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메구메 해 놓고 가는 밑반찬 -그리움을 위하여 중-11쪽
께적지근한 낙담으로 똥 밟은 얼굴이 되고 말았다. -그 남자네 집 중-63쪽
살기에 가까운 생기가 넘치는 그곳에는 -그 남자네 집 중-69쪽
나도 따라 울었다. 이별은 슬픈 것이니까. 나의 눈물에 거짓은 없었다. 그러나 졸업식 날 아무리 서럽게 우는 아이도 학교에 그냥 남아 있고 싶어 우는 건 아니다. -그 남자네 집 중-74쪽
옛날 집 대문처럼 해달은 널빤지 문 -그 남자네 집 중-75쪽
그래, 실컷 젊음을 낭비하려무나. 넘칠 때 낭비하는 건 죄가 아니라 미덕이다. 낭비하지 못하고 아껴 둔다고 그게 영원히 네 소유가 되는 건 아니란다. -그 남자네 집 중-78쪽
그런데도 시누이가 어머니가 와 계시니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고 야비다리를 치는 소리를 들으면 -마흔아홉 살 중-102쪽
내가 살아온 길은 구불구불하다. 그건 극적인 것하고는 다르다. 극적인 삶은 아마도 푸른 하늘을 선명하게 긋는 비행운처럼 아름다운 직선일 것이다. 먼 곳에서 먼 곳까지의 거침없는 최단거리. 나는 아무리 아름다운 구름을 보고도 감동한 적인 없지만 비행운은 볼 때마다 내 존재의 무게가 사라지는 듯한 일종의 무아지경에 빠지곤 한다. -거저나 마찬가지 중-156쪽
나는 내 몸이 한 그루의 박태기나무가 된 것 같았다. 봄날 느닷없이 딱딱한 가장귀에서 꽃자루도 없이 직접 진홍색 요요한 꽃을 뿜어내는 박태기나무, 헐벗은 우리 시골 마을에 있던 단 한 그루의 꽃나무였다. -친절한 복희씨 중-25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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