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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미스터리한 일상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권영주 옮김 / 북폴리오 / 200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너무 자극적이지 않고 너무 평범하지 않으며 그렇다고 지루하지 않은 그런 책이 읽고 싶은 날이 있다.
사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다는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사람도 그렇고 책이라는 것도 그렇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을 선택한 것은 무척이나 성공적이었다.
전체적인 책의 구성도 일반회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보형태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것또한 평범하면서도 일반 소설에서 잘 볼 수 없는 신선한 발상이라고 할 수 있다.

모두 12편이 실려있는데 '귀신'과 같은 공포물스러운 내용도 있는가 하면 '벚꽃이 싫어'에서는 방화사건이  벌어지고 '소심한 크리스마스 케이크'에서는 다소 깜찍스런 사랑이야기가 일상처럼 잔잔하게 펼쳐진다.
언뜻 지나치면 평범한 일상의 이야기들이 작가의 세심한 관찰력과 특유의 유머스러움으로 인해 미스터리한 일상으로 바뀌어져 있었다.
그리고 '상자속의 벌레'의 경우 정말 별일 아닌 내용으로 매우 공포스러운 미스터리를 만들어내는 작가의 글솜씨는 정말 만만치않다.

돌이켜보면 누구나 한번쯤 겪어봤을 일상들...
하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특별한 미스터리였을 일상들...
읽다보면 작가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해서 잠깐씩 오싹해지는 느낌...

· · 의 · · · 은 · 어 · 떠 · 십 · 니 · 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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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장 선거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남쪽으로 튀어에서는 다소 황당하기 이를데없는 이데올로기적 사상을 거침없이 밀어부치더니 면장선거에서는 도대체 아무리 봐도 의사같지 않은 이라부를 내세워 정치판과 현대인의 강박증을 거침없이 말도 안되게 비틀어버리다니... 여전히 유쾌한 히데오씨다.

물론 여성적인 관점에서 여성의 문제를 섬세하게 그려낸 걸도 좋았지만 역시 오쿠타 히데오라고 하면 이런 유쾌한 글이 기대되는 건 사실이다.

면장 선거를 읽다보면 의사 이라부와 간호사 마유미와 함께 그 난장판에 뛰어들고 싶은 욕구를 참아내기가 참으로 힘들다. ㅎㅎ

히데오씨, 앞으로도 거침없이 달려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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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쓸함의 주파수
오츠 이치 지음, 채숙향 옮김 / 지식여행 / 2006년 1월
평점 :
절판


 낮에는 눈에 띄어 부끄럽기때문에 한밤중에 조깅하는 것이 취미라는 오츠 이치라는 작가가 쓴 소설. ㅡ.ㅡ; (지은이 소개글이 왠지 더 재밌다는...)

 미래예보/손을 잡은 도둑/ 필름 속 소녀/잃어버린 이야기 4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쓸쓸하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왠지 웃음이 피식 나와버리기도 하고...
그래서 이 소설의 장르는 무척이나 불분명하나... 젊은 작가의 글답게 발랄하고 생기가 넘쳐흐른다. 즉.. 톡톡튀는 재미가 있다는 말이다.

 가장 좋았던 글은 '손을 잡은 도둑' 이다. 손을 맞잡은 도둑과 벽을 사이에 둔 여자와의 소통을 담고 있는 글로 위트가 있으면서도 가볍지 않은...
미래예보와 잃어버린 이야기는 왠지 밍숭밍숭한 느낌이었다고할까...
그래도 잃어버린 이야기에서 식물인간이 된 남편가 아내가 손가락만으로 소통하는 설정은 가슴을 찡하게 하는 감동이 있었다.

여튼 앞으로도 이 소심하지만 하고 싶은 말은 다 하는  그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

 "대부분 사람들은 내 삶에 대해 너무 시시해, 혹은 들어봤자 손해야,라고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은 모른다. 나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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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아이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7
이시다 이라 지음, 양억관 옮김 / 작가정신 / 2005년 4월
평점 :
절판


전작 4teen을 읽고 이책을 읽은 게 다지만 이시다 이라라는 작가의 따스한 시선을 난 참 좋아한다.
그가 바라보는 14살의 아이들은 항상 눈이 부시도록 아름답다.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고통스러운 상황에서도 심지어 살인이라는 상황속에서도 이시다 이라가 그리는 아이들은 진흙속의 진주처럼 영롱하게 빛이 난다.

일본 고베에서 일어난 소년 살인사건을 모티프로 씌어진 작품이라는 말을 듣고 처음에는 읽기를 망설였다. 사실 그런실화를 바탕으로 한 책들은 시종일관 무거운 분위기속에서 결론들은 항상 가족이나 사회에 문제가 있었다는 식이기때문에 뻔하지 않을까하는 지레짐작때문이었다.

하지만 아이들은 4teen에서 보다 더 섬세해졌고 어른스러워졌고 아름다워져있었다.
동생이 살인이라는 범죄를 저지른후 형인 미키오는 학교에서도 왕따를 당하는 등 열네살이 감당하기 힘든 일들을 겪게된다. 눈물이 뚝.뚝.뚝 나올만큼 힘든 상황에서도 미키오는 동생이 왜 그런 엄청난 일을 저질렀는지 알고 싶어하고 이해하고 싶어한다. 그렇게 아름다웠던 내 동생이 왜 그런일을 저질렀는지...
아이들이기에 이런 생각을 가지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을 하면 괜시리 눈시울이 붉어진다.
동생때문에 고통을 받는다고 원망하기보다는 오히려 동생을 더 걱정하고 동생을 이해하기위해 지난 동생의 발자취를 쫓는 미키오는 언뜻보면 아이들같지 않은 어른스러움을 지녔지만 그 어른스러움은 아이이기에 순수함이 묻어난다.

이시다 이라는 아이들 속에 감춰진 그런 순수함들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낸다.
그래서 요즘 아들은 버릇이 없는 등... 생각이 없다는 등 쉽게 말하던 내가 너무 부끄러워졌다.
사실 열네살의 시절을 떠올리기도 힘들게 된 나이지만 그때를 생각해보면 나름대로 생각하고 고민도 많았고 진지했던 시절이었으니까... 그런데 우리는 지나고 나면 별것 아니였다는 듯 말하고 이해하기보다는 보이는 것들로만 평가를 할려고 한다. 그래서 새삼 작가의 그런 따스한 시선이 부러워졌다.

책을 읽고 난 후 열네살의 촉촉한 감수성이 잠시나마 버석버석거리는 내면에 가득찬 느낌이다.
열네살의 시절이 그리워지는 눈이 시리도록 맑은 봄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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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 이블 블랙 캣(Black Cat) 5
미네트 월터스 지음, 권성환 옮김 / 영림카디널 / 2004년 9월
평점 :
절판


추리소설이란건 언제나 흥미진진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추리소설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나지만...:)
이 소설의 장점이라면 다양한 사건들을 풀어놓으면서도 전혀 산만하지 않고 오히려 뚜렷하게 정점을 향해 가고 있다는 것이다.
극적이지는 않으나 차츰 조여드는 레이더처럼 갈수록 흥미진진하게 호기심을 자극하는 작가의 글솜씨가 만만치않다. 

이 소설은 여느 추리소설처럼 '범인이 누군지 어디 한번 맞혀봐'식의 논리로 전개되지 않는다. 만약 그랬다면 책을 다 읽기전에 대충 보다 덮었을지도 모르겠다. (이 책의 두께는 만만치 않다.)

이 책의 제목처럼 작가는 요리조리 여우처럼 꼬리를 살짝 살짝 드러내면서 교묘하게 자신이 만들어 놓은 장치들에 빠져들게 만드는 탁월한 글솜씨를 발휘한다.

단순히 범인의 발자취만을 끊임없이 쫓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주변에 일어나는 전혀 이 사건과 상관없을 것 같은 소소한 사건들에서 비롯해서 사회적인 문제들... 등장인물들의 다양한 성격과 심리묘사까지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그런데 사실 범인을 찾아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재미가 나름대로 쏠쏠하다. ^^;
한참 읽다보면 범인이 누군지 그런건 잃어버린채 작가가 던져주는 질문들과 사건 사건에서 불러일으키는 상상력에 빠져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그게 작가가 의도한 바인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그렇다면 성공한 셈이다.
그래서 단순히 홈즈나 브라운 신부 등이 등장하는 소설처럼 이 소설을 추리소설이라 단정지어 말하기 힘든 면이 있다.

그런 점에서 단지 추리소설이라 치부해버리기엔 아까운 소설이라 감히? 말하고 싶다.(추리소설을 폄하하는 건 절대 아니다. 추리소설이라는 한분야에 국한하기엔 이 소설이 넓이가 무척이나 넓다고 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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