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신경숙님이 쓰신 작품들과는 조금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다. 동성애가 언뜻 엿보이는 소재를 신경숙님이 다루고 있다는 것은 나름의 충격이었다. 작가가 즐겨 다룬 소재가 아니었기 때문에, 낯설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책을 읽었던 것 같다. 이 작품이 어딘지 모르게 어설프게 느껴졌고, 동성애라는 소재를 정면으로 심층적으로 다룬 작품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단지 주인공이 사춘기 때 일종의 동경어린 마음을 지니고 잠시동안 알게 된 친구와의 추억 쪼가리들, 그리고 그녀의 죽음 뒤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평범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언제나 그녀의 책에 눈길을 돌리게 만드는 필력은 여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