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35
...지금 여기 이렇게 앉아 있는 노인의 발치에는 그가 성실하게 일하며 지켜온 인생의 파편이 우수수 떨어져 있다.
한 걸음 뗄 때마다 이 사람은 그 파편을 밟고, 그것이 부서지는 소리를 들어야 한다....
- 미야베 미유키, <모방범>
p37
죽음만큼 확실한 것은 없다.
그리고 죽음의 시간만큼 불확실한 것은 없다. - 앙브루아즈 파레
p39
인간은 죽을 수밖에 없고 시간이란 인간에게만 있는 절대적인 개념이 아니라 인생이 구체적으로 실현되는 과정이라고, 인생은 덧없는 꽃다발 같은 것이다. - 막심 사탕, <악의 주술>
p77
"행동으로 논리를 대변하고, 결과로서 과정을 입증한다."
p97
이곳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도, 가장 불행한 순간도 그렇게 마주하게 되는 매 순간, 무뎌지지도 무너지지도 말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진심을 다하리라 오늘도 다짐해 본다.
p123
그 순간의 나는 간호사로서 해야 하는 일이 아니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들에 집중하게 된다. 그러면 머릿속을 복잡하게 하던 잡다한 고민들은 사라지고, 오직 다음 할 일과 그 다음 할 일들만 떠오른다. 그렇게 오늘도 상황은 정리된다.
p230
가끔 보면 불행이라는 것은 어찌 보면 공평한 것 같으면서도 참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든다. 남녀노소 누구나 할 것 없이 불행과 행복의 경계선에서 휘청이며 삶을 이어간다는 점에서는 공평하다.
하지만 한 발 한 발 최선을 다해 움직이던 사람들도 한순가에 저먼 어둠의 땅끝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데에 그 어떠한 타당한 이유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생각하면 참으로 불공평한 것 같기도 하다....
p243
지금 당신이 느끼기엔 불행의 제일 끝부분에 서 있는 것 같고 더 이상 행복의 근처에도 다가가지 못할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당신이 바로 옆에 불행과 행복의 경계선을 두고 한 발자국 정도 넘어진 것인지, 아니면 경계선에서 조금 멀어졌지만 뒤를 돌거나 손을 뻗으면 닿을 수 있는 거리에 행복이 있는 것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당장은 캄캄하고 어두워 어디가 어디인지 보이지 않고, 무서워서 보고 싶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조금만 더 힘을 내서 억지로라도 긍정적인 생각을 하며 꿈을 향해 한 발 한 발 나아가다 보면 생각 외로 빨리 불행에서 벗어날 수도 있다.
인생은 불공평하지만, 당신의 긍정적인 힘이 더욱 강하다는 걸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당신의 주변에는 씩씩하게 나아가는 당신을 응원해 주고, 행복으로 나아갈 방향으로 손잡아 줄 수 있는 사람들도, 기회들도 존재한다.
p311
그랫다. 나의 아버지는 이번에도 내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아홉 번 넘어졌지만, 다시 일어나 오뚝이처럼 그렇게 병원 문을 나선 뒤 세상 밖으로 당당히 걸어나갓다. 그 뒷모습에서는 어떤 범접ㅂ할 수 없는 빛이 새어 나왔는데, 나는 그것을 아버지가 삶을 대하는 태도, 살아가려고 하는 삶의 의지라는 생각을 했다. 아버지에게 세상은 아직 다 쓰여지지 않은 페이지였다. 그 페이지에 희망을 옮겨 적기 위해 아버지는 나름대로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p312
연말, 한해를 마감하며 나는 구월 달력에 동그라미를 쳤다. 우리가 모두 살아있는 한 모든 것은 각각의 의미를 갖는다는 걸 깨달으면서, 우리는 절망의 터널을 통과해 희망으로 나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