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시화호처럼 썩었고, 소설은 폭격 맞은 산처럼 황폐해졌고, 수필은 문학이기를 포기했고, 희곡은 연극의 노예가 되었고, 평론은 출판사의 애인이 되었습니다.' 그래요, 이건 유사풀 선생의 표현이었지요.-94쪽
일찌감치 가 버려 부르고 싶어도 부를 수 없는 사람도 적잖았지만, 그래도 아직은 더불어 살아가는 인연들이 훨씬 많았다. 대개는 경조사 부조 봉투로 유지되어 온 인간관계였지만, 어쨌거나 한때를 함께 나누었던 이들이었다. 또 앞으로도 함께 부추 이파리 위에 이슬 같은 이생을 부대껴야 할 동무들이었다. -17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