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일의 한국통사 - 다시 찾는 7,000년 우리 역사
이덕일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창 우리 역사에 빠져 역사책만 몰아 읽어,

이젠 역사책 그만 읽어도 되겠다고 자평할 정도의 수준은 되었음에도 또 집어든 이덕일의 한국통사.

저자 이덕일을 좋아하기도 해서지만

학계에서 대립 중이라는 사실을 알고난 후

책을 보는 다른 재미가 생겼다.


이번 이덕일의 한국통사는 아주 작정하고 썼다는 느낌이 물씬.

빈틈이란 찾기 힘들 정도로 빡빡하고 알차다.

좋다. ^^


 

재미로 치자면 서설이 가장 재미났다.

책 '욕망 너머의 한국 고대사' 에서 저자 이덕일을 대놓고 언급했듯 이덕일도 책 제목, 저자를 그대로 언급한다.

역사적 사료가 눈앞에 있어도 볼 줄 모르는 일반대중인 나는 학자들의 의견에 휘둘릴 수밖에 없는데

이런 논쟁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으로도 객관적으로 보려는 노력을 하게 돼 긍정적이었다.

저자 이덕일 역시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해 사료를 바탕으로 한 한국통사를 써냈으니

방대한 사진 자료로 이를 증명한다.     


승자의 기록으로 불리는 정사를 바탕으로 기록하되

개인이 기록한 야사도 함께 실어 당시 시대상황을 보다 정확하게 볼 수 있는 환경을 제시한다.

학교 다니면서 줄곧 발목을 잡아 골치아프게 만든 붕당정치의 계보(?)는

도표로 정리해서 한눈에 볼 수 있게 만든 센스까지. 


 

539쪽에 달하는 두꺼운 책이지만

다시 찾는 7,000년 우리역사라는 부제에서 보이듯

7,000년에 달하는 역사를 모두 담기엔 부족한 양이다.

그래서 자세한 내용을 세세히 담은 것이 아니라 굵직한 사건을 중심으로 서술한다.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와 전체 역사의 흐름을 보기엔 안성맞춤.

이덕일의 다른 책, 조선왕조실록과 비교하자면 조금 더 딱딱한 느낌.

매번 드는 생각은, 글 참 잘 쓰시네........ ^^


풍부한 사진 자료와 도표 정리가 아주 맘에 들었던, 이덕일의 한국통사.

민족주의 입장에, 독립운동 계열에 맘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가 죽은 뒤에 네가 해야 할 일들 - 엄마가 딸에게 남기는 삶의 처방전 에프 그래픽 컬렉션
수지 홉킨스 지음, 할리 베이트먼 그림, 전하림 옮김 / F(에프) / 2019년 12월
평점 :
절판


 

 

엄마가 딸에게 남기는 삶의 처방전.
내가 죽은 뒤에 네가 해야 할 일들.

동화책이라고 생각했다.
아니다.
소장용 책이다.
아들에게도 남길 수 있는 이야기.
죽음을 준비할 내게 들려주는 이야기.

 


엄마가 죽었다.
지인들에게 엄마의 죽음을 알린다.
장례를 치루고 엄마를 떠나보내는 하루하루.
그 하루하루를 어떻게 보내면 좋을지
엄마가 조언한다.
슬픔, 허전함, 그리움, 외로움을 달랠
엄마만의 음식 레시피도 전수한다.

시간이 흘러
결혼을 결정할 때,
아이를 낳을 때,
아이가 자랄 때,
그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 독립할 때,
홀로 남아 늙어갈 때,
엄마처럼 죽음을 맞이할 때,
엄마의 조언이 필요한 순간을 미리 준비해준다.

엄마는 그런 존재였다.
내가 늙어 할머니가 되어도
언제든 달려가 칭얼대고픈 존재.
내가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에도
곁에서 손 잡아줬으면 하는 존재.
나를 조건없이 품어주는 단 하나의 세상.
그 세상은 딸이 늙어 쇠약해지고 죽는 날까지 걱정해주고 있다.

죽음.
내 부모의 죽음도.
나의 죽음도 생각해보지 않았다.
막연한 두려움에 외면하고팠던 현실.

이 책 덕분에 직시하게 됐다.
축제까지는 아니어도
허둥지둥 정신없이 병원 장례식장에서 마무리하지는 말자.
살아온 삶을 가족만이라도 추억하며
아름답게 보내드리고 떠나야지.

아무생각 없이 가볍게 읽다가
중반 이후 뒷통수를 맞고 허우적댔던,
내가 죽은 뒤에 네가 해야 할 일들.

플지 못한 문제에
힌트를 제공받은 기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키워드로 보는, 청소년 인문학
경상대학교 인문학국책사업단 지음 / 지식과감성# / 2019년 10월
평점 :
품절


 

키워드로 보는 청소년 인문학.

인데 내가 생각했던 인문학은 아니었다.

인문학을 청소년이 보기 쉽게 키워드로 정리해서 편하게 볼 수 있겠다는 기대감을 안고 시작했으나

보기좋게 빗난간 예상.

성인이 아니라 진짜로 청소년이 읽어야 할 책이었음.


인문학이란 무엇인지 근본적인 질문을 안고 시작해야 한다.

하나의 학문 분야로 정리되지도 나뉘지도 않는 분야.

똑 떨어지게 설명할 수 있을 것만 같은데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다른 분야와의 연결 고리에 설명은 미궁을 헤매고 만다.

인간이 만들어낸 모든 것을 다룬 학문이라고 하면 좀 나을까?

이러한 인문학을 청소년 입장에서 접근한다.

책이나 학문이 아닌 실생활로.


관계, 관심, 미래라는 대주제 아래

스마트폰, 춤, 돈, 공부, 부모, 친구 문제까지 청소년의 생활 전반을 소주제로 나눈다.

어챠 잘못하면 잔소리 그 이상, 이하도 아닐 수 없는 예민한 부분.

그 예민한 부분을 객관적으로 접근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

도표나 질문을 통해 청소년이 스스로를 평가해 자신의 상황이나 위치를 알 수 있게 하려는 노력은 물론

아이돌 가수들의 노래를 주제별로 모아 가사를 귀담이 들어보라고 정리해준 부분은 감탄이 나올 지경.


나 자신이 바로 서는 것이 인문학의 기초일지 모르겠다.

강연이나 책을 통한 정보의 습득만을 인문학이라고 생각했던 나의 좁은 소견을 반성하게 만들었던,

키워드로 보는 청소년 인문학.

청소년이 이 책을 통해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능동적으로 인생을 만들어간다면

그 자체가 인문학의 실천이 되리라 믿어본다.


그런데.

아이들이 이 책을 잔소리가 아니라고 받아들일 수 있을까?

자신이 없다.

이번에도 또 중1 아들놈 등판해야겠군.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해빗 - 내 안의 충동을 이겨내는 습관 설계의 법칙
웬디 우드 지음, 김윤재 옮김 / 다산북스 / 201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뇌과학과 심리학의 만남이라고 해서 덜커덕 읽기 시작했던 책.

이런 자기계발서라면 적극 추천하겠음.

과학적 근거로 설득하는 것,

삶의 성공여부를 의지로 치부하지 말라는 주장이 몹시 맘에 들었다.



 

우리가 행동하는 모든 것은 뇌의 신호에 의해 이뤄진다.

그리고 우리는 끊임없이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행동이 생각, 의지에 의해 이뤄진다고 믿는다.

그러나 실제 우리의 삶은 43%가 습관적인 행동으로 이뤄진다.

제목부터 강조하고 나선 해빗.


운전하는 모습을 떠올려보자.

손은 핸들을 조작하면서 눈은 좌우전후를 살펴야 하고

앞차와 간격, 신호에 따라 발은 브레이크나 엑셀을 밟아야 한다.

그러면서 눈과 귀는 네비게이션을 따라 길을 찾고

차선을 바꿔 끼어들기를 한다.

오로지 운전 하나에만 집중해도 모자란 상황에 핸드폰을 만지는 일이 가능한 이유는 무엇일까?

익숙해진 것이다.

습관이 되버려 의식의 지배를 받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운전할 수있게 된 것이다.


운전하는 과정에서 볼 수 있지만

습관은 목표에 집중해서 의지로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냥 몸에 익숙하게 만드는 행위다.

이런 습관을 만드는 가장 쉬운 방법은 반복인데, 문제는 반복이 쉽지 않다는 것.


쉽지 않은, 습관 만들기 방법 중 하나인

부모가 아이들에게 흔히 사용하는 보상은 실제로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나 기억할 것은 보상을 받을 때 분비되는 도파민이라는 호르몬은

짧은 시간 안에 주는 보상에 더 크게 반응한다는 점이다.

손을 1주일간 잘 씻으면 장난감을 준다는 말보다

비누 안에 작은 장난감을 넣어 직접 손에 넣을 수 있는 편이 낫고,

불확실한 보상에 더 크게 반응하는 통에 도박에 쉽게 중독된다는 문제도 있다.

사람들이 스마트폰 메시지에 쉽게 중독되는 이유도

누구에게서 메시지가 올 지 모르기 때문이라는 사실에 나 혼자 소름 돋는다.


계획만 하고 매번 지키지 못하는 문제를 하나 가지고 있다.

일찍 잠자기.

지금까지 나는 내 의지가 약해서 일찍 잠들지 못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문제가 아니었다.

일찍 잘 수 있는 환경과 상황을 만들지 않고 공허한 외침과 다짐만 했기 때문.


해빗이란 어떻게 보면 아주 쉽고 단순한 과정일 수 있다.

내가 만들고픈 습관을 어디에 어떻게 배치하느냐,

주변 상황이나 환경을 어떻게 바꾸느냐에 따라,

어렵지 않게 만들어질 수도, 전혀 만들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그 습관에 따라 우리의 삶은 180도 달라질 수 있으니 얼마나 긍정적이로 희망적인가!!!!!


뇌과학, 심리학 연구를 발판으로 작은 실천을 가능하게 만드는 힘을 소개한 책, 해빗.

이런 자기계발서 정말 좋아한다.

이제 중2 되는 아들놈한테 추천한 책.

제발 제대로 된 습관 좀 가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뇌가 지어낸 모든 세계 - 상처 입은 뇌가 세상을 보는 법
엘리에저 J. 스턴버그 지음, 조성숙 옮김 / 다산사이언스(다산북스) / 201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금사빠다.

어찌나 금새 사랑하는 책이 바뀌는지

맘에 드는 책을 만났다고 호들갑을 떨고 흥분해서 어쩔 줄 몰라서 만나는 사람마다 자식 자랑하듯 책 자랑을 해놓고는

이틀 후에 진짜 좋은 책을 만났다며 다시 호들갑을 떨고 흥분해서 어쩔 줄 모르기 일쑤.


이번에 약 2주간 나를 흥분에 떨게 만들었던 책은 바로바로바로 요 녀석, 뇌가 지어낸 모든 세계.

우리 애 하버드대 붙었다고 자랑하는 거 같은 마음으로 내놓는다 이 녀석. ㅎㅎㅎㅎㅎㅎ


택배 봉투에서 꺼내는 순간부터 맘에 들었다.

뚱땡이 책인데 크고 넓은 판형을 양장으로!!!!!!

책갈피 필요없게 만들어 주시고,

자간, 장평, 페이지 여백 모두 넉넉하고 글자 크기도 적당하다.

과학책이 번역은 어찌 그리 매끄러우며 오타도 발견 못했으니 만족도 최고.


원래 뇌과학에 관심이 많아 책동냥으로 풍월을 읊기 직전의 수준은 되서 아주 많이 재미나게 편히 읽을 수 있었다.

얄팍한 지식에 살짝 살이 붙는 느낌이랄까?


전두엽, 후두엽, 측두엽이라는 한자 명칭으로만 알던 뇌 각 부분의 명칭을

'이마겉껍질'과 같은 순우리말 표현으로 바꿔 부르는 참신함으로 시작한다.

이마앞옆겉질이 사실 점검을 하는 역할이고

안쪽이마앞옆겉질이 자기중심 사고를 전문으로 하는 영역이라는 식의 구체적 설명을 곁들이지만

나는 뇌과학자가 될 것이 아니므로 대강 읽고 넘긴다.


내가 재미를 느끼고 중요하다고 집중한 것은

뇌는 전기 신호를 받아 처리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

뇌의 각 영역은 각자 자신의 맡은 바 역할에 최선을 다한다는 것,

그래서 다리가 절단되어 없어져도 다리에서 올라오던 전기 신호가 사라져도 그걸 기억해(내 자의적 해석) 긁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절단된 부위를 가짜로 긁는 시늉을 하면 가려움이 사라진다니 소름돋을 일.


가장 충격적이고 지금도 이해하기 어려운 건 선천적 시각 장애인이 자면서 꾼 꿈을 그림으로 그린 실험이다. 

어설프지만 우리가 그리는 것과 똑같은 졸라맨 사람과 해와 새 그림에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걸 어떻게 그렸지? 라는 질문이 내내 떠나질 않는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시각을 관장하는 뇌의 영역과 꿈을 관장하는 뇌의 영역은 다르기 때문이란다.

꿈을 영화나 사진처럼 기억하는 우리는 눈으로 본 것을 꿈꾼다고 생각하지만 꿈은 시각정보와 상관없다는데.........

실험을 통해 증명하고 열심히 설명하시지만 이미 닫힌 사고의 끄트머리에 서 있는 나는 도통 이해할 수가 없다. ㅡㅡ;;

그저 놀라움과 감탄으로 읽고 붙임딱지만 붙여댈 뿐. ㅎㅎㅎ


그 페이지를 읽은 그날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실천하는 것도 하나 있으니.

계단을 오르는 내 모습을 열심히 그려보는 이른바 이미지 트레이닝.

그 상황을 머릿속에 떠올려 실제 그 상태처럼 느끼면 뇌는 내가 그 행동을 했을 때와 똑같은 효과를 불러일으킨다고 한다.

여러 실험 결과를 통해 뇌의 신호만으로 근육에 변화가 일어난 것을 증명하였으니,

유. 레. 카.

매일밤, 계단을 오르는 상상에 허벅지 근육이 단단해지는 기분이 들어 흐뭇하게 잠들고 있다. ^^;;


나는 내 뇌에 속고 있다.

뇌가 '나' 같지만 아무리 봐도 내가 '뇌'는 아닌 거 같다.

신비하고 오묘하다는 말 이외에 어떤 단어가 더 잘 어울릴까.

뇌가 지어낸 모든 세계 안에 내가 살고 있지만, 나는 어디에 살고 있는지 도통 모르겠다는 철학적 질문으로 책을 덮게 만드는,

뇌가 지어낸 모든 세계.


나는 너무너무너무 좋았던 책이지만 이번에도 쉽게 추천하긴 어렵구나. ㅠ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