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현장에 서 있습니다 - 안전유도원의 꾸깃꾸깃 일기
가시와 고이치 지음, 김현화 옮김 / 로북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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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오늘도 현장에 서 있습니다



2년 전에 한참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는 책들을 많이 접한 적이 있습니다. [청년 도배사 이야기], [임계장 이야기], [대리사회] 등이 그것입니다. 그 밖에도 택시 운전, 버스 운전을 하시면서 쓰신 에세이 들도 많이 있습니다. 오늘 만난 책은 그 연장선상에 있는 [오늘도 현장에 서 있습니다]라는 책입니다. 이 책은 출판일을 40년 간 한 저자가 안전유도원을 투잡으로 하면서 겪은 이야기를 일기 형식으로 작성한 에세이입니다. 




살고 있는 동네가 동네인지라 아파트 공사 현장도 있고, 도로 공사도 하고 있고, 학교도 짓고 있고 많은 현장이 있습니다. 그래서 출퇴근 길에 형광색 조끼를 입고 빨간색 경광등을 들고 교통 정리를 하는 안전 유도원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신호수’라고 조끼에 쓰여 있는데 안전 유도원이 더 전문적이고 존중하는 마음이 담겨있는 용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도 불볕더위 아래 아침 댓바람부터 현장에 서 있습니다.”



다른 직업들도 나름의 고충을 다 가지고 있겠지만 안전 유도원은 지금 같은 겨울에는 바람을 막아줄 것이 없는 현장에 차가운 바람에 노출되어 서서 자리를 지켜야 하고 한 여름에는 땡볕 아래, 아스팔트 위에 있어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2023년 고령인구는 비율은 18.4%이다. 노인의 연령이 65세로 정해져 있다. 1984년부터 시행된 지하철 무임 승차에 대해 서울, 대구 등에서 적자의 증가 및 노인인구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근거로 연령 상향이나 무임승차 폐지가 논의되고 있다. 




일본은 우리보다 먼저 고령 사회로 접어든 국가로 잘 알고 있다. 일본에서 안전 유도원은 경비원에 포함되고 약 20만명 정도 되고, 또 70대 고령자가 그 주를 이루고 있다. 안전 유도원 사이에서는 ‘가장 밑바닥 직업’이라며 서로 자조하기도 하지만 사람이 하는 일이라 저자의 글을 통해 다양한 인간 군상을 만날 수 있다. 



안전유도원의 부족한 자기존엄성을 개인의 문제로 치부할 수 없다. 유급 휴가, 상여금, 퇴직금 제도의 정비, 악천후 중지 시 금전적 보상 등 하나씩 해결해나가는 것만이 우수한 안전유도원의 안정적인 확보로 이어질테다. 업계, 사업자의 문제로서 한 층 더 개선되기를 기대한다.

후기 중에서

어려운 현장을 마주한 초보 안전 유도원이 줄행랑을 놓는 다거나, 법을 어기면서 화장실 청소를 시키려는 대장, 안전 유도원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무조건 자신이 가야할 곳으로 직진만 하는 운전자, 사인을 거부하는 현장 감독자, 안전 표지판을 제대로 세우지 않았다고 다짜고자 화내는 운전자 등 사람 사이의 일이라 많은 에피소드들이 생겨난다. “안전유도원 세계도 인간이 모이는 세계라서 트러블도 생기거니와 인간미가 폴폴 나는 갈등도 생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불꽃축제 - 「나가오카 불꽃축제 안전유도원 2박 3일 기행」이다. 사는 곳과 멀리 떨어진 지역이어서 2박 3일 일정으로 불꽃축제에서 안전유도원의 경험이 적혀 있다. 주목한 부분은 축제의 크기는 알 수 없지만 안전유도원이 배치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태원 참사 100여 일이 지난 지금 생각해도 안타까운 일이다. 



나는 안전유도원을 관찰자의 눈으로 본 적이 없다.

같은 회사에 소속된 안전유도원은 동료이지,

취재 대상자가 아니었다.

나는 일이 빨리 끝난다든가,

일당이 500엔 올라가면 순수하게 기뻐했다.

그만큼 평범한 안전유도원이었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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