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 찍지 마 미래의 고전 65
장수민 지음 / 푸른책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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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고전" 시리즈 65번 책, 내 얼굴 찍지 마.

 

개인적으로 미래의 고전 시리즈를 좋아한다.

말 그대로 미래의 고전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의 동화를

애써 선별한 느낌이 들어서

내가 누구보다 먼저 그런 책을 알아버린 특별함 같은 것이 생긴다고나 할까.

그리고 내 취향에 잘 맞는다.

이번 책 내 얼굴 찍지 마도 유치한 제목과 달리 아주 맘에 들어버렸음.

 

 

 

총 7편의 동화가 들어 있다.

주인공이 주로 초등학교 3학년, 4학년인데

전혀 초등학생 같지 않은 조숙함을 지녔다는 것을 미리 알고 본다면

당황하지 않을 수 있다.

나는 읽는 내내 동화가 아니라 청소년 소설 같단 생각이 들어서 주인공 나이를 자주 확인했음. ^^;;

 

어른용 동화라 불러도 전혀 손색이 없을 것이라 믿는다.

짧고 강렬하고 안정적인 동화책으로 마구마구 추천.

 

 

 

 

< 그냥 말할까>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는 엄마.

그런 엄마를 봐버린 나.

뜻하지 않은 발전적인 결말.

 

 

 

< 거북아빠>

암만 봐도 거북이같이 생긴 아빠.

범죄(?) 현장에서 마주치고 공범이 됐다.

그리고 아빠가 아빠같이 보이게 됐지만, 여전히 거북이?

 

 

 

<집으로 가는 길>

상처받고 전학 간 아이.

뻔한 결말인데 그게 참 뭉클했던 동화.

 

 

 

<안녕, 첼로>

예상치 않은 곳에서 나의 참모습을 발견할 수 있고

의외의 사람이 나의 참모습을 알아주기도 한다.

첼로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든 사람이 편의점 형이라니!!!!

 

 

 

<내 얼굴 찍지 마>

SNS 중독인 엄마.

딸이 싫어하는데 딸 사진을 찍고 SNS에 올리는 엄마.

사고는 엄마가 쳤는데 딸이 각성하는 이야기.

마지막 문장이 아주 소름 끼쳤다.

 

 

 

<나만 몰랐던 것>

고백을 앞둔 누나.

누나만 몰랐던 그것.

독자도 눈치챌 수 있는 그것을 본인만 몰랐네.

횡단보도에서부터 초등학생답지(?) 않은 행동이라고 느꼈는데

왜 피식피식 웃음이 났을까.

 

 

 

<노란 별빛과 마주치다>

가장 동화같은 동화.

뿔뿔이 흩어진 가족이 공연장에서 재회하는데

설정도, 결말도, 제목도,

가장 무난하고 상투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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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최은영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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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독서카페 '가치독서' 에서 함께 읽었다.

함께 읽는 책이니 얼마나 제목을 불러댔겠는가.

그런데도 제목이 도통 입에 붙지 않아서 짜증이 많이 났다.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아주 희미한 빛으로라도,

아주 희미한 빛.......

대체 제목을 왜 이렇게 지었느냐고!!!!!!

짜증 가득한 마음으로 첫 작품을 읽고는 가슴이 뜨거워진다.

첫 작품 제목이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이고

이보다 더 좋은 제목은 생각할 수 없음을 인정하게 된다.


소설가 최은영의 단편 7작품을 담은 소설집.

가볍고 재미나게 읽을 작품은 하나도 없다.

모두 진지하고, 아프고, 심각한데 내 얘기다.

사람을 심연으로, 아래로, 깊이 잡아끄는데도 불구하고

최은영의 작품이 인기 있는 이유가 바로 이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진지하고 아프고 심각한데 그게 모두 "나"의 이야기라는 것.

앞의 두 작품에서 K.O 패.

정신없이 빠져들어서 읽고 먹먹한 울림이 사라지지 않아 애를 먹는다.

주변 사람의 이야기지만 내 주변에서 만나긴 쉽지 않은 존재가,

너무 잘 아는 상황이지만 내가 실제로 겪진 않은 사건으로,

어떤 감정인지 정확히 알지만 말료 표현하지 못했던 것들을 쏟아내니,

꽁꽁 숨겨두었던 감정의 찌꺼기들이 엉망으로 헤집어진 느낌이다.

그러나.

중반 이후론 다음 작품 읽기가 겁이 났다.

가슴을 후벼파는 상처가 또 나올테고,

과거의 상처라 회복도 힘들테고,

해피엔딩은 당연히 아닐테고,

뻔히 아는 암흑 속으로 걸어들어가는 기분을 떨칠 수가 없다.

절대 몰아서 한 번에 읽지 마시길.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는 시간강사와 제자의 이야기.

시간강사, 여자, 늦깎이 대학생, 용산 출신, 그리고 시간강사.

나와 닮은 누군가가 등불을 들고 내 앞으로 걸어주고, 내가 발을 디딜 곳이 허공이 아니라는 사실만이라도 알려주기를 바라고, 어디로 가는지 모르지만, 적어도 사라지지 않고 계속 나아갈 수 있다는 걸 알려주는 빛. (44쪽)

그렇게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우리는 희망을 갖고, 용기를 갖고 나아갈 수 있으리라.

.

가슴 깊은 곳을 찌른 작품.

교지를 만들던 그들은 글의 진정성 앞에서 대립하게 되고

글로만 떠들 것인지 몸소 실천하는 삶을 살 것인지를 선택하게 된다.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있는가,

내 몫으로 주어진 삶대로 잘 살고 있는가,

묻지 않을 수 없다.

일 년

정규직과 계약직의 거리.

둘이 오랜 시간 터놓았떤 마음이 있는데,

그런데도 구조가 만든 덫에서 나올 순 없는 거야???

답신

언니는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자신의 가정을 지키고 싶었던 거야?

폭력에 길들여진 거야?

동생한테선 원하는 사랑을 얻지 못했던 거야?

화가 나지만 언니를 비난할 수 없는 여러 이유를 알아서 슬프다.

파종

상실의 아픔은 덮어둔다고 사라지는 것도, 아무는 것도 아니다.

파종으로 상실의 아픔을 제대로 바라보게 된 모녀.

이모에게

나를 키워준 이모는 엄마도 키웠단다.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므로 자신을 지키는 이모와

자기 상처에 매몰되어 다른 사람의 상처는 무시하고 별것도 아니라고 얕잡아 보는 편협하고 어두운 인간 (255쪽) 이라고 이모를 몰아쳤지만 결국 자신도 이모같은 사람이 되어버린 조카.

사라지는, 사라지지 않는

멀어진 둘째 딸.

아버지 장례식에도 오지 않고, 큰 딸과 사이가 멀어져 회복 불가능 상태.

홍콩까지 와서 딸의 눈치를 보는 엄마는

손자를 통해 사라지지 않는 순간을 경험한다.

사근사근한 딸은 사라졌지만

그 아이에게 기대를 품는 건 사라지지 않은 순간의 기억이 남아 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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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 도그 - 2023 칼데콧 대상 수상작 I LOVE 그림책
더그 살라티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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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는 그런 의미에서 중의적 제목인 것 같다.

먹는 핫도그와 '뜨거운 개'(?)의 핫 도그.

지금 우리처럼

너무 더운 날 도시 한복판에서 열 받은 개와 할머니 이야기.

아이를 키우면서 알게 된 "칼데콧상".

미국의 문학상으로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그림책의 일러스트레이터에게 수여하는데

칼데콧상 수상작이라는 딱지를 달고 후졌던 책은 단 하나도 보지 못했다.

최근엔 우리나라 그림책 수준이 어마무시해져서 (K-그림책의 위엄)

칼데콧상 수상작의 감동이 전같지 않다고들 하지만

'핫 도그'는 눈물을 찔끔 훔쳐낼 정도로 많이 좋구나.


인생은 타이밍이다.

책 보는 것도 타이밍에 따라 감상이 다른 것은 당연지사.

공교롭게 지금의 내가 '핫 도그'의 그 '개' 상태였다.

('개' 라고 하기도 애매하고 '도그' 라고 하기도 애매하고........ )

지치고 지치고 지친 상태.

내가 사는 터전을 떠나 한가한 자연에 던져지고픈 상태.

덥고 복잡한 도시 생활에 나가 떨어지기 직전인 상태.

눈치 빠른 할머니는 '개'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했고

둘은 바다에서 여유로운 한 때를 보낸다.

피곤한 몸을 끌고 돌아온 "나의 집" 은 얼마나 편안한 곳이던지.


잠깐의 휴식,

잠깐의 여유,

잠깐의 일탈은

일상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알면서도 벗어나지 못하는 도시인의 삶에 회의를 느낄 때

생각지도 못한 그림책이 너무 큰 위로를 준다.

제목도 낭만이라곤 찾을 수 없는 '핫도그'인 그림책이. ㅎㅎㅎㅎㅎㅎ

더위와 도시 생활에 지친 어른들에게 강력 추천.

휴가도 없는데

그림책으로라도 위로받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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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곰 살아남다 지구를 살리는 그림책 14
캔디스 플레밍 지음, 에릭 로만 그림, 마술연필 옮김 / 보물창고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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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23년 7월.

대한민국은 단시간에 쏟아진 폭우로 지하차도에 사람이 갇혀 죽었다.

비만 오면 기어이 대형 사고가 터지고마는 엄청난 폭우.

이게 온대 기후 맞아?

과학자가 뭐라든, 정치인이 뭐라든

내가 체감하는 날씨와 기후는 확실히 변했다.




(2)

요즘 내가 즐겨보는 유툽 채널.

팬더곰의 탈을 쓴 사람이 확실한 푸바오 가족의 이야기.

이들을 보고도 동물이 사람과 달라서 함부로 해도 된다 여기면 그 사람이 바로 짐승이다.




https://youtube.com/shorts/YfDdA6LZiDw?feature=share





(3)

그리고 북극곰 살아남다.

절묘한 타이밍에 나타나 사람 맘을 헤집는다, 이 그림책.



내용은 별 거 없다.

엄마 북극곰이 아기곰 두 마리와 한 해를 넘기는 과정이다.

문제는 이들이 북극곰이라는 것과

그들이 사는 북극도 대한민국처럼 기후가 바뀌었다는 것.

겨우 한 해를 살아내는 건데

살아내기 위해 목숨을 걸어야 했고

결과적으로 "북극곰 살아남다" 라는 통한의 메세지를 남긴다.


다시 말하지만 그림책은 무거운 주제를 다루지 않는다.

그러나 북극곰의 한 해를 통해 지구와 환경과 미래를 이야기할 수 있는 너무도 좋은 그림책.

뒷부분엔 북극곰과 북극에 관한 정보도 담아줬으니

보다 깊이 있는 지식도 얻을 수 있겠다.



내 아이가 살아갈 지구.

지구는 인간의 것이 아님을 잊지 않길.

우리는 서로 도우며 살아야 하는 존재임을 늘 기억하길.


책을 본 타이밍이 너무 절묘해서

마음이 오래오래 힘들 것만 같은 책.





https://youtube.com/shorts/_G4iF0uT-Oo?feature=sh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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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색깔들 I LOVE 그림책
조 위테크 지음, 크리스틴 루세 그림, 마술연필 옮김 / 보물창고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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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그림책이다.

내용보다 그림이 마음에 쏙 들었던 책.

 

내 마음을 색으로 나타냈는데

책 표지에 크게 뚫린 하트가 페이지를 넘길때마다 작아진다.

 

 

아이하고 책 읽는 게 몸이 익어버려서

아이들 책을 보면 독후활동이 자꾸 생각나는 게 직업병이라면 직업병. ㅡㅡ;;

내 마음의 색깔들은 첫 페이지를 넘기면서부터 온통 놀이 생각이다.

 

화가 나면 무슨 색으로 칠할 건지

초록색을 보면 무엇이 떠오르는지

내가 이런 상황이라면 어떤 기분이 들지

이런 그림은 마음에 드는지

하트 말고 어떤 모양으로 구멍을 뚫을 건지.........

아이랑 한 달은 족히 재미나게 놀았을 거 같은 그림책.

아이가 어리면 눈이 환해지는 색만 봐도 기분이 좋아질 거 같고.

 

어린 자녀를 두지 않은 성인의 입장에서 그림책을 고르다보니

주제의식이 있는 책을 선호하게 된다.

그런데 그림책은 "그림"도 중해서 그림책 아니겠는가.

오래간만에 그림 본연의 맛에 집중할 수 있었던 책,

내 마음의 색깔들.

"쨍" 하게 이쁜 색을 보니 기분이 좋아졌다.

아이들은 이런 것들만 봐서 즐거운 거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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