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원하는 것은 함께 잠을 잘 사람
내 발을 따뜻하게 해주고
내가 아직 살아 있음을 알게 해줄 사람
내가 읽어 주는 시와 짧은 글들을 들어 줄 사람
내 숨결을 냄새 맡고, 내게 얘기해 줄 사람
내가 원하는 것은 함께 잠을 잘 사람
나를 두 팔로 껴안고 이불을 잡아당겨 줄 사람
등을 문질러 주고 얼굴에 입맞춰 줄 사람
잘 자라는 인사와 잘 잤느냐는 인사를 나눌 사람
아침에 내 꿈에 대해 묻고
자신의 꿈에 대해 말해 줄 사람
내 이마를 만지고 내 다리를 휘감아 줄 사람
편안한 잠 끝에 나를 깨워 줄 사람
내가 원하는 것은 오직
사...람...
- 자디아 에쿤다요, 내가 원하는 것
그냥 그런
연애시인가보다 했습니다
시인이 열거한 이야기들은
누구나 한번쯤은 그렇게 그려보기 마련인
사랑의 풍경일거란 생각 때문이었죠.
자잘하지만 아기자기한
참 따뜻한 그런 풍경...
헌데, 시속엔
당신이란 말도
연인이란 말도
그 흔한
사랑이란 말도
보이지가 않았어요.
그가 이야기하는 풍경이
바로 그것이었는데도 말이지요...
그는 그냥
저렇게 끝을 맺고 있었습니다.
"내가 원하는 것은 오직
사...람..."
사.람.이라고...
혹, 저 마지막 글줄에
뭔가 더 마음이 두게 되진 않던가요..?
그냥 지나쳐버리기엔
시에 대한 느낌을 조금은 남다르게 하는
그런...
네, 그래요.
이 글을 쓴 자디아 에쿤다요는
서른 두 살에 수혈중 에이즈에 걸린 사람이래요.
우리가 살아가는 삶에 있어서
누군가에겐 너무도 쉽고 자연스러운 일들이
때로 어떤 이들에겐 도저히 이룰 수 없는 절박함이
되기도 하지요...
...그만
할 말을 잃었어요.
그래 그냥
읽고 또 읽었어요.
시인의 프로필을 듣곤
자꾸 되풀이해 읽게되더군요.
참 슬픈 시예요...
슬픈 얘기는 꿈속에서 모두 깨끗이 잊어 버려요
또 하루 많은 슬픔들이 약하기만한 그대에겐 힘겨울거에요
알고 있나요 항상 내 마음 그대를 지켜주고 싶은걸
Good night my dear, 좋은 꿈 꾸어요
아직 맺혀있는 그대 눈물 내가 닦아줄테니
이 밤이 모두 지나 그대 눈 뜰 때면
아무도 해줄 수 없는 입맞춤을
상처입은 그대에게 줄 수 있을거에요
Oh, Good night ................
상처입은 천사를 위한 자장가 / 화이트뱅크
이 노랠 듣는 이들이라면
'누군가 내게도 저런 자장가를 불러준다면...'
하는 생각..한번쯤은 다 하게될테죠...
저런 자장가를 불러주는 이가 시인의 곁에 있었다면...
그래요 오늘은 저도
하루 종일 너울거리는 그리움에
나를 던져 놓은 하루였습니다...
2004/06/28 00:1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