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마음이 좋아지는 그림이 내게도 있다. 어느 해인가는 컴퓨터 바탕화면으로 해 놓고 한 해 동안 보기도 했다. 책을 읽으며 그때 생각이 난다. 그 그림은 반 고흐의 [아몬드 꽃이 피는 나무]이다. 고흐의 많은 그림 중에서 특히 이 그림에 마음이 간다. 동생에 대한 고마움, 조카에 대한 사랑,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무언가 생명력이 넘치는 느낌이 있어서 인것 같다.
지금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항상 바쁘다. 그리고 외롭다. 사람들은 많고 SNS 등으로 모두 연결되어 있는 것 같지만 사람들은 항상 혼자이다. 이런 외로움을 표현한 그림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인기가 많은 것 같다. 그림을 보면서 위로를 받는 것 같다. 대표적인 화가로 애드워드 호퍼를 들 수 있다.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은 겉으로는 발전하고 있지만, 물질의 풍요로움 속에서 더욱 더 혼자가 되고, 외로워져 가는 현대인들의 내면적인 공허감을 나타내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2장에서는 느낌대로 보기, 질문하며 보기, 스토리로 보기, 비교하며 보기의 방법을 소개하며 전문가처럼 지식을 알고 무엇을 통해서 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에 다가오는 그림이 있으면 그냥 그 그림에 조금 더 머물러 보기를 권한다. 그림 보기에 정답은 없다고 저자도 말하고 있다. 화가들은 어떤 순간에 그림을 그릴까? 무엇인가 화가에게 와 닿은 순간을 그리려고 할 것이다. 그림을 볼 때도 질문을 바탕으로 화가의 마음과 만나면 된다. 저자는 ‘관찰하기-질문하기-추론하기-적용하기’의 단계로 그림을 볼 수 있다고 제안하고 있다.
3-4장에서는 중세 말에서부터 시작해 인간중심으로의 변화인 르네상스. 지오토의 <성모자>는 평면적인 형태의 그림에서 입체적인 느낌을 시도한 것, 원근법을 처음으로 사용했다고 알려진 마사초의 <성삼위일체>. 라파엘로, 미켈란젤로, 다빈치의 그림만 보고 있어도 경외감이 느껴진다. 귀족의 바로크가 더 화려하게, 더 웅장하게 표현하는데 중점을 두었다면 신고전주의는 아름다움을 규범으로 여겼다. 반면 낭만주의와 인상주의는 그 규범을 깨뜨리는 작업에 착수한다. 입체파와 야수파는 그것의 정점에 이르러 형태와 색을 해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림은 결국 무엇일까? 시인이 시로써 자신의 느낌과 감상을 사람들에게 전달하듯, 그림은 화가가 자신의 진심을 건네는 방법이다. 그 진심을 생각하면서 우리는 그림을 본다. 그림을 왜 보아야 하는가? 그림에는 화가의 진심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또 그 그림은 우리에게 생각해보라고 질문을 던진다. “어떤가? 이제 그림이 당신의 삶에 다가왔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