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딴방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199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소설이라고 하지만, 이 책은 작가 신경숙의 자전적인 체험을 담은 작품이다. 나는 자전적인 체험을 담은 작품을 좋아하지 않는다. 대개는 작자가 유년기적 체험 또는 살아가는 과정에서 겪었던 경험들을 뼈대로 하여, 그 위에 자기 연민이나 위로와 같은, 채 절제하지 못한 감정들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작품은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눈물을 흘리게 하지도, 연민을 갖게 하지도 않는다. 애써 무덤덤하게, 가끔은 더듬거리며, 작가는 아직도 마주하기 괴롭고 쓰린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 놓는다. 그래서 나는 이 작품이 좋았다. 간결하게 사건을 전개시키면서도, 충분히 당시의 상황을 상상하며 읽을 수 있었다. 또한 신경숙이라는 작가가 지닌 아픔들, 그녀의 내력에 대해 알아가는 맛에 이 작품을 재미나게 읽을 수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곰팡이꽃 - 1999년 제30회 동인문학상 수상작품집
하성란 외 / 조선일보사 / 1999년 6월
평점 :
품절


<곰팡이꽃>에서 주인공이 쓰레기를 치우는 행위가 처음에는 '이 사람 변태 아냐?'라는 생각을 들게 했다. 이웃 사람들이 내다버린 쓰레기를 집으로 들고 와 욕실에 놓고 그 쓰레기 내용물을 하나하나 그것도 메모까지 해 나가며 뒤지고 있는 모습은 쉽게 납득할 수 없는 행동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가 쓰레기를 뒤지며 이웃 사람들에 대해 알아간다는 사실에서, 그리고 이웃집 여자의 애인이라는 사람이 그녀에 대해 알지 못하는 사실을 그가 알고 있다는 것에서 이 작품이 '변태'이야기를 하자는 것이 아니라 현대인의 의사 소통 단절의 문제를 말하고자 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서로의 이야기에 귀기울이지 않고 자신의 이야기만 수없이 늘어놓는 사람들보다 쓰레기를 뒤지는 이 남자가 이웃 사람들과 진실로 소통하고 싶어 한 것은 아니었는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십년간 1
방현석 지음 / 실천문학사 / 1995년 12월
평점 :
품절


내가 이 작품을 읽게 된 계기는 그가 쓴 단편 <내일을 여는 집>이 나에게 낯선 이야기를 낯설지 않게 해 준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작품에서 다루고 있는 노동 운동의 문제, 그리고 지극히 평범한 노동자가 소위 노동운동을 하게 되기까지의 이야기가 너무도 인상적이었기 때문이다.

방현석은 대중적인 작가는 아니다. 그는 과작의 작가이고, 소설가보다는 운동가로 더 유명한 인물이다. 때문에 그의 단편에서 그리고 작가로 호기심은 옮겨졌고, 그의 다른 작품을 찾아보게 된 것이다.

이 작품은 같은 고향에서 자란 사람들이 각기 다른 계층을 대표하는 삶의 길을 걸어가기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들의 삶은 곧 70년대 사회상의 반영이다. 주인공을 한 명으로 단정지어 말할 수 없는 이유는 5명의 삶이 고루 형상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각각의 삶은 그 사회 파편들에 지나지 않는다. 때문에 작가는 분명 어느 한 인물에 긍정적인 시선을 견지하고, 한 인물에 자신을 투영하고 있으면서도, 비슷한 분량을 할당하여 다섯 명의 삶을 그려내고 있다. 요컨대, 그가 주목한 것은 등장 인물들이 살고 있는 70년대 사회였기 때문이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강점은 각 계층을 대표하는 등장인물의 삶을 접할 수 있다는 점, 그것이 동시대를 살아가는 인물들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노동의 문제를 다루고 있으나 그것이 선동적인 구호로 일관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즉, 지극히 인간적인 삶의 측면에서 노동의 문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나는 그 문제에 이성적으로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던 작품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봉순이 언니 - MBC 느낌표 선정도서
공지영 지음 / 푸른숲 / 2004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소위 식모로 있었던 봉순이 언니의 이야기, 이 책은 그녀가 겪은 삶을 담은 작품이다. 작가가 말했듯이 실제 자신이 어렸을 적 함께 살았던 식모였던 사람을 모델로,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한 작품이다. 때문인지, 작품의 사실적인 묘사와 이야기가 나를 더욱 우울하게 만들었는지 모른다. 내가 어쩔 수 있는 일도 아닌데, 한없이 어려움에 부딪히고 순간의 행복을 끝까지 지켜가지 못하는 봉순이 언니의 삶이 끝없이 나를 우울하게 만들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괭이부리말 아이들 - MBC 느낌표 선정도서. 양장본
김중미 지음, 송진헌 그림 / 창비 / 200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모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강력하게 읽기를 권하기에 꼭집어 나에게 권한 것은 아니었지만, 일단 책 내용이 호기심을 자극하여 읽게 되었다.

소설이라고 소개된 이 책은 소설보다는 에세이에 가깝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 작품이었다. 작품 전체 분량도 적었지만, 각 사건에 배당된 분량 또한 너무도 짤막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가장 놀라움을 금치 못했던 것은 이 작품의 이야기가 나와 동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이야기의 시대적 배경이 60년대인가 70년대인가 헤매고 있었기 때문이다. 일단은 충격, 그리고 그 짤막짤막한 이야기 속에 담긴 가슴 찡함의 연속. 실제 있었던 일을 토대로 한 것이기에 한 번 슬쩍 읽고 손에서 놓을 수 없었던 작품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