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의, 손에 의한, 손을 위한 그림

손은 말해요
엘레나 베르나베 지음, 알바 아사올라 그림, 김여진 옮김 / 그리고 다시, 봄 / 2025년 10월

장미 가시에 손이 찔려 아픔을 느낀 손녀가, 할머니께 아플 땐 어떻게 참느냐고 물으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할머니는 두 손으로 손녀의 손을 꼭 잡아주며 손으로 아픈 것도 낫게 하고, 손과 영혼, 손과 심장, 손과 배움, 손과 사랑, 손과 창작 등 손으로 할 수 있는 많은 것들을 알려준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손으로 필요한 동작이나 행동을 수행하고, 글을 쓰고 책을 넘기고 타자를 친다. 육체 노동을 비롯하여 내면의 아이디어를 표현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과 연결되기도 한다. 이 책의 주인공인 손녀처럼, 손으로 생각보다 많은 것을 할 수 있고 해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손을 묘사한 그림이 사실적으로 나타난다. 아기의 손, 주름이 많은 할머니의 손, 그리고 그 외 색연필로 그린듯한 다른 사물들과 배경까지 어우러져 손에 대한 깊은 성찰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림책을 다 읽은 아이가 자신의 손과 어른의 손을 만져보며 비교하고, 손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을 떠올리는 모습을 떠올릴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