룹 드에서 인재 교육에 주력해 온 베테랑 인재전문가라고 한다.
사실 전문가라는 타이틀은 신뢰감도 주지만 한편으로는 꼰대같은 뻔한 소리만 하는 고지식한 사람은 아닐까? 하는 편견을 갖게 한다.
그런데 이 책에는 동서양의 고전, 역사, 사회, 문화, 현시대의 이슈와 전망을 담으면서도 인문학적 배경지식을 넓혀주고 세상에 대한 이해를 고른 시각으로 담고 있다. 오히려 오래된 지식을 예를 들어 논하면서도 시각은 현대에 대한 깊은 이해를 담은 온고지신의 글들이랄까?
- 이제 인공이라는 ...(중략) 우리인체에 기생하여 우리를 지배하게 될 것이라는 말이지요. 머지않아 인공지능은 인간지능을 능가하게 됩니다. 인간이 만들고 사용하면서, 마침내 인간 신체 내부 깊숙이 들어가게 되겠지요.(p. 67)
인공지능이 인간을 지배하게 될 때를 가늠해보고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 역사에는 편집이 없습니다. 그래서 현실이라는 실체는 이야기로는 재미가 없습니다. 무수한 에페소드만으로 이어지는 탓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작은 에피소드, 헤프닝, 콩트가 모여 모자이크처럼 거대한 그림을 만들어 가는 것이 현실이라는 이름의 역사입니다.(p.71)
왜 삶은 지루한가~ 에 대한 저자의 의견에는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 낙숫물이 바위를 뚫습니다. 하지만 어느 물방울이 바위를 뚫었는지는 말 할 수가 없지요.(p.70)
- 언젠가 코로나 전쟁이 끝나면 리더의 이름만 남고 작은 영웅들의 이름은 사라질 것입니다. 이제는 역사적 사건을 기억할 때 그 시대의 이름없는 작은 영웅들을 기억해 줍시다. 파도말고 파도를 이루는 수없는 물방울도 바라봅시다.(p. 71)
하나의 물방울에 불과한 나에게도 삶은 의미있다고 외치는 저자의 목소리가 작은 위안이 된다.
심심할때면 유튜브에서 생활의 꿀팁, 주방꿀팁을 즐겨본다. 남들보다 스마트한 삶을 살지는 못하는 편이지만 남들이 잘 알지 못하는 꿀팁 한 가지를 알고 실행하면 그때마다 그 시간만큼은 스스로가 꽤 똘똘하게 느껴진다. 삶이 공허하게 느껴질 때,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고 했던 데카르트의 제1명제처럼, 생각하는 삶을 살게 하는, 고로 나의 존재에 대해 충만감을 느끼게 하는 인문학적 꿀팁을 담은 모음집..
매일 잠깐의 시간을 내어서 뇌에 스트레칭을 하듯, 글로 사고를 유연하게 해 주는 명상집 같은 에세이 집이다.
한국인의 표정은 무표정을 넘어서 호전적이고, 건드리면 싸울 듯한 고역적 표정에 가깝습니다. 무섭지요..(중략) ‘유Q지수’라는 게 있답니다. 유쾌하게 사는 사람이 유Q지수가 높아 오래 산답니다. 유머는 겸손의 상징입니다...(P. 207)
유머는 유연함에서 나온다. 경직된 사고와 태도로 굳은 긴장감은 책 속의 짧은 글 한 편을 읽으며 사르르 풀게 된다.
남의 집에 들어간 뻐꾸기 알은 그 집 알보다 일찍 부화한 후 그 집 알과 새끼를 모두 다 몰아냅니다.(P. 39)
100살을 살게 될지도 모르는 시대가 도래했다. 매일 우리는 내삶을 나답게 살고 있을까. 뻐꾸기처럼 내 삶에서 있어야 할 것들을 몰아내고 있는 것은 없는지.
마음단속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하루 10분 “아침에 읽는 지혜의 말”이, 밋밋한 일상을 잠시 흔들어주는 청량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