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것의 기원 - 어디에도 없는 고고학 이야기
강인욱 지음 / 흐름출판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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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것의 기원(강인욱, 흐름출판)

어디에도 없는 고고학 이야기

[세상 모든 것의 기원]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저자는 고고학과 역사학이 엄연히 다른 학문 분야임을 이야기하고 있다.

고고학(考古學, archaeology 또는 archeology)은 물질과 동식물, 인류가 지난 시대에 남긴 흔적을 찾아내고 이들의 말없는 역사를 밝히는 학문으로 사회과학의 일종이다.

역사학(歷史學, 문화어: 력사학, 영어: historiography) 또는 사학(史學)은 선사시대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인간 활동에 관한 제반(諸般) 조사, 연구를 수행함으로써 과거의 사료를 평가, 검증하는 과정을 통해 역사적 진실 규명을 추구하는 학문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좀 더 쉽게 말하면 역사학은 역사 기록을 바탕으로 연구를 하는 것이고, 고고학은 발궁된 유물에 근거하는 것이라고 얘기할 수 있다.




어느 박물관에 가서 볼 수 있는 고조선 시대를 고증하는 ‘비파형 동검’이라는 것을 저자는 이렇게 설명한다. 사람들은 박물관에서 초록 빛을 띄고 울퉁불퉁 녹슨 동검을 보고 무엇을 상상할 지 모른다. 하지만 이 유물을 고고학자의 전문가적 지식과 스토리텔링(역사적 상상력)이 더해지면 새로운 생명을 얻는다.

“제작되었을 당시만 하더락도 이 칼은 찬란한 빛ㅍ을 뽐냈으며 화려한 장식으로 치장된 칼집에 들어 있었다. 이 검을 찬 사람은 때가 되면 하늘에 제사를 올리는 높은 신분의 인물이었다. 이 칼은 무기이자 신의 뜻이 반영된 샤먼의 도구로 사용되었을 것이다.”





책은 전체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잔치 Party” 요리하고 먹고 마시다. 2장 “놀이 Play” 놀고 즐기며 유희하다. 3장 “명품 Prestige” 부와 아름다움을 추구하다. 4장 “영원 Permanence” 영원한 삶을 욕망하다.



"잔치"에서는 ‘막걸리’가 눈에 띄었다. 유물로 술에 관한 정보를 고고학에서 알아내는 방법은 술을 담아둔 그릇을 발굴하는 방법, 그릇에 남아 있는 술 찌꺼기를 찾아내는 방법, 술을 마시거나 만드는 모습이 그려진 그림이나 벽화를 찾는 방법이 있다.

사람들은 곡물, 과일이 풍부해지면서 자연스레 술을 만들게 되었고, 밀을 이용해 맥주를 널리 만들어 마시게 된다. 이 때의 맥주는 현재의 청량하고 맑은 음료가 아니고 오히려 탁하고 걸쭉한 막걸리 같은 것이었다. 즉, 초기에는 맥주와 막거리가 같은 종류의 술이었던 것이다.

중국에서는 막걸리를 담았던 흔적이 있는 토기가 발견되었고, 우리나라의 대전에서는 음복하는 모습이 새겨진 유물이 발굴되기도 하였다.

‘김치’의 기원을 설명하는 부분에서도 인상깊은 이야기를 접할 수 있었다. 사람들은 약 1만년 전부터 자신이 사는 지역의 기후와 환경에 맞춰 저마다 독특한 발효 음식을 발명하고 보급해 왔다. 음식 문화를 설명할 때 중요한 것은 기원이 안니라 그 음식이 변화하는 환경에 어떤 식으로 적응하며 만들어져왔는지를 살피는 것이다.

한국 김치는 2013년과 2015년 각각 남한과 북한의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원조 유무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해당 문화의 현대적 의미와 보편적 가치다. ‘김장: 김치를 만들고 서로 나누기’에서 확연히 알 수 있다. 이에서 인류가 겨울을 이겨내기 위해 지혜롭게 저장 음식을 만들고 함께 나누었던 지혜를 김치에서 발견하고 높이 평가한 것이다.



"놀이" 부분에서는 당연히 ‘축구’를 관심을 갖고 읽게 되었다. 둥근 공을 차는 놀이. 동서양에서 고루 발현한 인류 최초의 공놀이라고 할 수 있다. 마야 문명, 유라시아 초원, 페르시아, 중국에서도 그 기원을 발견할 수 있다. 초반의 폭력적인 모습은 현재의 평화적인 모습으로 변화하였다. 그리고 전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스포츠로 자리를 잡았다. 다른 종목에 비해 비교적 간단한 경기 규칙과 승부를 예측할 수 없기 때문으로 파악할 수 있다.


“명품”에서는 신라의 금관과 도굴이 눈에 띈다. 신라의 금관은 우여곡절이 많았다. 박물관에 전시 해 놓은 것은 도난 당했는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조품이었다는 이야기, 죽은 자와 함께 보물이나 문화재가 묻혀 있어 무덤은 도굴꾼들의 단골 표적이 되었다는 이야기. [인디아나 존스]영화도 떠오르는데, 고고학자들은 이 영화를 무척 싫어한단다. 식민지 유적지를 찾아가서 귀한 유물을 훼손하고 훔쳤던 서양 고고학계의 어두운 얼굴을 미화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냥 재밌있게 오락 영화로만 생각한 것에 반성했다.

최근 일본에 유출됐던 불상이 우리나라 사람에 의해 도난 후 우리나라로 돌아왔는데 대법에서는 우리나라의 소유권이 없다는 판결을 했다는 신문기사를 보았다. 대법원의 논리는 “해당 불상이 우리나라의 전통문호재는 맞지만, 일본이 오랫동안 소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는 우리나라가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다”는 논리를 펼쳤다. 일본이 약탈해간 문화재에 취득시효를 인정한 것은 문제가 있다. 이 판결로 해외로 반출된 우리나라의 많은 문화재가 반환될 길이 막힐지 걱정이다.



“영원”에서는 가면, 발굴 괴담, 미라 등이 연결되어 있다. 고고학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나라가 이집트이다. 피라미드도 있고 유명한 발굴로 투탕카멘 미라를 들 수 있다. 투탕카멘의 저주가 소설이나 영화화되기도 했다. 책을 읽어 보면 이집트를 두고 쟁탈전을 벌이던 서구 열강의 약탈, 독자의 관심을 끌기 위하여 흥미 위주로 기사를 보도했던 옐로저널리즘의 결과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금도 우리를 둘러싼 물건과 역사에 대해서 새로운 기원을 제시해주는 유물이 등장하고 저자는 또 새로운 기원을 찾아 즐거운 여정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우리가 지금 사용하고 있는 것도 먼 훗날 미래의 고고학자가 연구하는 유물이 될 수도 있겠네요^^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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