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달란트 이야기
이종선 지음 / 토네이도 / 2006년 9월
평점 :
절판
이런 류의 자기개발서는 사회생활을 열심히 하고자 하는 욕구가 불끈 솟아오르는 월급날에나 읽으면 좋았을텐데....
농협에서 근무했던 올 3월 이전의 월급날에는 도서관에 가서 이런책을 뒤적거릴 여유가 없었다.
내가 살고 있는 동네의 초등학교 도서관은 지역사회 개방 도서관이라, 평일 저녁 8시까지 열고, 지역 주민에게도 대출카드를 만들어 주어 대출이 가능하게끔 개방이 되어있다. 우리 아이 둘이 다니고 있어서 처음엔 아이들 교육 목적으로 다니기 시작했는데, 요즘엔 내가 시간날때 백수생활의 즐거움을 만끽하기 위해서 가끔 이용한다.
달란트 이야기의 저자는 유명한 사람인가보다. 책 표지를 들춰 보니 그런것 같다. 편견이 있는 건 아니지만, 대체로 자기개발서, 혹은 사회인 대상의 강연을 주로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내가 읽어서는 응용이 되지 않는 내용들이 많았다. 대체로 고집이 세고, 남과 타협하기를 싫어하고, 협동은 정말 싫고... 내게서 나오지 않은 의견은 '일단은 옳지 않다'는 기본 전제하에서 검증하는 편협한 나의 시각에서 '나보다는 조직을 생각하고, 조직의 발전을 위해서 하나하나 변화해 가는 주인공의 발전'은 진정한 발전인가? 혹은 조직의 좀비로 세뇌되어 가는가? 하는 의문을 갖게 하기 마련이니..
조직의 목적을 위해 개인이 일정 부분 희생되는 것은 그 조직에 속한 사람으로써는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조직의 목적이나 목적의 추구 과정이 보편적으로 타당하고 정의로운가 하는 쓸데없는 의구심을 가지기 시작하면 삐딱선을 타게 된다. 이책의 장점은, 그러한 나의 삐딱한 시선의 검증에서도 '동의하고픈 내용들을 포함하고 있다'는 것이다.
내용은 사실 약간 비현실적이다. 팀장후보를 검증하기 위해서 그에게 2달간의 휴가(출장?)를 주고, 그에게 최고점을 주었던 사람들을 만나서 자신의 장점 혹은 강점이 무엇인지를 알아내고,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하여 코마네치 처럼 최고의 선수가 되게한다.. 뭐 그런 내용이다.
하지만, 내가 이책의 리뷰를 쓰게 만든 결정적 한문장이 있었다.
"즉 선한과정이 선한 결과를 이끈다는 신념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지. " !!
이러한 믿음이 없다면 세상의 모든 부정들은 선한 결과를 위해! 라는 명분하게 온갖 나쁜 짓을 저지르고 합리화 할 것이고, 지금도 그런 기업들이나 단체나 개인이 얼마나 많은가!!!
*********************************************
p.128
신은 인류에게 욕망이라는 달란트를 주셨지. 인간은 자신의 욕망이 곧 달란트라는 사실을 일찌감치 발견해 이를 적극 활용했기 때문에 만물의 영장이 될 수 있었고, 지금껏 세상을 끝없이 발전시켜 올 수 있었다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발전과 진보의 수레바퀴가 힘차게 굴러가고 있지. 하지만 그 욕망의 끝은 어디일까? 무엇일까?
p. 130
어떤 목적과 결과만을 위해, 그것을 향한 모든 '과정'을 합리화하거나 미화해서는 안된다는 것일세. 즉 선한과정이 선한 결과를 이끈다는 신념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지.
p. 131
이익을 추구하는 과정이 선업으로 이루어 질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는 회사는 분명 위대한 성공을 이룰 것이라네.
p. 132
선업을 쌓을 수 있는 힘은 바로 이 선하고자 하는 욕망에서 출발하지. 그런데 사람들은 이 욕망을 꼭 꼭 숨겨두고 있다네. 이유는 간단하네. 좀 더 많은 돈을 벌면, 좀 더 높은 지위에 오르면, 좀 더 큰 성공과 풍요를 이루면. . . 이처럼 늘 선하고자 하는 욕망의 실현은 자꾸만 유예되지.
좀 더, 좀 더, 좀 더, 대체 이 좀 더 나은, 좀 더 좋은 세상이란 언제 오는 것일까? 지금 이 순간! 바로 이 순간에 선한 욕망을 실천해 옮길 수 있을 때 좀 더 좋은, 좀 더 발전된 세상을 맞이하는 것이 아닐까?
*********************************************
나는 욕망이라는 달란트를 거세해야 할 고뇌의 덩어리에 불과한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선한 결과를 얻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선한 과정을 살아갈 수 있다면 그것은 인생에 대한 회의와 인간에 대한 미움으로 세상으로부터 등돌리고 혼자 감당할 수 밖에 없는 무력감으로 시간을 허비하는 것보다는 덜 고통스러울 것 같다.
내 달란트를 찾아서 선한 결과를 향해 나아가 보고싶다. 그것이 부나 명예를 향한 것이 아니라 하루 하루를 보람되다고 느끼는 소박한 정신적 만족을 향한 것이라 할 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