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의 대한민국 1
박노자 지음 / 한겨레출판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별표 세 개. 꼭 읽어보라 권하고는 싶지만 읽고 난 후 마음이 좋지 않아 높은 점수를 줄 수가 없다. 읽는 내내 나의 아버지 생각이 머릿 속을 떠나지 않았고, 그리고 내 아버지와 비슷한 대한민국의 수 많은 아버지들, 심지어 이 책의 주인공이 되는 청년들이 떠올라 가슴이 답답했다. 아는 이의 추천으로 읽은 책이다. 하나같이 맞다고 고개를 끄덕일만한 얘기들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나 할 수 없었던 얘기들이라고나 할까?!!

지은이가 귀화한 한국인이기 때문에 너그러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지, 그렇지 않았다면 아마도 빨갱이(?)로 몰렸을지도 모를 일이다. ^^우리 사회 전반에 팽배해 있는 문제들을 요목조목 꼬집었는데 그의 말이 어느 쪽으로도 치우지지 않는 객관성을 가졌다고 느껴지는건 그가 우리와는 전혀 다른 체제에서 살다 온 구 소련인이기 때문일 것이다.
자유민주주의 체제인 대한민국, 보다 나은, 보다 진보적인 - 무엇이 낫고, 무엇이 진보인지는 따지지 말자. - 사회일 것이라는 기대 하에 펼쳐진 그의 대한민국 체험기(?)를 겸허한 마음으로 읽어보자.

나는 읽는 내내 부끄러움과 분노를 함께 느껴야만 했다. 그의 유창한 우리 말과 탁월한 식견을 느낄 때면 더욱 더 부끄러웠다. 제발 '우리 민족성이 원래 그렇지.'라든가 '지가 뭘 안다고'라는 마음은 조금도 품지 말고 읽었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희망의 증거가 되고 싶다 - 가발공장에서 하버드까지
서진규 지음 / 북하우스 / 1999년 7월
평점 :
절판


가끔, 어쩌면 매일매일, 마치 세상이 나를 괴롭히기 위해서 존재한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누구는 하룻밤에 술값으로 날리는 돈을 한 달 내내 뼈빠지게 벌어도 손에 쥐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만나는 남자마다 폭력에 무능력에 여자까지 좋아하고, 우리 집 가정환경은 왜 이리도 좋지 않은지....... 그것도 모자라 부모님은 아들만 챙기신다.내가 이런 환경 속에서 자랐다면, 내가 이런 환경 속에서 살고 있다면 과연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
보다 나은 내일을 꿈꾸면서 나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을까?

아마도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나 아닌 대부분의 사람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모두가 시련에 강하다면 서진규라는 사람이 이처럼 우리 입에 오르내리지는 않았을테니까. 그녀는 강하다. 강함이란 물리적인 힘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절대로 희망을 버리지 않는 삶, 좌절은 있어도 포기하지 않는 마음자세, 늦은 나이에도 당당히 도전하는 용기. 그녀는 모든 면에서 자기 스스로를 이겨낼 줄 아는 사람이었다.이것이 강함이다.

눈 앞에 큰 시련이 닥친 사람, 사는 것이 너무나 고된 사람,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았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은 큰 기대 없이 읽어보기 바란다. 읽으면서 그저 서진규라는 사람의 시련과 자신의 시련을 비교해보자. 그래서 내가 서진규라는 사람보다 더 어렵고 힘든 상황이라면 마음껏 괴로워하고 좌절하고 비관하자. -- 그러나 끝내 이기고 일어설 수 있을 것이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떨치고 일어날 수 있는 힘을 얻을 것이다. 시련에 강한 자만이 인생의 승리자라 할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들아, 머뭇거리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다 1 - 비전(VISION) 편
강헌구 지음 / 한언출판사 / 200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이 끝내준다. '아들아, 머뭇거리기엔 인생이란건 너무 짧아.' 아버지가 아들에게 해 줄 수 있는 최고의 말이리라...

비전 있는 삶은 고단하지 않다. 내가 목표한 것을 이루기 위해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는데 고단하거나 권태로움, 좌절은 없다. 목표에 다가가는 기쁨과 성취감, 희망이 있을 뿐이다. 하지만 우리는 대부분 비전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평범하게 혹은 평탄하게 살기를 바라며, 남에게 해 끼치지 않고, 내가 손해보지 않고 살면 나름대로 잘(?) 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평범한 삶은 가치없는 삶인가? 당연히 그렇지 않다. 내가 어느 자리에 있던지 내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고 그것이 행복하다면 그 삶은 가치있고 잘 살고 있는 것이다.
인류 최초로 흑인 여성에게 교육받을 기회를 제공하지 않아도, 아프리카 오지에서 생명을 구하는 일을 하지 않아도 박수받아 마땅한 인생일 것이다. 다만 그것이 세상에 드러나지 않아 알아주는 이가 없을 뿐이다.

다음 세대에게, 크고 원대한 꿈을 갖고 살아가도록 격려하는 것도 좋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살아가는 삶 역시 소중하고 가치 있다는 것을 함께 알려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비전은 사회적으로 성공한, 성공할 사람들만이 갖는 전유물은 아니까.

짤막한 위인(?)들의 일화 뒤에 저자는 질문을 던진다. 지금 내 삶에 대해서, 그리고 소개된 인물의 삶에 빗댄 나의 삶에 대해서. 30대로 접어드는 내겐, 앞으로의 비전에 관해서보단 지금 생활에 대한 성찰의 시간을 갖게 해준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황금비늘 1
이외수 지음 / 동문선 / 1997년 6월
평점 :
품절


재미있다. 늘 하는 얘기지만 소설은 자고로 재미가 있어야 하는 법. 그런 면에서 별 다섯 개!!

마지막까지 주제를 알 수가 없다. 주인공은 고아 출신의 소매치기. 그것도 처음부터 소매치기가 아니었으며 여러가지 우여곡절 끝에 소매치기가 되었다. 여기까지만 들으면 이 소설은 '통속적으로 어두운 과거(?)를 지닌 범죄자의 삶에 얽힌 얘긴가?' 라는 의문을 품겠지만 아니다. 책의 후반부에나 가야 '아~~ 이 얘기가 하고 싶었던 거구나. 황금비늘이 이거구나~~' 알게 되니, 이야기를 끝까지 밀어 붙이는 작가의 힘에 별 다섯 개!!

'이외수'라는 작가에게 열광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 나는 처음으로 작가 '이외수'의 글을 읽었는데 조금 의외였다. 어디선가 작가 '이외수'를 인터뷰한 기사를 봤는데, 도인(?)같은 행색을 하고 있는 사진 밑에 단어 하나, 문장 하나를 위해서 피를 쏟는 고민을 하는 작가라고 쓰여 있었다. 그래서 그의 문체는 살아 있다고, 이외수만이 사용할 수 있는 표현들이라고.

나의 닫힌 생각 때문인지 이런 선입견으로, 그의 글은 서정적이고 조금은 지루하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절대로 아니었다. 어찌나 표현이 톡톡 튀고 재미난지 킥킥대며 웃을 때가 많았고 사물을 보는 시각이 달라서 놀랄 때도 있었다. 이것도 별 다섯 개!!

헌데 인물들이 좀.....모두 착하다. 물론 악한(?) 이도 있지만 결국엔 착해진다. ^^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며, 또 세상이 아름다워지길 바라며 썼다는 건 알겠지만 판에 박힌듯 모두 착한건 작위적이다. 해서, 별 네 개!! 다른 이의 추천만으로 읽었어도 후회없을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빵굽는 타자기 - 젊은 날 닥치는 대로 글쓰기
폴 오스터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 이해하는 데도 한참 걸렸다. 제목에 꽤 낭만적이고도 심오한 의미가 담긴 것이 분명하다고 혼자 생각했었는데, 책을 읽고나니 문자적 의미 그대로 해석해도 괜찮을 듯 싶다. 생계가 어려웠던 시절의 닥치는대로(저자의 표현) 글을 썼던 얘기니까 말 그대로 글을 써주던 타자기가 빵을 구워준거지 뭐. ^^

'빵 굽는 타자기'는 젊은 시절에 국한된, 말하자면 자서전이다. '폴 오스터'라는 인물의 작가로 성공하기 이전의 삶을 평범하고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헬렌 켈러'같이 사람 자체가 드라마틱한 인물이 아니라면 누구든 사는 모습은 비슷하지 않을까? 폴 오스터의 삶도 역시 평범하다.

먹고 살기 위해 고생도 할 만큼 하고, 하고자 하는 일이 있지만 가장으로서 책임때문에 잠시(?) 접기도 했다. 당연히 이야기엔 큰 줄거리도, 클라이막스도 없이 평이하지만 책을 손에서 놓기는 쉽지 않다. 특히 그가 발명(?)한 '액션 베이스볼 게임'에 얽힌 얘기는 눈물겨운 삶의 투쟁이라 할 만큼 가슴 아픈 얘기임에도 불구하고, 즐거움의 웃음을 짓게 만들었다.

'아~~ 이것이 폴 오스터라는 인물이 주목받는 이유인가보다' 싶을만큼 평범한 얘기를 맛깔스럽고 편안하게 풀어간다. 쉽고 매끄럽게 이야기를 하는 것이 그의 문체의 매력이자 타고난 능력이라면 그가 말하는 내용은 직접 경험에서 온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함깨 실려 있는 몇 편의 희곡만으로 단정짓기는 어렵지만, 그의 희곡에는 삶을 바라보는 자세가 고스란히 묻어나고 있다.

아침마다 주어지는 작업 지침서, 보이지 않는 감시자, 절대 거스를 수 없는 작업 방식, 한 개 옮기는 데도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하는 돌덩이......... 가끔 어이가 없을 만큼 수월하게 옮겨지기도 하는 돌.. 쉽지 않은 희곡이지만 보편적인 우리네 인생을 만날 수 있다.
또한 폴 오스터라는 시대의 주목받는 작가의 삶과 작품을 미약하나마 맛 볼 수 있는 기회일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