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을 위한 애도 수업
김현수 외 지음 / 창비교육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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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으로 빛을 내는 파란 새가 인상적인 표지의 책. 여러 문화권에서 '파란색 = 슬픔'을 나타내는 것 같다. 예전에 본 '인사이드 아웃'에서도 슬픔이는 파란색이었다. 그런데 '애도'와 '수업'이라니? 수업의 소재로 애도를 한 번도 다뤄본 적 없는 나는 이 무슨 역설적인 제목인가하는 생각을 했다. 책을 읽고 나서 애도 수업의 필요성을 깨닫게 되었지만.


정신 건강 의학과 교수님과 현직 교사들이 함께 만든 책이어서 그런지, 슬픔과 애도에 대한 내용이 전문적이고 체계적이었다. 아니 이런것까지 다룬다고? 하는 생각이 들만한 부분도 있었다.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가르치기 위해선 그것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하는데, 30년 넘게 살면서 제대로 알지 못했던 슬픔과 애도를 정면으로 마주보고 배우는 기분이었다. 그동안 숱하게 장례식장을 찾아 누군가를 보고 배운 절하는 방식과 인사치레를 해왔었는데,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정상적인 애도 반응이라는 장에서는 신체적, 정서적, 인지적 반응, 그리고 발달 단계에 따른 애도 반응 등을 다룬다. 같은 사건을 경험하더라도 받아들이는 충격과 그로 인한 슬픔, 애도의 과정이 모두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흔히 간과하게 되는 것 같다. 뭐 그만한 일로 그렇게까지 슬퍼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사람들에게 이부분만큼은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해서는 안 될 말과 위로의 힘을 지닌 말 부분에서는 시 한 편을 통해 말이 가진 힘을 다시 느낄 수 있었고, 혹여 내가 무심코 했던 말들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지는 않았을까 돌아보기도 하였다.


우리는 수많은 미디어와 매체 속에서 죽음을 접하고 경험하기도 한다. 특히 학교에서 그러한 비극이 발생했을 경우 무엇을 해야할 지 막막하고 당장 대답하기 어려운데, 책의 후반부에서 매뉴얼처럼 자세히 설명하고 있어서 언제든 필요할 때 찾아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그런 일을 겪지 않는 것이 제일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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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역사에 숨어 있는 양성평등의 씨앗 - 신라 원화 제도부터 근대 독립운동까지! 우리 역사에 숨어 있는 가치씨앗
김영주.김은영 지음, 최경식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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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사시대는 어땠는지 기록이 남아있지 않으니 알 턱이 없지만, 유사이래 신라부터 고려, 조선, 그리고 일제강점기때 활약한 역사속 실존 여성들의 일화를 바탕으로 짧은 이야기글이 총 8편 실려있다. 이야기가 끝난 후에는 각 분야에서 활약하는 우리나라와 해외의 여성 지도자들이 활동하는 모습이 사진과 함께 실려있다. 그동안 역사의 조명을 받지 못한 여성 위인들의 이야기를 제법 자세히 다루고 있다는 점이 반갑고, 왜 진작 알려지지 않았을까 싶은 안타까움도 함께 들었다.


책 이름은 '양성평등의 씨앗'이라고 되어있지만, 상대적으로 남성의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국군 간호 사관 남자 생도 이야기를 다룬 한 페이지가 전부일 뿐. 그만큼 역사에서 소외된 성별이 여성이라는 사실을 방증한다. 반대 사례를 찾기 어려운 까닭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남아 여아 모두 성별 갈라치기가 아닌 양성 모두 위대한 일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성인으로 자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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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날 678 읽기 독립 2
이은서 지음, 천유주 그림 / 책읽는곰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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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이런 소재로 책을 쓸 생각을 다 하셨을까? 아이의 일상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작가의 책이 반갑다.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엄마와 함께 집에서 쉬고 싶었지만 직장에 가야하는 엄마와 헤어져 학교로 온 예원이의 이야기가 나온다. 학교에 오기 싫었지만 선생님께서 걱정하며 맞아주시고, 같은 반 친구 미나의 도움으로 보건실에서 유자차도 마시는 이야기가 나온다. 보건실에 한번도 가본 적 없는 1학년 학생에게 낯설고 무섭게 느껴질 수 있는 공간이다. 하지만 보건실에서 몸뿐 아니라 마음까지 위로받고 온 이후 아이들은 온갖 핑계를 대서 보건실에 가려고 하고, 보건실은 아이들의 사랑방이 되곤 한다.


아픈 날에도 꼬박꼬박 학교에 가야했던 어린시절이 떠오르면서, 아픈 자녀를 학교에 보내고 마음 편히 일하지 못했을 부모님도 떠올랐다. 안전하고 따뜻한 공간인 학교에서 자녀를 잘 보호하고 있으니, 마음의 짐을 덜어놓고 일하시고 오셔도 된다고, 그렇게 말씀드리고 싶어졌다. 이 책은 아이들과 보호자의 마음 모두를 어루만져 준다고 생각한다. + 정겨운 사투리 어미와 부사어, 의성어/의태어도 함께 학습하기에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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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달달 달려요 웅진 우리그림책 113
김도아 지음 / 웅진주니어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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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에서 냄새가 난다. 따뜻하고, 정겹고, 땀이 송글송글 맺히고, 구수한 그런 냄새가. 농촌의 하루는 일찍 시작된다. (아침 6시까지 나오라니, 난 절대 못 나간다. 일단 6시는 아침이 아니라 새벽이다!) 그렇지만 산 너머 탕 씨네 집에 갈 마을 사람들, 그리고 동물들이 이장님이 운전하는 트랙터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마을을 달달달 달리고 밤송이가 휘날리는 언덕을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산 너머의 탕 씨에 집에 도착한다.


탕 씨라는 성이 흔치 않은데 신기하다고 생각했는데, 탕 씨의 정체는 농촌에 정착한 외국인이었다. 예전에는 농촌에 아이들이 많아 북적북적하고 아이 보는 일이 흔했지만, 오늘날 농촌에서는 아이는 커녕 청년을 만나기도 쉽지가 않다. 탕 씨네 집에 아기가 태어나 아기를 보러 저마다의 선물을 바리바리 싸들고 불편한 트랙터를 타고 다같이 이동해서 간 것이다. 농사를 위한 받침대를 설치하거나 탕 씨 부인이 담근 장을 보기도 하고, 아이와 함께 사진을 찍고 선물을 준 뒤 마을 사람들은 다시 트랙터를 타고 돌아간다.


오메오메, 이건 뭐여유? 떡좀 혔어. 고마우이~ 책을 읽다 보면 내가 어느 시골 마을을 들여다 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참 신기하다, 방 안에서 이렇게 몽글몽글한 느낌을 책을 통해 받을 수 있다는 것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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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뚜루는 1학년 678 읽기 독립 1
윤정 지음, 모로 그림 / 책읽는곰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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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수초등학교 1학년 1반에 수달 휘뚜루가 입학을 한다. 수달을 거꾸로 한 이름의 학교에 수달이 입학한 것이다. 마음가는 대로, 닥치는 대로, 휘뚜루 마뚜루... 노래를 부르며 정말 마음가는 대로 행동한다. 몸에 묻은 물기를 털지 않고 오는 바람에 친구의 양말이 젖기도 하고, 소변을 보고 손을 안 닦고 가려다가(팔다리가 짧아서 못 닦은 거지만) 친구가 도와줘서 손을 닦는데 물을 튀기며 화장실에서 놀기도 한다. 급식실에서는 도시락으로 싸온 살아있는 생선들이 탈출해서 한바탕 난리를 겪는다.


1학년 학생들이 겪을법한 학교의 돌발 상황들과, 표정이 살아있는 실감나는 그림체, 그리고 굵은 글씨로 강조된 의성어와 의태어들을 자연스레 학습할 목적으로 만드신 책이라고 생각했다. 휘뚜루마뚜루 라는, 다소 생소한 의태어부터 거슬리다, 나긋나긋, 우르르와 같은 단어들을 설명해준다.


다음날 학교에 늦지 않게 오라는 말에 휘뚜루는 자기 마음가는대로 하겠다고 하며 이야기가 끝나는데, 휘뚜루 같은 아이가 교실에 있다면 얼마나 난감할지 떠올리니 마냥 귀엽게 보이지만은 않았다. 그래도 휘뚜루가 꾸준히 학교에 다니며 규칙을 익히고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협조적인 아이로 자라기를 바란다. 언젠가 입학할 지 모르는 동생 마뚜루(가 있다면)에게 모범이 되는 수달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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