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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상
양귀자 지음 / 살림 / 199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이 긍정적인 인상을 준 작품이었다. 그러나 다 읽고 난 뒤에는 '뭐야? 역설적인 표현인가?'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상'권이 끝날 때 쯤에는 '하'권에서는 나성여관 사람들의 삶에도 뭔가 밝은 변화가 있을 거라고 내심 기대했다. 그러나 주인공의 누나의 삶은 더욱 더 피폐해져 갔고, 어머니와 주인공의 관계, 아버지와 주인공의 관계, 어머니와 아버지와의 관계는 어떤 발전적인 진전도 없었다.
정말 예상과는 빗나가는 소설이었다. 주인공, 그의 형, 누나, 부모님의 관계에서는 가족의 정다움이라는 느껴지지 않았고, 그 나이답지 않은 주인공은 냉소적인 성격의 인물이었다. 그리고 주인공의 누이를 비롯하여 나성여관에 묵고 있는 할아버지까지, 그들의 삶은 나를 처음부터 끝까지 우울함에서 벗어날 수 없게 만들었고, 계속 아프게 나를 찌르고 있었다. 왜 제목을 '희망'이라고 결정했을까? 왜 그랬을까? 아직도 모르겠다. 그리고 섭부른 어떤 결론도 쉽게 내릴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