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류시화 지음 / 열림원 / 199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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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라는 것은 언제나 설레움을 느끼게 한다. 일상의 삶에서 잠시 일탈할 때의 짜릿함,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생각만큼 짐을 꾸려 여행지를 정하고 그곳으로 출발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면, 상상으로 여행을 떠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인도라는 곳은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나라라고 생각했다. 뭔가 신비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 어디로 떠나고픈 사람들에게 한 번씩은 손꼽아 보게 하는 매력을 지닌 곳으로 말이다. 이 책은 한 숨에 인도로 떠나 그 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게 해 주고, 그 곳의 풍경을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 가끔씩은 인도인들의 어뚱한 행동이 이해되지 않고, 지저분한 거리와 메마른 듯한 풍경이 무조건 아름답게만 보이지는 않지만, 삶의 맛을 순간순간 느끼며 살아가고 있는 듯한 그들의 걸음 속도는 충분한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일상의 삶에서 잠시 동안의 휴식을 취하길 원한다면, 이 책을 꼭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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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밭
신경숙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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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신경숙님이 쓰신 작품들과는 조금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다. 동성애가 언뜻 엿보이는 소재를 신경숙님이 다루고 있다는 것은 나름의 충격이었다. 작가가 즐겨 다룬 소재가 아니었기 때문에, 낯설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책을 읽었던 것 같다.

이 작품이 어딘지 모르게 어설프게 느껴졌고, 동성애라는 소재를 정면으로 심층적으로 다룬 작품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단지 주인공이 사춘기 때 일종의 동경어린 마음을 지니고 잠시동안 알게 된 친구와의 추억 쪼가리들, 그리고 그녀의 죽음 뒤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평범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언제나 그녀의 책에 눈길을 돌리게 만드는 필력은 여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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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유 범우문고 2
법정스님 지음 / 범우사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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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수필을 여간해서는 읽지 않는다. 수필이 지닌 형식의 단조로움과 다음에 이어질 이야기가 예상에서 거의 빗나가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이 책을 처음 접한 것은 중학교 때 범우사에서 출판된 문고판이었고, 이번에는 양장본을 구입해서 다시 한 번 읽게 되었다. 양장본을 다시 구입한 이유는 너무 많은 밑줄을 그어서 책이 노란 형광빛으로 변해 버렸기 때문이다. 교과서를 제외하고 그렇게 많은 밑줄을 그어 가며 읽은 책은 지금까지 이 책 단 한권 뿐이었다.

이 책은 그런 책이다. 밑줄을 그어가며 단숨에 읽을 수 있지만, 그 열배의 시간을 들여 꼭꼭 씹어 소화해야 체하지 않을 수 있는 작품이다. 그리고 법정 스님의 다른 수필집을 사게 만드는 책이다. 그런데, 주의할 점은 이 책을 읽고 나면 다른 책들을 살 때 내가 너무 많은 것을 소유하려고 하지는 않는가, 이것이 지적 허영심은 아닌가라는 물음이 자신을 조금은 괴롭게 만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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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꺽정 1 - 봉단편 홍명희의 임꺽정 1
홍명희 지음 / 사계절 / 199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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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게다가 이 작품의 주인공인 임꺽정은 역사적으로 실존했던 인물이었다는 점이 나를 더 흥미롭게 만들었다. 10권이라는 분량, 책을 읽는 데 나름의 용기가 필요했다. 그러나 내가 선뜻 이 책을 집어들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이 작품이 모 텔레비전 드라마로 방영된 것을 재미나게 시청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드라마보다도 이 책이 훨씬 더 재미있었다. 드라마에서는 임꺽정을 비롯하여 그가 어렸을 적 형제의 우애를 나눈 의형제, 살아가면서 이 지방 저 지방에서 만난 의형제들의 장점만을 보다 부각시켜 제시한 반면, 실제 책을 읽어보면 이들이 지닌 단점들도 형상화되어 있어, 보다 현실에 살아 숨쉬는 사실적인 인물로 다가왔다.또한 구수한 사투리와 지금은 보기 힘든 관습, 풍속, 의식들, 그리고 중종, 인종, 명종 연간 왕실의 비화들, 정치적 상황을 알게 되는 솔솔한 재미도 주었다.

아쉬운 점은 <임꺽정>이 작가 홍명희가 계획했던 분량의 반정도로 끝나 완결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월북한 작가 홍명희가 북한에서도 작품을 마무리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하니, 그 끝을 영원히 볼 수는 없을 것 같아 더욱 아쉬움을 남긴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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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뽀로 여인숙
하성란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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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는 보통의 남매 관계나 자매, 형제 관계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소위 텔레파시라는 것을 지닌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명절이면, 방송 3사가 약속이라도 한 듯이 이러한 사람들을 초대해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그들의 이야기를 다루곤 한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진명이다. 그러나 또다른 주인공은 선명이다.

진명과 선명이는 쌍둥이다. 작품의 주인공이 쌍둥이라는 설정에서부터 작품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짐작해 볼 수 있다. 선명이가 교통사고로 죽고 난 뒤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분명 선명이는 살아움직이는 실체로 작품에 등장하지는 않지만, 사건을 이끌어나가는 중요한 인물이다. 보통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는 이들간에 빚어지는 소위 운명이라는 것, 텔레파시라는 것이 나를 계속 작품 속으로 끌여당겼다.

하성란의 강점은 치밀한 묘사가 매우 돋보인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작품은 일종의 추리 소설을 연상시켰고,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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