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동물원
켄 리우 지음, 장성주 옮김 / 황금가지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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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동물원

종이 동물원(켄 리우, 황금가지)
 

 [종이 동물원]

“마법 같은 엄마의 종이 동물만이 나의 친구였다.”

영어를 못하는 중국인 엄마는 힘든 생활을 벗어나기 위해 혼인 광고를 냅니다. 영어가 가능하고 대학까지 공부했다고 거짓으로. 인연이 되려했는지 아빠를 만나고 칸이 태어납니다. 어렸을 적 칸이 울 때 엄마는 칸을 달래려 호랑이(라오후), 염소, 사슴, 물소, 상어 등 종이 동물접기를 해줍니다. 엄마가 냉장고 위의 광고 전단지를 이리 저리 만지다 납작한 종이에 바람을 훅 불면 호랑이 한 마리가 탄생합니다. 엄마가 자란 마을에서 배운 종이 접기는 엄마와 아이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종이 동물들은 칸과 함께 거실을 뛰어 다니고 함께 자랍니다

“거실을 뛰어다니는 종이 동물들을 라오후는 으르렁거리며 쫓아 다녔다. 그러다가 붙잡으면 발로 꾹 눌러 댔고, 공기가 빠져서 납작 해진 동물들은 접힌 종이로 변했다. 그러면 나는 다시 숨을 붙여넣어서 동물들이 조금 더 뛰어다닐 수 있게 해 주었다.”

그러나 칸이 커갈수록 엄마하고 말이 잘 통하지 않아 말이 줄어 들었습니다. 학교에서는 생김새 때문에 놀림을 받고요. 엄마와의 연결 다리였던 종이 동물 접기는 칸()이 고등학생이 되면서 그만두게 됩니다. 그리고 엄마의 병을 알게 됩니다    

“하이즈, 마마아이니(아들, 엄마는 널 사랑해....)”

엄마가 돌아가시고 2년 후 발견한 풀어진 종이 동물 하얀 면에 어머니가 아들에게 써 내려간 어머니의 인생이야기. 꼭 읽어보세요. 눈물이 납니다  

 

 

 

[천생연분]
미래의 어느 날 있을 법한 이야기. [5원소]라는 영화에서 주인공이 잠에서 깨어나면 AI가 식사나 날씨, 그날의 일정, 건강체크 뭐 이런 것을 쭉 해주는 그런 장면이 먼저 생각났습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데이트 할 여자까지 AI의 소개로 만나고, 회사의 일도 AI에게 많은 부분 결정을 맡깁니다.
 
15년 전 처음 자동차를 운전할 때는 전국도로 지도책을 갖고 다녔던 기억이 납니다. 어느 순간 네비게이션이 등장하고 지도책을 버리게 되었고, 네비게이션이 고장 나 작동하지 않으면 어떤 장소를 찾아갈 생각을 아예 엄두를 못내게 된 것 같습니다.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외우고 있는 전화번호는 1-2개 정도로 제한되고요. 회사에서 인터넷이 갑자기 안된다면 업무도 안되고 할 일이 없어지죠.
 
[매트릭스] 속에 살고 있는 주인공 사이의 삶에 앞집 여자 제니가 들어옵니다. 그리고 평범하고 자유롭다고 생각했던 삶에 파장이 일어납니다. 나는 자유롭게 살고 있는가? 원형 감옥 속에 살면서 자유롭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이 많아집니다

“당신들은 스스로가 자유롭다는 믿음에 익숙해졌어요. 그래서 자유를 빼앗겼는데도 알아차리기가 더 힘든 거예요. 솥 안에서 천천히 삶아지는 개구리처럼.”

 

[상태변화]
리나는 일하고 있는 회사나 많은 사람들에게 소외된 요즘 말로 아싸이다. 아웃사이더. 자신의 존재를 회사 사람들은 아무도 모른다. 존재감이 없는 것.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 아이유가 했던 역할 떠올랐다.
 
리나 주위에는 서늘한 공기가 감돌았다, 부서지기를 거부하는 가녀린 정적이었다. 매일 얼굴을 보는 사이였으면서도 동료들 가운데 리나의 이름을 아는 사람은 드물었다, 시간이 흐른 후에는 이름을 묻는 것 자체가 너무 어색한 일이 되고 말았다. 회사 안의 온갖 소문이 밀물처럼 밀려왔다가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동안에도 동료들은 리나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

“삶이란 모름지기 실험이거든.”

나한테는 양끝을 다 태울 양초가 없어. 커피 스푼으로 수명을 계산할 일도 없을 거야, 욕망을 잠재울 샘물도 없어, 왜냐면 죽은 거나 다름없이 얼어붙은 내 일부를 뒤에 남겨 두고 왔으니까. 지금 나한테 있는 건 내 삶이야.
 
리나는 따스한 기운을, 매혹당한 기운을, 가슴이 탁 트이는 해방감을 느꼈다. 무언지 알 수 없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차갑고 고요하고 공허한 리나의 마음 구석구석에 흘러 들어와 파도 소리로 리나의 귀를 가득 채웠다.
 
[고급 지적 생물종의 책 만들기 습성] [상급 독자를 위한 비교 인지 그림책] [시뮬라크럼]
외계인이 있다고 믿는다. 사람과 같은 모습은 아닐 수도 있다. 내가 생각하는 외계인은 어떤 모습인가? 우리는 인간의 모습으로 외계인을 상상하는 경우가 많다
    
[모노노아와레]

“함께 살려면 모두가 조금씩 희생을 치러야 해.”

모노노아와레는 삶의 모든 것이 덧없게 느껴지는 감정입니다. 박웅현의 강의 중 영화 그래비티의 한 장면을 언급한 것이 있었다. ‘우리는 왜 사는가? 태어났기 때문에 산다!라고 자신은 느꼈다고. 그냥 사는 것. 특별한 의미나 의도나 그런 것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냥 존재하는 것. 그것 자체로 우리는 모두 위대한 것이 아닐까.
 
돌 하나를 두 곳에 놓을 수는 없어 / 항상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우리가 누구인지 정의하는 것은 타인들의 삶으로 이루어진 그물 속에서 차지하는 자리이다. 돌 하나하나는 영웅이 아니야, 하지만 모든 돌이 힘을 합치면 영웅적인 일을 할 수 있어.’ 

하지만 그렇게 죽음에 가깝다는 것을, 그래서 순간순간이 아름답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에 우리는 버틸 수 있었던 거야. 아들아 모노노아와레는 말이지, 우주와 공감하는 거란다.

                                
종이 동물원

저자 켄 리우

출판 황금가지

발매 2018.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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