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왕 차 샘과 못 말리는 귀염둥이들 함께 걷는 교육
차승민 지음 / 우리학교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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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책의 표지에는 눈이 3개 있는 대마왕 차샘과, 욱둥이, 깐죽이, 허우대, 남캔디, 까불이 등의 각기 다른 특성을 지닌 귀염둥이들로 추정되는 생물체(?)들이 그려져있다. 표지만 봐도 범상치 않은 별난 학급의 이야기임을 예상할 수 있는데, 사실 차샘의 교실은 내가 어릴 적 다녔던 학교의 교실이기도 하고, 내가 첫 발령받은 학교의 교실이기도 하고, 지금 근무하고 있는 학교의 옆반 교실같기도 한, 그런 평범한 교실이다. '학급'이라는 이름의 공간에서 얼마나 많은 교사와 학생들의 희노애락이 펼쳐지고 있을까. 귀염둥이들은 봄에 차샘을 만나고, 여름에 자라고, 가을에 익어서 겨울에 열매를 남긴다. 소위 '문제아'라고 불리는 아이들이, 차샘의 언어로는 '귀염둥이'로 불린다. 이 아이들을 '귀염둥이'로 명명하는 것부터 차샘과 아이들의 관계가 시작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차샘은 본인의 교실에서 만난 여러 아이들의 고민을 직접 해결해주지는 않지만, 간접적으로 해결책의 실마리를 제공하여 스스로 풀 수 있게끔 독려해준다. 나같은 초보 교사도 참고할 수 있도록, 각 장마다 말미에 사용 설명서라는 코너에서 각종 대처법과 화해 공감 수업의 방법을 제시한다. 내가 만나고 있는, 만나게 될 아이들은 분명 차샘의 교실의 아이들과는 다를 것이다. 그렇지만 아이들을 마주하는 자세는 비슷할 수 있을 것이다. 진심으로 대하고, 복잡하지 않게 대하는 것. 골칫거리가 아니라 귀염둥이로 보고 더 많은 애정과 관심을 쏟아줄 것. 말로 하기는 쉽지만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임을, 이 직업에 종사하는 선생님들은 모두 공감할 것이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차샘이 귀염둥이들을 하나씩 (공감하여) 제압해나가는 일화들 보다도 어떻게보면 차샘의 실패담(?) 부분이었다. '대마왕과 귀염둥이들의 잔혹 동화 -여학생 편-'을 읽으면서 찐 공감을 할 수 있었다. 초등학교 고학년은 남학생도 남학생이지만, 여학생들의 생활지도가 정말 어렵다. 특히 남교사에게는 더더욱. 이렇게 책을 쓸 정도로 경력도 있고 생활지도에 능통한 차샘도, 시행착오를 겪으셨다는 점이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거기에 안주하지 않고 더 많은 아이들과 부딪히고 사계절을 보내면서 지금의 차샘이 계신거겠지. 나도 그렇게 성숙한 교사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성공한다면 무슨 일을 하더라도 성공할 수 있을거야." - P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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