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벌 봄멜, 환경 지킴이가 되다 - 지구를 지키는 좋은 행동 20가지 떡잎그림책 12
브리타 사박.마이테 켈리 지음, 조엘 투르로니아스 그림, 유혜자 옮김 / 시금치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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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은 정말 오랜만에 읽는다. 어떤 연수에서 배운 바로는, 그림책은 동화책이나 소설책에 비해 더 많은 내용을 함축적으로 전달해야하기 때문에, 만들기 더 어렵다고 한다. 이 책은 그림책의 형식을 가지고 있지만, 그렇다고해서 그림만 있다기 보다는 우리의 주인공 '호박벌 봄멜'이 대상 독자에게 친구처럼 차근차근 알려주는 형식을 취한다. 노란 옷에 까만 줄무늬, 길게 나온 더듬이 한 쌍을 가진 봄멜은 그 자체로 일단 사랑스럽게 생겼다. 생동감 느껴지는 실제 자연을 촬영한 사진에, 봄멜과 다른 삽화들이 그려져있는 형태의 그림들이 많이 나온다.


'호박벌이 알려 주는 좋은 행동'과 더불어, 특히 간간이 나오는 '호박벌이 어른들께 알려 주는 좋은 행동'은 나를 뜨끔하게 하는 대목이 여럿 있었다. 쓰레기는 사람만 만든다는 대목이나, 정원 가꾸기, 공유 자동차 등의 이야기는 실생활에 매우 밀접한 작은 행동에서부터 실천을 하자고 부추기는 부녀회장 타입의 친구를 떠올리게 했다.


기후위기의 심각성은 익히 들어 알고 있고, 그와 관련된 여러 서적이 있지만, 아동의 눈높이에 맞는, 좀 더 읽는 독자를 배려하는 그런 기후위기 대응 교재가 없을까? 하는 고민에서 이 책이 만들어진 것 같다.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그리고 사실 중고등학생이나 성인마저도 이 책에서 말하는 작은 실천을 하기에 어리거나 나이가 많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부모라면 자녀와 함께 이 책을 읽으면서 생소한 개념을 하나하나 짚어줄 수 있을 것이고, 책에서 소개하는 놀이도 자녀와 함께 하면서 환경교육을 놀이로 할 수 있을 것이다. 만들기 활동을 통해 학교에서는 교사와 학생이 함께 프로젝트 학습을 할 수도 있을 것이고, 이 책을 읽고 토론이나 캠페인을 하면서 직접 기후위기 대응 활동에 참여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어려도, 작아도, 얼마든지 자연을 보호할 수 있어요!
지구에서는 모두가 중요해. 어린 친구들도, 어린 호박벌도 마찬가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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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왕 차 샘과 못 말리는 귀염둥이들 함께 걷는 교육
차승민 지음 / 우리학교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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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책의 표지에는 눈이 3개 있는 대마왕 차샘과, 욱둥이, 깐죽이, 허우대, 남캔디, 까불이 등의 각기 다른 특성을 지닌 귀염둥이들로 추정되는 생물체(?)들이 그려져있다. 표지만 봐도 범상치 않은 별난 학급의 이야기임을 예상할 수 있는데, 사실 차샘의 교실은 내가 어릴 적 다녔던 학교의 교실이기도 하고, 내가 첫 발령받은 학교의 교실이기도 하고, 지금 근무하고 있는 학교의 옆반 교실같기도 한, 그런 평범한 교실이다. '학급'이라는 이름의 공간에서 얼마나 많은 교사와 학생들의 희노애락이 펼쳐지고 있을까. 귀염둥이들은 봄에 차샘을 만나고, 여름에 자라고, 가을에 익어서 겨울에 열매를 남긴다. 소위 '문제아'라고 불리는 아이들이, 차샘의 언어로는 '귀염둥이'로 불린다. 이 아이들을 '귀염둥이'로 명명하는 것부터 차샘과 아이들의 관계가 시작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차샘은 본인의 교실에서 만난 여러 아이들의 고민을 직접 해결해주지는 않지만, 간접적으로 해결책의 실마리를 제공하여 스스로 풀 수 있게끔 독려해준다. 나같은 초보 교사도 참고할 수 있도록, 각 장마다 말미에 사용 설명서라는 코너에서 각종 대처법과 화해 공감 수업의 방법을 제시한다. 내가 만나고 있는, 만나게 될 아이들은 분명 차샘의 교실의 아이들과는 다를 것이다. 그렇지만 아이들을 마주하는 자세는 비슷할 수 있을 것이다. 진심으로 대하고, 복잡하지 않게 대하는 것. 골칫거리가 아니라 귀염둥이로 보고 더 많은 애정과 관심을 쏟아줄 것. 말로 하기는 쉽지만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임을, 이 직업에 종사하는 선생님들은 모두 공감할 것이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차샘이 귀염둥이들을 하나씩 (공감하여) 제압해나가는 일화들 보다도 어떻게보면 차샘의 실패담(?) 부분이었다. '대마왕과 귀염둥이들의 잔혹 동화 -여학생 편-'을 읽으면서 찐 공감을 할 수 있었다. 초등학교 고학년은 남학생도 남학생이지만, 여학생들의 생활지도가 정말 어렵다. 특히 남교사에게는 더더욱. 이렇게 책을 쓸 정도로 경력도 있고 생활지도에 능통한 차샘도, 시행착오를 겪으셨다는 점이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거기에 안주하지 않고 더 많은 아이들과 부딪히고 사계절을 보내면서 지금의 차샘이 계신거겠지. 나도 그렇게 성숙한 교사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성공한다면 무슨 일을 하더라도 성공할 수 있을거야." - P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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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 선생과 열네 아이들 - 교사와 아이들이 함께 읽는 교실 동화
탁동철 지음 / 양철북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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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의 초등학교에서 교편을 잡은 저자와, 저자의 6학년 제자들의 사건과 성장기를 담아놓은 책. <교사와 아이들이 함께 읽는 교실 동화>라는 부제에 걸맞게, 활자의 크기가 제법 커서 시원시원하게 읽힌다. 하지만 한 편을 읽고 잠시 생각하는 여운의 시간을 가지느라 그렇게 빨리 읽을 수는 없었다, 아니 빨리 읽고 싶지 않았다. 매일 매일 아끼는 사탕을 꺼내먹듯, 한 편 한 편 아껴서 읽고 싶은 마음이 드는 책이다.

책 속 저자의 제자들은, 저마다 모두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이 다르고, 허구헌날 부딪히고 사건을 일으키는, 바로 우리 주변의 아이들이다. 차이가 있다면, 그들의 일화를 이렇게 엮어내어 영원히 세상에 박제한(?) 배추 선생님을 만났다는 것이겠지. 배추 선생님은 우리가 흔히 기대하는 권위 있고 카리스마로 아이들을 제압하는 그런 선생님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아이들에게 혼나고, 놀림받기 일쑤이며, 때로는 무시당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알고 있다. 정말 좋아하는 선생님이 아니고서는 이런 관계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아이들은 말한다. '쌤'한테는 혼나도 괜찮지만, '선생님'한테는 혼나고 싶지 않다고. 3월에 만나 관계를 형성하기 시작한 쌤과 아이들의 라포는, 절대로 무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다른반 선생님, 다른반 학생이 아닌, 우리반 쌤, 우리반 아이들. 서로 다르지만 서로 배려하고 맞춰가며 자신의 빈틈을 채우는 아이들. 어쩌면 학교 교실에서 해야하는 것은 국영수사과 지식전달보다 바로 이것이 아닐까. 아이들이 스스로 배우는 과정을 즐길 수 있도록, 배추 선생님은 큰 그림(?)을 그려서 아이들의 성장을 돕는다.

읽다보면 누군가는 학창 시절의 쌤을 떠올릴 것이고, 정겨운 동창의 얼굴이 떠오를 것이며, 배추 선생님과 아이들이 부럽게 느껴질 것이다. 특히 '춤값'이라는 제목이 붙은 글에서는 삽화에 실린 아이들의 얼굴에서 나와 내 친구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너무 오랜만이라 놀랍고, 고맙고, 그리웠다.

"이제 햄버거 따위는 아무래도 상관없어, 안 먹어도 돼. 이건 한 인간의 자존심에 대한 도전이야." - P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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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위한, 돈이란 무엇인가 - 경제적 자유로 이끄는 초등 경제 바이블
이즈미 미치코 지음, 미즈모토 사키노.모도로카 그림, 신현호 옮김, 사와 다카미쓰 감수 / 길벗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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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학년 1학기 사회 교과의 2단원은 경제 단원이다. 1단원에서 배운 정치 단원에 비해 많은 학생이 더 관심을 보이고 흥미있게 접근하는 단원이다. 하지만 교과서에서 다루는 내용은 다소 원론적이고 깊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의 학습량이나 수준을 고려한 것이겠지만, 개중에는 더 깊이 있는 탐구를 원하는 학생도 있다. 우스갯소리로 자본주의 사회에서 세상 모든 것은 돈으로 환산할 수 있고, 눈에 보이는 시장과 보이지 않는 시장에서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렇지만 이 책에서 다루는 돈과 경제의 범위는 생각보다 넓고, 더 고차원적인 수준이다. 가격이 정해지고 변동하는 원리, 요새 핫한 경제 용어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은 물론, 자연과 시간, 생명에도 가격을 매길 수 있을까 하는 주제로 다소 심도 깊은 논의를 유도한다. 외환과 노동, 판매자와 구매자의 입장에서 보는 돈과 경제의 이야기도 다룬다. 사실 이 책은 우리나이로 초등학교 6학년 쯤 되는 학생이 직접 찾아보고 작성한 리포트를 바탕으로 편집하고 현재 상황에 맞게 교정하여 출간한 책이라고 한다. 그냥 궁금해하고 넘어갈 수 있는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직접 자료를 찾고 보고서까지 작성할 정도의 소녀, 지금의 리사에게도 경의를 표한다. 자칫 어렵게만 느껴질 수도 있는 경제 용어를, 각 목차의 도입부에서 스토리가 이어지는 만화 형식으로 보여주는 것도 좋은 접근이라고 생각한다. 우선 책을 읽어야 그 안에 있는 내용을 생각하고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을테니까 말이다.

"하지만 내게 미니는 값을 매길 수 없는 존재였어. 목숨에 값을 매긴다는 건 말도 안 되잖아." - P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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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을 키워주는 하루 한장 초등 글쓰기 하루 한장 초등 글쓰기
박재찬(달리쌤) 지음, 이임하 그림 / 테크빌교육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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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레 맛 똥 vs. 똥 맛 카레˝ 라니....ㅎㅎ 아이들 눈높이에 딱인 질문들로 가득차있을 것 같아서 기대가 됩니다. 매일 학교에 오지 못하지만, 가정에서도 글을 쓰고, 아침 시간을 활용해서 글쓰기 수업을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서로 창의적인 글을 쓰고 나눔 발표를 하는 교실의 모습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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