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똥 화로에서 향내나다 - 중국화 거목이 된 시골뜨기 목수 치바이스 자서전
치바이스 지음, 김남희 옮김 / 학고재 / 2003년 5월
구판절판


고향의 부엌에서는 아궁이에 나무를 땠다. 그런데 열세 살 되던 해에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나무를 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다 쌀도 떨어졌다. 할 수 없이 들에 나가 야채를 캐다가 말려 놓은 쇠똥으로 구워 먹었다. 하도 오랫동안 쓰지 않은 아궁이에는 빗물이 고였다. 그러자 그곳에서 개구리가 살았다. 정말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이런 집안을 지탱하시느라 어머니는 무던히 고생하셨다. -51쪽

나는 경직되고 활기 없는 것은 싫어한다. 시는 영감을 중시하고 생동감이 있어야지 전족한 여인네들이 몸을 꼬며 교태를 부리는 것 같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90쪽

칭화 대학의 총장을 맡고 있을 때 천스쩡, 덩수춘과 함께 바이스 노인을 방문학 적이 있었다. 그런데 대문에 들어서자 문에 그림값을 붙여 놓은 것이 눈에 띄었다. 그리고 응접실로 들어갔더니 벽에도 그림값이 붙어 있었다. 고상해야 할 화가가 어찌 이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기분이 언짢았다. 그러나 지금 이 자서전을 통해 유년 시절부터 노년에 이르는 그 길고 험난한 인생길에서 고군분투하며 힘들게 살아온 그의 배경을 알고 나니 비로소 예전에 가졌던 반감이 깨끗이 사라진다.
-뤄자룬 추천사

바이스 선생은 그림을 그실 때 실제 사물도 안 보시고 그림본이나 초고도 없이 그리신다. 푸른 하늘 아래 흰 종이를 펼쳐놓고 자유자재로 그리신다. 그러나 붓과 먹이 지나간 자리에는 꽃과 새, 물고기와 벌레, 산과 물, 그리고 나무들이 마치 그의 손 밑에서 자라난 것처럼 생생하고 변화무쌍하게 펼쳐진다. 선생은 진정 '가슴에 삼라만상을 품고' 손끝으로 조화를 이루는' 경지에 도달하신 분이다. -리커란(중국 현대 화가)-27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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