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이 세상이 손바닥만 한 스노볼은 아닐까]라는 책은 프롤로그를 읽어보니 퇴사하고 우리나라를 떠나 호주에서 생활을 하며 새로운 경계인의 정체성과 관찰자의 시점으로 쓴 여행 에세이 이렇게 정의내릴 수 있겠다. 사람들은 퇴사를 했다, 이민을 갔다하면 용기가 있네, 삶을 개척하고 주체적으로 살고 있네, 이렇게 말하기도 할 것도 같은데 저자는 꿈같은 성공은 없다고 말한다. 대신 자신이 행복을 찾을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되었고, 지구를 스노볼이고 인간은 그 속에 눈송이가 아닐까 상상하며, 멀리 떨어져 신이 보는 것처럼 3인칭 의 시점으로 자신을 돌아보고, 그래도 열심히, 성실하게 살아보자 다짐한다. 스노볼의 부유하는 눈송이처럼 호주에서 이방인으로, 소수자로 살면서 저자는 ‘날마다 긴 여행을 떠나온 사람처럼 살면서, 변명 없이 과거를 반성하고 조건 없이 현재를 좋아할 수 있게 되었다.’고 고백하고 있다. 앞의 프롤로그를 읽으면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이란 소설이 떠올랐다.
살면서 행복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일까? 사람마다 다양한 찰나에 행복을 느낄 것이다. 오늘 아침 라디오에서 들은 사연이다. 자고 있는 아이들을 껴안았을 때, 하루 일 마치고 돌아가는 퇴근 길에 노을을 보았을 때, 좋아하는 음반을 발견하고 커피와 함께 음악을 들을 때....나도 언제가 행복한지 생각에 잠긴다. 아이들이 모두 잠들었을 때^^

89 저자의 동료 J. “우리는 직장 동료이지, 선후배 관계가 아니예요.”
일이나 삶에 대한 충고나 조언을 좀처럼 하지 않았고 뭔가를 가르치려 하지 않았다. 그저 태도를 내보이며 ‘어떻게 잘 살아야 하는지’를 말하고 있었다. 아무도 보지 못하는 곳을 청소하는 법, 자신의 신념에 따라 살되 그것을 타인에게 억지로 강요하지 않고 서서히 좋은 가치가 타인에게 스며들게 하는 법, 타인을 배려한다는 시혜적 태도가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해서 나이 어린 사람을 하대하지 않는 방식, 회사에서 동료들과 유지해야 할 적정 거리감, 개인주의적 태도를 유지하면서 공동체를 생각하는 법. 그 모든 방법을 한 번도 말로 설명한 적이 없었다, 그저 자기 인생을 그렇게 살았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