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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년간 1
방현석 지음 / 실천문학사 / 1995년 12월
평점 :
품절
내가 이 작품을 읽게 된 계기는 그가 쓴 단편 <내일을 여는 집>이 나에게 낯선 이야기를 낯설지 않게 해 준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작품에서 다루고 있는 노동 운동의 문제, 그리고 지극히 평범한 노동자가 소위 노동운동을 하게 되기까지의 이야기가 너무도 인상적이었기 때문이다.
방현석은 대중적인 작가는 아니다. 그는 과작의 작가이고, 소설가보다는 운동가로 더 유명한 인물이다. 때문에 그의 단편에서 그리고 작가로 호기심은 옮겨졌고, 그의 다른 작품을 찾아보게 된 것이다.
이 작품은 같은 고향에서 자란 사람들이 각기 다른 계층을 대표하는 삶의 길을 걸어가기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들의 삶은 곧 70년대 사회상의 반영이다. 주인공을 한 명으로 단정지어 말할 수 없는 이유는 5명의 삶이 고루 형상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각각의 삶은 그 사회 파편들에 지나지 않는다. 때문에 작가는 분명 어느 한 인물에 긍정적인 시선을 견지하고, 한 인물에 자신을 투영하고 있으면서도, 비슷한 분량을 할당하여 다섯 명의 삶을 그려내고 있다. 요컨대, 그가 주목한 것은 등장 인물들이 살고 있는 70년대 사회였기 때문이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강점은 각 계층을 대표하는 등장인물의 삶을 접할 수 있다는 점, 그것이 동시대를 살아가는 인물들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노동의 문제를 다루고 있으나 그것이 선동적인 구호로 일관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즉, 지극히 인간적인 삶의 측면에서 노동의 문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나는 그 문제에 이성적으로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던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