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치"에서는 ‘막걸리’가 눈에 띄었다. 유물로 술에 관한 정보를 고고학에서 알아내는 방법은 술을 담아둔 그릇을 발굴하는 방법, 그릇에 남아 있는 술 찌꺼기를 찾아내는 방법, 술을 마시거나 만드는 모습이 그려진 그림이나 벽화를 찾는 방법이 있다.
사람들은 곡물, 과일이 풍부해지면서 자연스레 술을 만들게 되었고, 밀을 이용해 맥주를 널리 만들어 마시게 된다. 이 때의 맥주는 현재의 청량하고 맑은 음료가 아니고 오히려 탁하고 걸쭉한 막걸리 같은 것이었다. 즉, 초기에는 맥주와 막거리가 같은 종류의 술이었던 것이다.
중국에서는 막걸리를 담았던 흔적이 있는 토기가 발견되었고, 우리나라의 대전에서는 음복하는 모습이 새겨진 유물이 발굴되기도 하였다.
‘김치’의 기원을 설명하는 부분에서도 인상깊은 이야기를 접할 수 있었다. 사람들은 약 1만년 전부터 자신이 사는 지역의 기후와 환경에 맞춰 저마다 독특한 발효 음식을 발명하고 보급해 왔다. 음식 문화를 설명할 때 중요한 것은 기원이 안니라 그 음식이 변화하는 환경에 어떤 식으로 적응하며 만들어져왔는지를 살피는 것이다.
한국 김치는 2013년과 2015년 각각 남한과 북한의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원조 유무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해당 문화의 현대적 의미와 보편적 가치다. ‘김장: 김치를 만들고 서로 나누기’에서 확연히 알 수 있다. 이에서 인류가 겨울을 이겨내기 위해 지혜롭게 저장 음식을 만들고 함께 나누었던 지혜를 김치에서 발견하고 높이 평가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