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rold and the Purple Crayon & Others - 비디오테이프 1개 - 영어자막
크로켓 존슨 글 그림 / Weston woods / 2001년 6월
평점 :
품절


28개월된 우리 아들 녀석은 이 비디오 속의 해럴드를 아직도 까이유인줄 알고 있다. (까이유는 또다른 비디오 시리즈의 주인공이다)  둘다 머리카락 한톨없는 대머리란 점 빼고는 영 다르게 생겼는데, 왜 구별을 못하는지 도무지 모를 일이다. 하여간 아들녀석은 해럴드를 '그림그리는 까이유'라고 부른다. 사실 해럴드면 어떻고 까이유면 어떤가. 이 비디오가 재미있어 죽겠다는데...

해럴드의 세상은 그야말로 '내가 그리는 세상'이다. 아이 손에 쥐어진 것은 자주색 크레파스 하나. 하지만, 그 크레파스로 세상의 모든 것을 그려낸다. 여행을 떠나고 싶으면 길을 그리고, 그러다 싫증나면 산을 그린다. 산에 오르다 떨어져도 누군가에게 도와달라고 외칠 필요가 없다. 크레파스로 풍선을 그리면 그만이다. 풍선을 타고 훨훨 날아가면 해결이다. 내가 주인인 자유로운 세상이다. 이미 만들어져있던 세상이 아닌 내가 만드는 세상! 해럴드가 스스로 난관을 만들고 스스로 해결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들녀석은 만족에 겨운 웃음을 터뜨린다.

테이프 하나짜리 비디오라고 생각하면 좀 비싸단 생각은 든다. (상영 시간도 별로 길지 않다.) 처음 비디오를 틀었을 때는 음질이 멍멍해서 실망스럽기도 했다. (근데 비디오 자체의 문제가 아니었다. 이 애니메이션이 70년대에 그려진 작품이라서 원래 녹음 상태가 그런 것이다.) 하지만, 이 비디오는 나와 우리 아들에게 충분히 사랑받고 있다. 이 비디오의 가치는 선명한 화면과 좋은 음질에 있는 게 아니라, 해럴드가 펼쳐내는 자유로운 상상의 세계 속에 있기 때문이다.

(참, 같은 제목의 책도 나와있다. <해럴드와 자주색 크레파스> 원래는 책부터 사서 본건데, 책 내용이 맘에 들어서 비디오까지 사게 되었다. 책도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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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muko 2004-03-20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저희 아들네미가 낙서하는 재미에 맛들려서 사방에 그려댄답니다. 그나마 크레파스보다는 색연필이 옅고 티가 덜나서 그걸 쥐어 줍니다만 낙서가 하나씩 늘어날수록 시아버지 표정이 심상치가 않네요. ㅎㅎ 오늘 퇴근하면 얼른 가서 다 지워야 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