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 코르뷔지에 - 세상에 없던 건축을 꿈꾸다 살림어린이 그림책 50
프란신 부셰.미쉘 코헨 지음, 미쉘 라비 그림, 진형준 옮김 / 살림어린이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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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신 부셰, 미쉘 코헨(글) | 미쉘 라비(그림) | 진형준(옮김) | 살림어린이

 

어렸을 적에 골목이 있는 중소도시에서 자랐습니다. 골목에서 친구들하고 놀면서 하루를 다 보냈던 짧은 기억들이 떠오르네요. 80년대 초 아파트가 많이 없던 시절이기도 했습니다. TV에서 서울의 모습이 나올때나 볼 수 있는 것이 아파트였죠. 90년대 초반 고등학교에 들어갈 무렵 광역시의 변두리에 드디어 우리 집도 아파트에 입성했습니다. 이때는 우리나라 사람들 절반 이상이 아파트에 거주하게 됩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당연히 아파트에서 생활하다, 제주도 여행을 계기 삼아 마당이 있는 주택을 짓고 생활을 한 지 이제 5년차가 되어 갑니다. '집을 지으면 10년을 늙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집을 지으면서 지금까지 해왔던 선택보다 더 많은 선택을 했던 경험이 떠오릅니다. 콘센트의 위치, 창문의 크기, 손잡이 방향 등등. 마당에서 아이들이 뛰어노는 이상적이고 아름다운 모습을 상상하며 이런 어려움과 선택의 순간들도 지나갔습니다. 그리고 이때 건축이라는 것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건축은 기술이 아니라 철학이라는 것^^

2016년 봄 사진. 지금은 나무들이 많이 컸어요.


어렴풋이 이름만 들어 봤던 건축가. 인터넷에 찾아보니 '근대 건축의 거장'이라는 수식어가 붙어있습니다. 우리가 사는 아파트를 처음 생각해낸 사람. 사람의 몸을 표준으로 한 건축을 시작한 사람. 이 두 가지 사실만으로도 르 코르뷔지에는 칭송받을만 하지 않을까?합니다.

책의 표면, 제본 방식도 특이하지만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로 표지의 '안경'입니다. -세상에 없던 건축을 꿈꾸다 -라는 문구 위의 안경은 "건축 뿐만 아니라 살아가면서도 어떤 분야에서도 어떤 안경, 어떤 안목을 갖는냐, 어떤 철학을 갖는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책은 아이들에게 생소한 건축가에 대해 이야기 방식으로 친절히 전개되고 있습니다. 르 코르뷔지에는 수평창, 철근, 콘크리트를 주택에 사용하고, 공간에 맞는 가구를 디자인한 사람이예요 처럼요.

공동 주택의 개념을 처음으로 생각해 내면서 전쟁 후 프랑스의 주택 문제를 기존의 관습에서 탈피했습니다. 르 코르뷔지에는 여러 주택 단지들을 건설하면서 '새로운 건축의 5원칙'을 정립해 나갔고요. 필로티, 옥상 테라스 등의 원칙이라고 합니다. 이것을 아이들이 알기 쉽게 그림으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그의 대표적인 건축물인 '롱샹 순례자 성당' 마지막 페이지에서 그림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 이미지 사진 - 그림책 그림 비교

 

 

멋있는 건축물도 중요하지만 그의 생각 중 가장 인상깊었던 점은 사람중심의 건축이라고 생각합니다. 문과 창문의 크기, 천장의 높이 등등을 집에 사는 사람이 기준이 되는 '사람 몸에 맞는 집'을 지으려고 했다는 것이죠. 그냥 하던 대로가 아니라 일일이 자신만의 생각으로 다시 기준을 세운 것입니다. 이것을 '모듈로'라고 정의합니다. 사람들이 편히 지낼 수 있게, 보행자들은 안전하게 등등. 이런 생각들이 스며들어 현대의 도시와 집이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생애 내내 그림을 그리고, 조각을 하고,
끊임없이 생각한 철학자, 건축가.
그가 바로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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