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생긴 서울을 걷는다 - 제10회 브런치북 대상 수상작
허남설 지음 / 글항아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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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생긴 서울을 걷는다(허남설, 글항아리)

#에세이 #못생긴서울을걷는다





모든 것은 변한다. 도시도 그렇다. 3년 동안 치러진 한국전쟁 후 서울에 온전히 남아 있던 건물은 단 세 채였다고 한다. 물론 전쟁의 참상을 알리려 과장되었을 수도 있다. 아무튼 그로부터 70년 정도 지난 지금 서울은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야경과 높은 빌딩 숲이 되었다.

지금은 좀 안정되었다고 하지만 계속되는 사람들의 화두는 집값이다. 어느 지역이 얼마가 올랐네, 2년 전 시세보다 몇 배가 되었네, 얼마에 분양을 받았는데 이미 얼마네 등등. 연예인 누가 강남에 몇 십억 건물주가 되었다라는 신문기사가 사람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한다.

[못생긴 서울을 걷는다]는 건축을 전공한 저자가 기자로 일하며 쓴 건축과 도시 관련 글을 모은 책이다. 저자가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는 어떻게 지금에 이르렀을까 궁금해하며 탐색하고 자료를 찾아 정리한 것입니다. 국가 차원의 어떤 거시적인 흐름이 내려오고 내려와 동네에서 어떤 미시적인 흐름이 되는지 알아보고 싶었다고 합니다.




10년 전 이사를 온 우리 동네도 아파트 개발과 함께 많은 것들이 달라지고 있다. 한 건설사가 역 주변의 아파트 단지를 세 단지로 쪼개 개발을 하면서 아파트가 들어서고 사람들이 입주하기 시작했다. 그에 맞춰 동네마트 10개 정도를 합친것 같은 중견 마트가 아파트 앞에 들어선다. 맞은 편 대형 건설사가 아파트 단지를 하나 더 건설하기 시작했고, 그에 맞춰 내년 개교를 목표로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건설 중이다.

한산했던 4차선 도로는 공사차량이 많아지고 이미 입주한 3개 단지의 차들로 통행량이 많아지면서 교통 체증이 시작되었다. 물론 긍정적인 변화도 있다. 길이 정비되면서 2차선이었던 작은 길은 4차선 도로가 되었고, 하천 주변 산책로도 조금씩 정비되고 있다. 음식점이나 상가들이 생기고 편의 시설이 늘어나고 있다.

잠깐 우리 동네의 이야기를 서울로 가져가면 재개발, 재건축, 도시 재생 등의 이름으로 낙후된 주택지를 밀어내고 높은 층수의 아파트를 지어 이익을 얻으려하는 모습으로 바뀌게 됩니다. 물론 원주민의 이익이 잘 보존되는 방향으로 개발된 곳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재개발 후에 남는 원주민은 20%도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개발 후 높아진 분담금을 내지 못해 떠나는 것이지요. 책에 조금 더 다른 방법으로 이 개발을 해보려고 하는 백사마을과 건축가들 10명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사람들이 만나는 골목이 있고, 사람이 있는 공동체를 꿈꿉니다.

판자촌이라고 불리는 곳이 이제는 거의 남아있지 않습니다. 모두 화려하게 개발된 아파트만이 있죠. 하지만 거기에 살던 사람들은 그 주변부로 다시 내몰립니다. 반지하, 고시원들이 이 자리를 대체합니다. 낡은 공간이라고 못생긴 공간이라고 사람이 없는 것은 아닐진데 사람을 보지 않고 눈앞의 이익만을 위한 개발을 저자도 안타까워하는 것 같습니다.

누구나 빛나고 아름다운 도시를 꿈꾸겠지만, 도시가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그 안에는 아름답지 않은, 못생긴 부분이 존재할 수밖에 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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