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타너스 가로수의 무성한 잎사귀는 밝은 연둣빛과 짙은 오렌지색과 검은 갈색으로 차차 물들어 가고 있었다. 그 색은 너무 선명해서 흡사 사각형의 색종이를 푸른 잎 사이사이에 끼워넣은 것처럼 보였다. 건드리면 툭툭 떨어질 것만 같았다. -128쪽
여자는 사라진다는 것은 잊혀진다는 것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세월이 흐르면 집이 훌쩍 사라지기도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렇다고 가슴 속의 방이 비워지는 것은 아니었다. -130쪽
결혼 속에는 여자가 상상한 것보다 더한 최악이 있었다. 그녀가 삼키는 세월이 모두 가시였다.-155쪽
몸속에서 자꾸만 울음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 같다. -1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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