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139
...일주기 생체리듬 호르몬인 멜라토닌은 좀비세포를 건강한 세포로 되돌아가게 만들 수 있다고 몇몇 연구에서 밝혔다. 멜라토닌은 흔히 말하는 '수면 호르몬'은 아니지만 수면을 최적화하고 수면 각성 주기를 꾸준히 지키는 것은 좋은 습관이다.
p170
...철분 결핍 상태에서 성장하는 것은 발육과 인지 발달을 저해하기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는 그 결핍을 만기 위해 철분 보충제를 권장한다. 하지만 철분 보충제는 어린이에게 말라리아를 비롯해 다양한 박테리아 감염의 위험을 높이는 부정적 효과도 함게 유발하며, 일단 한번 감염된 상태에서는 질병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진화는 이런 정보들을 이미 우리 몸에 각인해 왔다. 철분에 대한 접근성은 감염과 싸울 때 최전선 가운데 하나다. 면역 체계가 감염을 포착하는 순간 우리 몸은 즉시 철분 저장고인 페리틴 단백질의 생산을 독려한다. 이렇게 하면 철분은 분자 저장고 속에 안전하게 격리되고 철분에 대한 박테리아의 접근은 차단된다.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감염은 또한 우리 몸이 음식으로부터 철분을 흡수하는 것을 차단하는 헵시딘이라는 단백질의 생성을 증가시킨다....
p183
미생물이 가장 많이 서식하는 곳은 피부와 위장관 내부다. 피부와 위장관은 먹이를 구하기도 쉽고, 두 곳 모두 신체의 내부가 아니라 외부이기 때문에 면역 체계의 통제도 약하다(입에서 항문까지는 통로여서 이 통로의 표면은 엄밀히 말하면 우리 신체의 '외부'에 해당한다). 그러나 미생물이 거주하는 곳은 신체의 '외부'만은 아니다. 사실, 우리가 한때 무균 상태일 거라고 믿었던 장기 속에도 미생물은 넘쳐 난다.
p200
...두 경우 모든 질병은 감염의 부산물로서 발생했다. 바이러스가 직접적으로 질병을 유발하지는 않았다는 뜻이다. 그래서 똑같이 병운체에 감염되었는데, 어떤 사람은 병에 걸리고 어떤 사람은 아무 일이 없는 것이다. 병원체만 그런 것이 아니다. 유전적 특질, 다양한 변종의 출현 여부, 감염의 강도, 그리고 감염의 임의성과 행운의 여부 따위도 어떤 이에게는 가혹하고 어떤 이에게는 관대하다.
p205
...중요한 것은 미생물이 단 하나의 예외도 없이 인간을 괴롭히는 모든 노화 관련 질병의 발병에 끼어든다는 것이다. 만약 이런 질병을 끝장내고 싶다면, 우선 호시탐탐 우리의 빈틈을 노리는 이 작은 생물들을 퇴치하는 싸움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p212
...우리 면역 체계는 박테리아의 세포벽을 이루는 지질다당류와 펩티도글리칸이라는 두 분자를 보면 광분한다. 이런 발광이 급성 감염증에 대한 반응이라면 바람직하지만, 활동성도 미미하고 양도 많지 않은 미생물의 체내 유입에 대한 결과일 뿐이라면 끊임없이 면역 활성화가 일어나서 결국 건강을 해치게 된다.
일반적으로 노인에게서 이런 낮은 수준의 면역 체계 활성화가 많이 일어난다. 병원균의 증가가 하나의 이유일 수 있지만, 우리 몸의 모든 조직이 그런 것처럼 면역 체계도 나이가 들면서 단순히 퇴화한다.
염증이란 면역 체계가 활성화될 때 나타나는 현상인데, 이런 낮은 수준의 면역 체계 활성화를 일컫어 '만성염증'이라고 한다. 염증은 열감, 발적, 통증, 부종 등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 모든 염증이 병원균에 대응하느라 생기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노인들에게는 특별한 탈이 없는데도 면역 체계가 난리를 치는 '무균성 염증'이라는 것이 발생한다. 이런 현상을 '염증성 노화'라고도 부른다. 이것이 해로운 이유는 면역 체계가 별다른 조심성이 있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면역 체계는 생사를 다투는 감염병과 싸우기 위해 진화한 것이다. 그래서 전시의 병사들처럼 자신의 집에 대해 크게 걱정할 수는 없다. 면역 체계가 적을 물리치는 데 성공했다면, 그 과정에서 신체 조직이 얼마간 손상을 입었다 하더라도 괜찮다. 물리치지 못했다면 죽었을 테니까.
p231
물론 이 종교들이 노화 방지를 위해 금식을 권하는 것은 아니지만, 종교 문헌들은 종종 금식을 몸에 좋은 것이라 설명하면서 그 근거로 몸의 정화(자가포식?), 시련을 통한 단련(호르메시스 효과?), 정신 통일 혹은 성찰 등을 내건다.
p236
...일반적으로 인간은 산소 없이 3분, 물 없이 3일, 음식 없이 3주를 버틸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음식이 없는 경우는 사람에 따라 다양한 차이가 있다. 당신의 몸에 연소시킬 지방이 충분하다면 훨씬 오래 살아남는 것도 가능하다.
p241
...탁월한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은 이렇게 말했다. "첫 번째 원칙은 스스로를 속이지 않는 것이다. 가장 속이기 쉬운 사람은 바로 자신이다. "
p244
'상관관계가 인과관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말을 들어 봣을 것이다. 두 가지 사건이 인과관계를 맺지 않으면서도 상관관게를(심하게 밀접하게) 가질 수 있다. 남태평양의 원주민들은 하늘을 향해 손짓을 하는 것과 비행기의 도착 사이에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목격했다. 그러나 이런 손짓과 비행기가 나타나는 것은 별다른 인과관게가 없다. 마찬가지로 어떤 더운 날에 열사병으로 몇 명이 죽었는가와 아이스크림이 몇 개 팔렸는가 사이에 상당한 상관성이 나타나더라도, 그것이 곧 아이스크림을 먹으면 열사병에 걸려 사망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아이스크림 판매량과 열사병 사망자 수는 모두 무더운 날씨에 의해서 증가할 뿐 그 둘이 서로에게 직접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p247
우리가 진정으로 어떤 음식이나 습관이 건강과 단지 상관관계만 있는 것만이 아니라 인과관게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 싶다면 무작위 대조군 실험이라 불리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무작위 대조군 실험에서 연구자들은 우선 한 무리의 사람을 모집하고서 그들을 치료군과 대조군이라는, 기본 조건이 동일한 두 집단으로 나눈다. 치료군에는 신약, 새로운 운동법, 새로운 식이요법과 같은 개입 조치를 하고, 대조군에는 위약을 준다. 그리고 정해진 시간이 흐른 뒤 평균 수명이나 질병의 발병과 같은 특정한 결과에 있어서 두 집단이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p290
우리는 사람들과 함게 있을 때 행복하고 편안할 뿐 아니라 그 유대 관게에서 책임감을 느끼고 삶의 의미를 찾는다. 장수에 대한 수많은 현장 연구에 따르면 장수인들은 삶에 확고한 뜻을 두고 있고, 목적의식도 뚜렷할 뿐 아니라, 나이와 상관없이 세상 사람과 교류를 멈추지 않는다. 그들은 '일 '또는 '은퇴 후 연금 생활'이라는 삶의 이분법을 거부하고, 평생 과업을 떠맡고 책임을 다한다. 그 과업이란 것이 '매주 일요일 손자 손녀를 위해 식사를 마련해 주기'이거나 그냥 '매일 계단 쓸기'와 같은 사소한 것일지라도 말이다. 이상한 일이 있었다. 2000년이 도래한 직후에 사망률이 증가한 것이다. 마치 사람들이 새천년을 맞이하겠다는 목표에 사로잡혀 그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는 삶을 포기하지 않은 것처럼 말이다.
p294
마지막으로 내가 사랑하는 모든 사람에게 감사드리며 이 책을 그들에게 바친다. 내가 오래 살기를 원한다면 바로 당신들과 더 많은 추억을 만들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p330
... 식이요법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을 강조하기도 한다. 그 원칙이란, 어떤 음식이 절대적으로 모든 사람에게 같은 효과를 보이는 것이 아니라 개개인의 유전적 특성에 따라 다양한 양상을 보인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의 설명은 건강 관련 방송에서 쏟아지는 온갖 전문가들의 발언을 비판적으로 받아들이고, 건강한 감식안을 키울 수 있는 판단력과 시야를 제공해 줄 것이다.
p331
...다른 지식도 그렇겠지만 특히 건강과 영양에 대한 지식은 시간이 흐르면서 과거의 잘못이 계속 수정되고, 보완되어 나가기 마련이다. 의사든 교수든 누구든 지금 당장의 지식이 갖는 한계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래서 전문가들의 말도 경청해야겠지만, 자신의 몸에 대해 스스로 책임지는 태세를 갖추자는 취지로 소개한 것이다.
이 책은 독자가 건강과 영양에 대한 현재의 한계까지도 감안해 각자의 몸에 책임을 지는 방안을 마련하고, 앞으로도 그 방안을 꾸준히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안목까지 제공해 줄 것이라 믿는다. 건강하게 장수하시길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