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무소유 ㅣ 범우문고 2
법정스님 지음 / 범우사 / 2004년 5월
평점 :
절판
나는 수필을 여간해서는 읽지 않는다. 수필이 지닌 형식의 단조로움과 다음에 이어질 이야기가 예상에서 거의 빗나가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이 책을 처음 접한 것은 중학교 때 범우사에서 출판된 문고판이었고, 이번에는 양장본을 구입해서 다시 한 번 읽게 되었다. 양장본을 다시 구입한 이유는 너무 많은 밑줄을 그어서 책이 노란 형광빛으로 변해 버렸기 때문이다. 교과서를 제외하고 그렇게 많은 밑줄을 그어 가며 읽은 책은 지금까지 이 책 단 한권 뿐이었다.
이 책은 그런 책이다. 밑줄을 그어가며 단숨에 읽을 수 있지만, 그 열배의 시간을 들여 꼭꼭 씹어 소화해야 체하지 않을 수 있는 작품이다. 그리고 법정 스님의 다른 수필집을 사게 만드는 책이다. 그런데, 주의할 점은 이 책을 읽고 나면 다른 책들을 살 때 내가 너무 많은 것을 소유하려고 하지는 않는가, 이것이 지적 허영심은 아닌가라는 물음이 자신을 조금은 괴롭게 만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