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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옆에 고민 옆에 고민 - 초등학생의 진짜 고민을 해결하는 159가지 방법
아쓰미 고타 지음, 송지현 옮김 / 시대인 / 2023년 4월
평점 :
우리는 흔히, '아무것도 모를 어릴 때가 나았다.'는 말을 쉽게 내뱉곤 한다. '그래도 학생 때가 좋았지, 아무 걱정 없이 공부만 하면 되었으니까'하고. 과연 그럴까? 지금은 잊었을 지 모르겠지만, 어린 시절에 우리 모두 크고 작은, 제법 치열한 고민을 하고 전전긍긍하며 살아왔다. 지금은 어느정도 힘도 경제권도 가진 어른이 되었기에, 그때의 고민은 가볍게 생각하고 쉽게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렇지만 아무런 힘도 경제권도 없는 어린 아이의 고민은, 어쩌면 스스로 어떻게 할 수 없는 불가항력적이기에 오히려 성인의 고민보다 더 큰 문제일 수도 있다.
이 책은 일본에서 초등교사로 근무하며 다양한 커리어를 쌓은 저자가 지은 책이다. 무려 159가지의 고민이 담겨있는데, 아이가 할 수 있는 고민이 100가지가 넘는다는 사실에는 믿기 어려웠다. 그렇지만 어쩌면 이 책에 담기지 않은 다른 고민을 하고 있을 아이들이 많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1장 나도 나와 잘 지내고 싶어! 2장 친구와 잘 지내고 싶어! 3장 학교생활 나도 잘하고 싶어! 4장 집에서도 밖에서도 잘 지내고 싶어! 총 네 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중간중간 고민과 관련한 위인의 어린 시절 이야기도 나오면서 쉬어가는 코너도 있다.
가장 큰 특징은 고민과 관련한 행동을 취하고 있는 동물의 사진이 왼쪽에 실려있고, 오른쪽에 세 가지 해결방법을 알려준다는 것인데, 어디서 이렇게 찰떡인 동물 사진들을 구했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다른 사람과 눈 마주치는 게 무서워라는 고민에는 두 앞발로 눈을 가리고 있는 고양이 사진이 실려있는 식이다. 제법 가볍다고 생각할 수 있는 '아침에 못 일어나겠어'와 같은 고민부터, 학생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인 '이상한 별명으로 부르지 마', '모임에서 친구들이 나만 따돌려', 그리고 아주 심각한 문제라고 할 수 있는 '부모님 사이가 나빠', '부모님이 때렸어'와 같은 고민도 실려있다. 어떻게 해야할 지 해결방법을 찾기 어려운 문제인 경우, 가까운 어른에게 조언을 구하거나 상담을 신청하는 전화번호도 안내하고 있다. 한국에서 번역하면서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센터 연락처를 실은 것 같다.
저마다의 크고 작은 고민을 하면서 치열하게 성장하고 있는 아이들이, 혼자 해결하지 못할 고민들을 안고 곪아가기보다 이 책을 접하고 숨통이 트일 수 있기 바란다. 그리고 아이의 고민에 귀기울여 경청하고 함께 해결방법을 생각하고 안내해줄 수 있는 어른들이 많아지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