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149
...꼭 사회가 정해놓은 길로 따라가지 않는다 해도 엄마는 아이를 위해 항상 최선의 선택을 한다. 아이를 사랑하고 보살피는데 정해놓은 방식도, 옳은 방식도 없다. 아이도 엄마도 사람은 모두 다 다르기에 각자의 성향과 상황에 맞춰 나만의 길을 찾아가면 된다. 각자의 삶이다. 우리 모두 최선을 다하며 산다.....누군가는 그런 나를 비난했을 수도 옹호했을 수도 있다. 둘 다 괜찮다....난 내 아이를 위한 최선의 선택을 했고 나를 위한 최고의 선택을 했다.
p167
수면 아래 사람들에겐 수면 밖 세상은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는다. 수면 아래에서만 이루어지는 싸움에서 벗어나는 일은 수면 밖으로 얼굴을 내미는 것이다. 사람들이 타인에게 기울이는 관심은 생각보다 빨리 사그라진다. 어떤 말을 하든 무슨 말이 들리든 관심을 두지 않았다. ...내가 할 일은 수면 위 서로이 공간에서 진심어린 안부를 묻고 각자의 삶을 응원하며 내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p172
...누군가와 친해지고 싶었고 얘기를 나누고 싶었으며 어딘가에 소속되고 싶었다. 내 잘못된 심리는 나와는 맞지 않는 무리로 나를 이끌었고 그 결과는 역시나 내게 상처가 돼서 돌아왔다. 나 자신이 견고하지 못했다. 타인에게 해답을 찾지 말고 스스로 나를 돌보며 내 안에서 답을 찾아야 했다. 지나간 일을 곱씹으며 나를 탓하지 이전에 나를 사랑하는게 먼저였다.
한번 뿐인 내 인생 이렇게 살다가 가기 싫다 하고 마음먹은 이후, 나 자신을 사랑하고 지금 여기를 소중히 여기겠다 마음먹은 이후, 내게 또 하나의 변화가 찾아왔는데 그것은 나를 사랑하는 데 방해가 되는 사람들과 우정을 맺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사소한 사적 관계도 끊어내는 일이었다. 나중에는 전화나 문자도 받지 않았다.- 공지영<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나온 시간 때문에, 엮인 인연 때문에, 사람이 착해 보여서, 여러 이유로 인해 불편한 인연을 계속해서 끌고 가는 경우가 많다. 사람을 만날 땐 상대방에게서 이유를 찾지 말고 내 안에서 이유를 찾아야 한다. 내가 그 사람과 있는 시간이 좋은지, 무언가 배울 게 있는지, 헤어진 후 찜찜한 기분이 들지는 않는지 모두 내 마음을 중심에 두고 신중하게 인연을 맺어야 한다. 타인의 생각에 맞추거나 혼자가 될까 두려운 마음에 맞지 않는 인연을 붙잡고 있다 보면 결국엔 탈이 나고 내게 상처를 입히고 만다. 나는 누군가와 인연을 끊게 되면 혼자가 될까 두려웠다. 그러나 그 감정 또한 나 자신에 대한 믿음이 없었기 때문에 생겨난 감정이었다. 내가 나를 믿고 사랑하면 내 삶에 방해가 되는 인연을 끊어낸다고 해도 절대 혼자가 되지는 안는다. 비워진 자리는 내게 더 잘 맞는 새로운 인연으로 채워지기 마련이다. 내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사람을 만나고 그 사람들과 어울리다 보면 어느새 내 주변에 긍정적인 사람들로 가득 채워진다. 내 인생이다. 나를 위해 인연을 맺고 내 감정을 소중히 여겨야 타인과의 관계도 잘 맺을 수 있다.
p184
분노와 관련한 뇌의 화학물질이 분비된다. 그러면 몸이 느낀다. 이 최초의 화학반응이 혈류에서 완전히 빠져나가는 데에 90초가 걸린다고 한다. 90초가 지나도 계속 분노를 느끼는 것은 이 화학반응을 지속시키겠다는 나의 선택이다.- 박혜윤<숲속의 자본주의자>
나의 선택. 이것이 가장 중요햇따. 내가 하는 모든 행동의 선택과 그에 따르는 결과는 온전히 내게 있었다. 90초의 시간. 무척이나 짧은 시간이다. 이 시간만큼은 있는 그대로 분노를 느끼되 90초가 지난 후에는 선택해야 한다. 계속 화를 낼 것인지, 그만 그 가정에서 벗어날 것인지. 나는 몇 번의 시도와 연습을 반복하며 매번 화를 내지 않는 선택을 하기 위해 노력했다. 쉽지 않았지만 지속적으로 화를 낼 대 소모되는 불쾌한 에너지보다 화를 멈추고 난 후 느끼는 쾌감이 훨씬 만족스러웠다. 그렇게 내 감정을 다스리는 습관을 들였떠니 더 이상 아빠를 탓하지도, 내 몸속에 숨어있는 욱하는 성질에 반응하지도 않게 되었다....
p201
...과거 부모로부터 받은 묵은 감정의 잔해들을 자식 된 도리로 이해하고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 부모니까, 어른이니까, 이제 나이가 들었으니까, 자식은 언제나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데 자식도 자식이기 전에 사람이다. 아무리 부모를 이해하려 해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 그러니 때론 부모이기에, 어른이기에, 부모가 조금이라도 변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진심 어린 사과가 필요할 수도 있다. 그렇지 않으면 부모라는 둥지를 떠난 자식들이 영영 돌아오지 않을 수 있다. 또한 부모와 자식이 더 이상 개선될 수 없는 관계라면 적당히 먼 거리에서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사는게 서로를 위한 길이라 생각한다. 내 마음을 알아달라 재촉할 수도, 용서를 강요할 수도 없다. 내 마음은 내가 다스리며 각자의 공간에 머물러야 내 삶을 지킬 수 있다.
p224
...아빠를 보며 먼 훗날 내가 어떻게 행동할지를 다시금 생각해본다. 난 그 어떤 순간이 온다 해도 의사 선생님이 아닌 다른 누군가에게 매일의 내 똥 상태를 말하진 않을 것이다. 내 몸의 상태는 온전히 내가 책임지고 싶다. 가족에게 위로를 기대할 순 있겠지만 강요할 순 없다. 내 가족이 마지막 순간에 나를 외면한다면 그것 또한 내가 쌓아온 삶의 결과일 것이다. 내 장을 걸고 맹세하고 싶다. 장에 칼이 들어와도 아무도 내 똥의 안위는 모르게 할 것이다. 내 마지막은 내가 책임지겠다.
p231
"이제 와서 돌이켜 보면 그런 질타가 아무 소용없다는 것을 알겠어. 그러니 자기 자신과 주위의 모두와 화해하게. 타인과 자신을 용서하게. 시간을 끌지 말게, 미치. 누구나 나처럼 이런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건 아니야. 누구나 다 이런 행운을 누리지는 못하지."- 미치 앨봄<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p252
...여자들의 세상은 한 번의 삐끗거림으로 세상 무섭고 두려운 곳으로 변해버린다.
세팔리 차바리의 <깨어있는 부모>에서는 말한다. 아이가 행복을 가져다줄 거라고 기대하는 대신 부모 스스로 다른데서 행복을 찾으라고. 부모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홀로 조용히 내면과 교감하며, 매일 먹는 음식과 운동 그리고 겉모습을 편하게 받아들이는 태도 등을 통해 스스로를 소중히 여기는 것은 전부 아이에게 자기 자신을 소중히 여기도록 가르치는 방법이 된다고 한다....
p260
살아가고 있다. 잘살려고 하지 않고 이렇게 함께 살아나가고 있다. 삶은 무언가를 해결해야 하는 숙제가 아니기에 오늘도 우린 오늘 먹을 저녁 메뉴를 진지하게 고민하며 이렇게 하루를 살아간다.
p266
배움이라는 것은 결국 나만의 것을 만들어내는 행위, 흔한 말로 창의성을 기르는 것과 다르지 않다. 남들과 다르기 위해 남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빛나는 '나'가 되어야 한다. 그것은 배움 자체를 즐거워하는 나만의 방식을 알아가는 것이다. 본능적으로 배움을 즐거워하지 않는 인간은 없다. - 박혜윤<부모는 관객이다>
억지로 집어넣는 건 한계가 있다. 스스로 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아이의 속도에 맞춰 기다리고 지켜봐 주는 게 엄마인 내 몫이라 생각된다....
p270
지금도 여전히 나는 길고 짧은 털이 숭숭 뒤섞여 오리인지 백조인지 알 수 없는 모습을 하고 있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건 미운 오리 새끼에서 멈춰 있지 않고 지금껏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신도시에서 갈 길이 보이지 않았을 때도 꾸준히 책을 읽고 공부를 해왓고 인정받지 못함에 주저앉거나 남을 탓하지 않았다. 할 수 있는 걸 먼저 찾아서 했고 언제든 기회가 올 대를 기다리며 내 안에 배움을 쌓아나갔다....
p272
나를 존중해주고 무조건 지지해주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철석같이 믿는다. 내가 실제로 칭찬받을 만큼 대단한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들을 찾아내서 그들의 말을 열심히 듣는 것이다. 나는 지금 이순간 나를 믿는 대신, 나를 믿어주는 사람을 믿고, 그들에게 나도 그런 사람이 되어주는 쪽을 선택하기로 했다. - 박혜윤<숲속의 자본주의자>
나는 미운 오리 새끼 시절을 거쳐 그 무언가가 되기 위해 지금도 열심히 발장구를 치고 있다. 훗날 우아한 백조가 되어있을 수도, 사랑스러운 오리가 되어있을 수도 있다. 그 무엇이 되었든 괜찮다. 내 곁에는 나와 함께 힘차게 발장구를 치고 있는 내 사람들이 함께일 테니.
p276
변화는 부끄러움을 아는 순간 시작되었던 것 같다. 필요 이상의 물건들을 하나씩 내려놓으며 버릴 수 있는 용기가 많이 필요했다. 남의 시선과 질문들을 의연하게 넘길 수 있는 높은 자존감이 필요했고 생각한 대로 움직일 수 있는 실행력과 도전력도 필요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중에 남을 탓하거나 나를 탓하며 후회하지 않을 수 있도록 내가 나를 믿어주는 마음이 가장 많이 필요했다. 지금 내 마음은 예전보다 참 많이 강해졌다. 버리고 비우는 과정을 지나오면서 나는 생각이상으로 많이 강해졌고 이제야 어른다운 어른이 되어가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시간이 더 지난 후 지금의 나를 돌아보면 코웃음을 칠 수도 있지만 더 이상 내 모습이 부끄럽지 않다는 사실만으로도 난 조금 나은 어른이 된 것 같다.
살아가는 건 어쩌면 진짜 나를 찾아가는 끝없는 과정이 아닐까 생각한다. 실수도 하고, 허황된 것을 위해 뛰어보기도 하고, 후회도 하고, 실없는 것에 웃기도 하면서. 어느 누구에게나 삶은 비슷한 하루의 반복일 것이다. 나 역시 비슷한 하루를 반복하며 살고 있지만 더 이상 비슷한 후회는 반복하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