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사람은 시계를 보지 않는다." 이 말은 빠스떼르나끄가 했고 <문장백과 대사전>에 따르면 그 이전에 A. S. 그리보예도프가 했다. 언젠가 늦은 밤 우리는 서대문에서 아현까지 가로수의 수를 세기 위해 차를 몰고 거리로 나갔다. 그날은 비가 왔다. 검게 젖은 포도 위로 불빛들이 흘러다녔다. 일생일대의 느린 운전. 다 세고 나자 그가 물었다. 몇 시야? 내가 대답했다. 행복한 사람은 시계를 보지 않아. -서문-6쪽
절망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거기에서 빠져나가려는 희망도 모색할 수 있는 강선배는 나와 달리 늘 활기가 있었다. -명백히 부도덕한 사랑-15쪽
인연을 끊겠다는 사람일수록 마음 깊이에는 사람에 대한 그리움이 강하다. 벗어나려고 하면서도 집착의 대상을 찾는 것이 인간이 견뎌야 할 고독의 본질인지도 모른다. -명백히 부도덕한 사랑-17쪽
사랑의 첫단계에서는 자기보다 상대를 우선하려는 긴장이 이기심을 유보해 준다. .... 내게 고통스러운 것은 오늘 했던 수술이 아니라 내일도 지속될 사랑이며, 만약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원한다면 술잔을 앞에 놓고 호들갑의 여분인 감상을 즐길 것이 아니라 자리를 박차고 떠나 버려야 한다. 영원히. -명백히 부도덕한 사랑-19쪽
다들 사는 게 그래. 꿈도 사라지고 떠나 온 길은 멀고, 다 그런 거지. -멍-66쪽
그는 반드시 그렇게 돌아올 것이다. 늘 입버릇처럼 말하지 않았는가. 너와 함께 늙어가는 것은 거룩한 희망이라고. -멍-90쪽
"당신은 조상에게 하듯이 때때로 자기의 스무 살을 제사 지내는 거예요." -여름은 길지 않다-219쪽
밤 시간을 보내는 데는 두 가지 방법이 있었다. 집에서 거리를 내다보며 보내는 방법과 거리에서 집을 향해 가며 보내는 방법. 죽어 있는 것의 평화와 썩어 가는 것의 생명력. -인 마이 라이프-2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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