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006

...결과의 즐거움과 과정의 기쁨을 구분하는 법, 더하기가 아니라 빼기로 자기 자신에게 도달하는 법, 타인의 속도가 아닌 자기 리듬으로 완주하는 법. 단순한 위로가 아니라, 오늘 당장 삶에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자세를 건넨다.

p035

 ...비교는 상대의 삶을 보는 일이 아니라 나를 깎아내리는 일이라는 사실을 그 때는 몰랐다. 타인의 완성된 장면과 나의 진행 중인 삶을 나란히 세워두고 스스로를 패배자로 판정하고 있었다. 아직 끝나지 않은 나를 이미 끝난 것처럼 다루고 있었다.

p036

...그러다 문득 깨닫게 됐다. 내 속도라는 게 있다는 걸. 봄은 제때 오고, 나무는 제 속도로 자라며 바다는 스스로를 재지 않는다.

 오직 인간만이 남의 속도를 빌려 자신을 재촉한다. 나는 그제야 자신에게 물었다. 정말 늦어지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남의 시간표에 나를 끼워 맞추고 있었던 것인가. 그 질문을 던진 순간 처음으로 내 호흡이 들렸다. 나는 뒤쳐진 것이 아니라 내 속도를 잃어버린 사람이었다.

p044

 흔들리더라도 내 기준으로 흔들리고 멈추더라도 내 자리에서 멈춘다. 그렇게 살아가는 시간이 쌓이면 언젠가는 설명하지 않아도 알게 된다.

p046

 자신의 삶에 의미를 부여하고, 매 순간 다시 선택하는 능동성에 있다. 존재가 본질에 앞선다는 말은 과거가 당신을 고정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어떤 선택을 했든, 어떤 길을 걸어왔든, 오늘 다시 선택할 수 있다면 당신의 본질은 여전히 열려 있다. 

 정해진 사람이 아니라는 것, 여전히 만들어지고 있는 존재라는 것, 나는 그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완성된 사람이 되려 했고, 그래서 자유를 두려워했다. 하지만 인간은 완성되는 존재가 아니라 끊임없이 선택하는 존재다.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말, 축복처럼 들리지만 동시에 형벌처럼 느껴진다. 무엇이든 될 수 있기에 정작 무엇이 되어야 할지 결정하지 못한다. 자유는 간으성을 열어주지만 그 가능성의 무게는 온전히 내가 감당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끊임없이 묻는다.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 어떤 일을 하며 살아야 하는지, 이 질문은 단순히 먹고살기 위한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인생의 방향을 정하는 문제다.

p059

 비교하지 말고 자신의 속도를 지키면 된다. 남의 발걸음에 맞춰 숨을 헐떡일 필요는 없다. 방향만 맞으면 사실 속도는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방향이 틀린 채 빠르게 달리는 것은 나침반 없이 전력 질주하는 것과 같다.

 아무리 숨이 가빠도 도착지는 점점 멀어진다. 방향이 어긋난 채 속도만 올림녀 바람은 세게 맞을지 몰라도 풍경은 달라지지 않는다. 속도는 나를 과시하지만, 방향은 나를 증명한다. 그러니 서두를 이유는 없다. 내가 가야 할 곳을 알고 있다면 한 걸음이어도 충분하다. 빠른 걸음보다 중요한 건 내 발걸음이 향하고 있는 곳이다.

 속도를 줄이는 건 뒤쳐지는 일이 아니다. 방향을 바로잡는 일이다. 남보다 빠르게 달려가기보다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아는 것, 그 기준을 붙잡는 순간 흔들리지 않는다.

p064

 나는 결과 때문에 유지되는 사람이 아니라 먼저 나라는 존재로 서 있기 때문에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이다. 그 과정을 통과했기에 성과를 추구하되, 성과에 종속되지 않는 삶이 가능하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성과는 필요하다. 하지만 나의 본질이 되는 순간, 다시 감옥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제 성과를 쫓기보다, 나를 잃지 않는 선에서 다룬다. 내가 군 생활과 독서, 글쓰기의 시간을 지나며 얻은 가장 중요한 깨달음이다.

 결국, 삶을 바꾸는 것은 무엇을 이루었느냐가 아니라 어떤 기준으로 살아가고 있느냐다. 밖에서 붙는 것에 흔들리지 않고 안에서 무너지지 않는 사람, 나는 그 방향으로 살아가기로 했다.

p068

 나는 책을 읽는 동안 기쁘다. 읽는 행위 자체가 행복하기 때문이다. 책을 읽는다고 해서 당장 인생이 바뀌는 것도 아니다. 어쩌면 아무런 결과도 만들어내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런데도 나는 독서를 계속한다. 읽는 시간이 좋기 때문이다.  

 글을 쓰는 일도 마찬가지다. 나는 결과를 생각하며 쓰기보다, 쓰는 순간 자체를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이려 한다. 이런 과정들이 결국 나를 더 단단한 사람으로 만들고, 그 자체로 이미 충분히 의미 있는 시간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즐거움은 결과에서 온다. 무언가를 얻었을 때 느끼는 감정이다. 하지만 기쁨은 과정에서 온다. 내가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고 있다는 감각에서 비롯된다. 결과 때문에 즐거운 삶이 아니라 그 결과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에서 기쁨을 느끼는 삶을 살아가자. 결과는 생각보다 오래 남지 않는다. 그러나 과정에서 느낀 기쁨은 삶 전체를 바꾸는 힘이 된다.

p082

 서로 방향을 존중하고, 각자의 길을 응원하는 관계는 계산 위에서 세워지지 않는다. 도움은 한 방향이 아니라 순환이다. 내가 건네고, 또 다른 방식으로 돌아오며 그 과정에서 서로가 단단해진다.

 서로의 성장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그의 성과를 먼저 기뻐해주는 태도, 단순한 미덕이 아니라 사람을 있는 그대로 대하는 방식이다.

 이런 관계를 이어가다 보면 예상하지 못한 길이 자연스럽게 열린다. 눈에 보이는 보상이 아니어도 괜찮다. 그런 연결이 있다면 방향은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사람을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대하는 태도는 자신을 향한 태도이기도 하다. 내가 타인을 목적 그 자체로 존중할 때, 나 또한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 된다. 뜻밖의 행운은 어쩌면 그런 관계의 곁에서 비롯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타인을 함부로 다루지 않는 사람은 자신도 함부로 다루지 않는다. 그래서 관계는 남고, 그 관계가 삶을 버티게 한다. 마지막에 남는 것은 무엇을 얻었는가가 아니라 어떤 사람으로 곁에 남았는가다.

p088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은 정체성을 붙들지 않는다. 오히려 필요할 때마다 벗고, 다시 입고, 또 내려놓는다. 명사로 살지 않고 동사로 살아간다. 자신을 하나로 규정하기보다 계속 배우고 시도하며 자신을 갱신해 간다. 그래서 그의 삶은 하나의 이름이 아니라 움직임에 가깝다. 

 능동적인 형태를 취하며 살아가는 삶은 고정된 자리를 지키는 삶보다 불안할 수 있다. 그러나 불안 속에서 나는 살아 있음을 느낀다. 정체성은 붙드는 것이 아니라 갱신하는 것이다.

p101

 무리하지 말자. 남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바닥을 긁어내며 스스로 흙탕물을 일으키지 말자.

 혹시라도 이미 물이 흐려졌다고 느껴진다면, 다시 돌아가면 된다. 본래의 자리로, 억지로 더 휘젓는 것이 아니라 멈추는 것이다.

 돌아가는 방법은 복잡하지 않다. 잠시 멈춰 서서 지금의 나를 점검하는 것. 내가 무엇을 좇고 있었는지, 무엇 때문에 조급해졌는지, 나의 방향이 여전히 나에게서 출발하고 있는지 자신에게 묻는 것이다.

 멈춤은 후퇴가 아니다. 맑아지기 위한 시간이다. 방향을 다시 정하고, 속도를 조절하고, 나의 결을 다시 붙잡는 것, 그 순간부터 물은 다시 가라앉기 시작한다. 본래의 결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흔들림 속에 잠시 가려져 있었을 뿐이다.

 애쓰지 않아된다. 더 잘 보이려 하지 않아도 된다. 이미 부족해서 흔들린 게 아니라 잠시 나를 놓치고 있었을 뿐이다. 조금 늦어도 괜찮고, 돌아가도 괜찮다. 다시 가라앉으면 된다. 나의 자리로 돌아오면 된다. 그러면 본래의 결은 다시 드러난다.

p126

 '소유적 인간은 자기가 가진 것에 의존한다.

 반면 존재적 인간은 자신이 살아 있다는 사실, 그리고 기탄없이 응답할 용기만 있다면 새로운 무엇이 탄생할 수 있다는 믿음에 자신을 맡긴다.'-<소유나 존재냐>

p146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싶다면 몸이 먼저 반응해야 한다. 두려움이 있더라도 한 걸음 내디뎌야 한다. 생각은 방향을 정해주지만, 행동만이 세계를 바꾼다. 올라가기 전에는 상상만 남고, 올라간 후에는 경험이 남는다. 그 차이가 인생의 깊이를 만든다.

p186

 깨달음은 넘어지며 얻을 때 내 것이 된다. 결과가 어떻든 상관없다. 오늘 나는 무엇을 배웟는가. 어제보다 덜 다치며 넘어지고 있는지, 조금 더 빠르게 다시 일어서고 있는지.

 그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할 수 있다면 당신은 이미 성공보다 더 중요한 것을 얻고 있다. 넘어짐은 실패가 아니다. 존재를 단단하게 만드는 기술이다. 그리고 그 기술을 익힌 사람만이 다음 도약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은 수없이 실패해본 사람이다. 실패를 두려워하는 사람은 단 한 번의 성공에 묶인 사람이다.한 번의 성공은 자신감을 주기도 하지만, 동시에 족쇄가 되기도 한다.

 "그때처럼 해야 한다."라는 강박감이 생기기 때문이다. 어떻게 성공했는지를 붙잡느라, 새로운 길을 보지 못한다. 하지만 같은 방법으로는 같은 성공을 반복할 수 없다. 환경은 변하고, 상황은 달라지고, 나 역시 변하기 때문이다.

 내가 배운 진리는 단순하다. 새로운 방법은 언제나 실패에서 나온다. 성공은 결과만 남기지만, 실패는 원인을 남긴다. 실패를 겪으면 묻게 된다. 왜 틀렸는지, 어디서 어긋났는지, 무엇을 놓쳤는지.

 그 질문들이 나를 조금씩 단단하게 만든다. 실패해도 괜찮다. 실패를 반복하다 보면 어느 순간 성공의 방법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하면 실패한다는 방법을 먼저 배운다.

 그리고 그 배제의 과정이 쌓일수록 남는 선택지는 점점 정교해진다. 성공은 갑자기 찾아오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수많은 실패의 잔해 위에 서 있다. 실패를 견딘 사람만이 다음 도전을 가볍게 받아들일 수 있다. 이미 몸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넘어져도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것, 그 사실 하나면 충분하다. 실패는 끝이 아니다. 나를 단단하게 만드는 과정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은 성공을 확신하는 일이 아니라, 넘어져도 자신을 놓지 않는다는 뜻이다.

p196

 지금 당신이 겪는 힘듦은 무엇인가. 누군가는 그것을 불운이라 부르고, 누군가는 장애물이라 부른다. 하지만 당신이 그 시간을 나를 증명하는 연습 기간이라고 부르는 순간, 시련의 성격은 완전히 바뀐다. 실패해도 괜찮다. 환경이 불리해도 괜찮다. 단 당신이 부여한 의미만은 놓치지 말자. 당신이 의미를 푸기하지 않는 한, 실패한 것이 아니다. 통과하는 중이다. ....

p203

 너무 빠르면 에너지가 고갈되고, 너무 느리면 방향을 잃는다. 리듬은 나에게 맞는 속도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남의 속도에 나를 맞추는 순간 흐름은 깨진다. 흐름이 깨지면 회복에 더 많은 시간과 체력이 필요하다.

 지속 가능한 리듬을 찾고, 그 흐름을 지켜내는 것이 결국 더 멀리 가는 방법이다. 그 리듬을 잃지 않으려면 먼저 타인의 속도에서 시선을 거둬야 한다. ....

 ....시간이 지나며 모든 사람이 같은 길을 걷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p204

 작가가 되겠다고 마음먹은 순간 나는 운동, 독서, 글쓰기를 하루 루틴으로 설계했ㄷ. 억지로 버틴 것이 아니다. 지속 가능한 리듬을 만든 것이다. 자신만의 리듬을 가진 사람은 꾸준함을 억지로 만들지 않는다. 결국 끝까지 가는 사람은 빠른 사람이 아니라 자기 리듬을 지킨 사람이다. 자신이 만든 속도 위에 올라타 자연스럽게 앞으로 이동한다.

 많은 사람은 묻는다. 속도와 리듬 중 무엇이 더 중요하냐고,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속도는 출발하게 만드는 힘이고 리듬은 완주하게 만드는 힘이다. 그리고 인생은 출발이 아니라 완주의 게임이다.

p234

 서평에 흔들리지 말자. 자신의 인생은 자신이 작가이자 독자인 단 한 권의 책이다. 우리는 종종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산다. 남의 무기가 더 날카로워 보이고, 남의 성과가 더 커 보이기 때문이다...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말은 무엇이든 흉내 내라는 뜻이 아니다. 이미 당신 안에 있는 것을 끝까지 밀어붙이라는 뜻이다. 당신은 이미 당신만의 무기를 가진 사람이다.

 지금 당장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고 자신의 가치를 깎아내리지 말자. 인생이라는 책에 어떤 제목을 붙이고 싶은지 묻는 것, 그 질문을 멈추지 않는 것, 그것이 존재로 사는 태도다. 이 책이 언제 완성될지 세상이 어떻게 평가할지는 중요하지 않다. 오늘 한 페이지를 썼는가다.

 실패도 남고, 고통도 남고, 잠 못 이루던 밤도 사라지지 않는다. 그 모든 시간이 쌓여 한 사람의 이야기를 완성해 간다. 밖에서 인정을 찾지 않아도 된다. 이미 지나온 시간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인생은 타인의 기준이 아니라, 스스로 얼마나 진실했는지로 완성된다. 태어난 순간부터 이미 충분했고, 지금 이 하루 역시 그 흐름 위에 이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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