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 달빛은 참 고왔다
밤하늘 그리 높지 않는 곳에 고요히 떠있던 그 모습은
곱게 말아올린 짙은 속눈썹 같기도 하고
마알간 봉숭아 꽃물 들인 어린 손톱 같기도 하고...
나뭇가지 사이로 하나 둘 별이 떠오르는 밤,
그런 달빛 아래 물든 고요한 숲의 기운.
한적하고 조용한 숲의 오솔길을 걸어보아도 좋으리라
그곳엔 아이의 환상의 세계를 따뜻히 보듬어 주는 친구같은 어른이 있고
다정히 어울려지내는 숲속 동물친구들도 있다
자연의 벗들과 곁을 나눠주는 이...
내 온전히 품을 수 있는 그런 말간 시간들을 건저올릴 수 있다면
그 밤의 세계를 지나 햇살이 쏟아지는 낮의 풍경도 개나리 같은
노오란 봄볕 아래 참 따뜻할 것 같다...
지난 밤 마음의 물가에서 건저올린 그림책들을 골라들고 아이들과 함께한 오늘,
책을 읽어주며 나누던 그 하늘은
연못가 부드러운 속삭임 가득한 숲속 들판은
짙은 향기 가득 내뿜는듯한 그 깊고 울창한 신비의 그늘은
아이들의 마음속에서, 그리고 내 마음 속에서 '우리만의 숲'이 되어주었다.
그 달을 품고 싶은 맘
그 숲을 거닐고싶은 꿈
그렇게 간직해도, 그렇게 꿈꿔봐도 좋으리라
아이처럼, 아이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