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15
샤르트르는 "인간의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는 말을 햇다. 여기서 말하는 본질은 어떤 역할, 기능 등을 말한다. 선생님, 변호사, 의사, 회사원 등의 직업이 본질이 되는 것이다. 사물과 인간의 차이는 실존과 본질 중 무엇이 우선 하는가이다.
칼의 본질은 자르는 것이다. 본질이 먼저 있고 그리고 칼이라는 물건이 생겨난다. 그러므로 사물은 본질이 실존에 앞선다.
인간의 경우는 의사가 되려고 태어나는 것이 아니고 그냥 태어난다. 실존이 먼저다. 그리고 어떤 역할, 기능을 할지는 부수적인 것이다. 그런데 그레고르 잠자에게는 돈 버는 기능이 우선햇따. 가족에게 그는 돈 버는 기능인으로서만 필요했다. 사물화해버린 것이다. 그러니 벌레로 변했다고 해서 기이할 것이 못 된다. 변하기 전부터 이미 돈 버는 벌레였으니까. 그레고르 잠자는 가족에게 실존하지 못했던 것이다.
p212
...죄의 어원이 '과녁을 벗어나다.'라고 해. 화살의 끝이 아주 조금만 비껴나도 과녁을 벗어나게 돼. 죄를 지어서 벌을 받는 게 아니라 과녁을 벗어난 그 상태가 벌의 상태인 거야. 남이 알면 벌을 받고 모르면 넘어가지는 게 아니야. 자기소개서는 네가 살아온 이야기 중 어느 곳에 조명을 밝힐지를 정하는 거야. 흩뿌려져 있는 너의 생각, 경험, 사건들을 돋보기로 들여다보고 알맞은 곳에 조명을 밝히는 것이지, 근사해 보이는 다른 사람의 삶을 베껴오는 게 아니야. ....
p22
...그런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설사 사람들에게 형편없는 평가를 받는 타당한 이유가 있다 해도 그건 형편없는 행동 때문이지 그 사람의 존재가 형편없을 수는 없다.
학생이 자신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하도록 뒷받침할 만한 경험들이 있었을 것이다. 게으르다는 말을 들었을 수 있고 성실하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았을 수 있다. 또 그런 평가를 듣도록 일조한 행동들이 있었을 수 있다. 그래도 그건 행동에 대한 평가일 뿐이다. 존재는 그런 것들로 훼손되지 않는다.
내가 나를 어떠하다고 평가하든지 나는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다. 부지런한 사람도 게으른 사람도 아니다. 나는 규정할 수 없는 그 이상이며, 자아란 자신을 어떠하다고 규정하고 한계지을 때 만들어지는 것이다. 나는 '자아'이상이다.
p26
나도 자녀의 문제에 집중해 있을 때는 문제만 보였다. 고쳐줘야 할 것 같고 이대로 가면 아이 인생이 망가질 것만 같았다. 그러나 원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변화라면 시선을 바꿔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p44
세상이 한정된 피자판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가져가는 만큼 내 아이의 몫이 줄어든다고 생각하니 모두 경쟁 대상이 된다. 하나라도 내 아이의 몫이 줄어든다고 생각하니 모두 경쟁 대상이 된다. 하나라도 뺏어서 내 아이의 밥상에 올려 놓는 것이 모성이라고 믿는 것이다. 모두 배불리 먹고도 남을만큼 충분하다는 것을 알면 불안하지 않을 텐데 안타까웠다. 이기심 이면에는 불안감이 있는 것이다.
p57
아이의 온전함을 믿는다는 것은 잘 살고 성공할 것을 믿는다는 것이 아니다. 무탈하게 살아갈 것을 믿는다는 것도 아니다.
어떤 삶을 살든 아이가 삶의 주인이고 그 모든 것을 겪어낼 가치가 있다는 걸 믿는 것이다. 그것이 믿어지니 한 발짝 물러나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아이보다 앞서던 발걸음의 속도를 늦추는 것은 꽤 어렵지만 필요한 일이었다. 그것은 빼앗은 왕관을 돌려주듯 아이는 아이 삶의 주인이 되고 나는 내 삶의 주인이 되는 일이었다.
p66
누군가 내게 나쁜 일을 저질렀을 때, 분노의 짐을 끌어안고 아파하지 않는 것이 내겐 용서였다. 잃은 것이 많을수록 마음까지 상하지 않게 하는 것이 용서였다. 잃은 것이 많을수록 마음까지 상하지 않게 하는 것이 용서였다. 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하지만 사람이 원래 그렇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게 용서였고, 나도 때론 누군가에게 나쁜 사람이었다는 걸 아는 것이 용서였다.
우리는 그 사람의 행동을 용서할 필요가 없으며, 단지 그 사람을 용서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가장 많이 용서해야 하는 사람은 자기 자신입니다. 자신이 한 일에 대해서나 자신이 하지 않은 일에 대해서까지 자신을 용서해야 합니다. _ <인생수업> 중에서
p78
삶이란, 10%의 현실에 대한 90%의 반응으로 만들어진다는 말이 있다. 복권에 당첨되어도, 불의 사고를 당해도 그건 10%의 현실이다....
현실에 어떻게 반응할지를 결정함으로 삶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p82
who knows what the tide could bring?
the world on time.
p91
행동은 동의하지 않더라도 감정은 공감할 수 있다는 것, 널 거부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하고 싶었다. 감정을 표현하는 걸 배우지 못하면 속상해도 화를 내고, 부끄러워도 화를 내고, 때론 두려움을 감추려 화를 내기도 한다.
p106
릴케는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자신이 배운 것으로 다른 사람을 괴롭히지 말라고 한다.
"그들이 이해할 수 없는 당신의 믿음이나 즐거움으로 그들을 놀라게 하지 마십시오. 당신이 설사 완전하게 달라졌다고 하더라도 필연적으로 꼭 변화해야 할 것까지는 없습니다."
p109
긍정이라는 말은 좋은 쪽으로 생각한다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보고 인정하는 것이다. '그것이 그러한 것'을 보고 받아들이는 모습이 긍정이다. 우리는 자녀에 대해서도 자신에 대해서도 편견 없이 긍정할 필요가 있다.
p129
모르고 휘청거리는 것은 알게 도와줘야 한다. 그러나 알고도 계속 도망가고 싶다면 그건 그 사람에게 주어진 권리이므로 존중해주어야 한다. 시간이 더 필요한 것일지 모른다.
p199
...가족은 혈연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다투고 맞추며 보살폈던 시간들로 만들어져 가는 것이다. 가족은 피로 맺어진 운명체가 아니라 관계로 맺어지고 탄생되는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