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연일 화제가 되는 드라마가 있습니다. 이미 이전에 드라마로 한 차례 방영된 적이 있고 영화, 연극으로도 리메이크 된 적 있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입니다. 21년 만에 TV드라마로 다시 찾아온 이 드라마가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마구마구 훔치고 있다는 소식인데요. 실제로 배우들의 대본 리딩 현장에서 막내아들 역할을 맡은 최민호 배우가 리딩 도중 눈물을 쏟아내기도 했죠. 이제 단 2화만 남겨놓은 지금! 어떤 대사와 연기로 눈물을 쏙 빼놓을지 주말만 기다려집니다.  


가까이에 있어 소중한 줄 몰랐던 가족을 위한 책 4권을 추천합니다. 책을 고르다보니 괜시리 찡해져 가족들 생각이 나네요. 오늘은 사랑하는 내 가족들에게 안부 전화 한 통 걸어보면 어떨까요?  


며느리, 아내, 엄마가 아닌 ‘나’를 꿈꾸는

당신에게 추천하는 책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한 남자의 아내가 되고, 아이의 엄마가 되는 순간 이름을 잃어버린 당신. 누군가의 아내, 누군가의 엄마, 누군가의 며느리가 아닌 오로지 내가 되고 싶은 당신에게 추천하는 책은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입니다.   


젊은 시절 꿈을 가슴에 묻어둔 채, 한 남자의 아내이자 두 아이의 어머니로 평범하게 살아가던 프란체스카. 남편과 아이들이 짧은 여행을 떠난 사이, 그녀에게 생각지도 못했던 운명의 사랑이 찾아옵니다. 물 빠진 청바지와 낡은 레드윙 부츠, 손 때 묻은 니콘 카메라와 카멜 담배, 낡은 픽업트럭… 오래된 다리의 사진을 찍겠다며 아이오와 주 시골 마을, 고립된 낡은 도로 같던 그녀의 삶에 불쑥 모습을 드러낸 남자, 로버트 킨케이드. 머물지 못하는 바람 같던 그의 인생에도 처음으로 놓치고 싶지 않은 이가 생겼고, 프란체스카는 다시 춤을 추고 싶어집니다. 그들은 더 이상 젊지 않고, 첫 무도회의 설레임은 자라날 아이들의 몫이 되어버렸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인간이 나이와 환경을 초월하여 ‘행복을 찾아가는 여정’에 주목한다면 이 책을 단순히 가정이 있는 주부와 중년 남성의 가벼운 사랑 이야기라고 치부할 수는 없을 듯합니다. 실제로 작가 제임스 윌러는 여전히 독자들로부터 프란체스카와 킨케이드의 사랑을 지지하는 펜레터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모두들 자신의 행복을 포기하지 말자고요!


내 딸, 내 아내, 내 어머니를 이해하고 싶은 

아버지에게 추천하는 책

《82년생 김지영》


최근 몇 년 동안 우리나라를 강타했던 가장 뜨겁고 민감한 주제를 꼽으라면 누구라도 ‘페미니즘’을 떠올릴 겁니다. 여전히 페미니즘을 불편해하는 많은 남성들이 있다는 걸 압니다. (페미니즘을 불편해하는 여성들도 존재하죠!) 여기서 갈등을 일으키는 가장 큰 오해는 페미니즘을 “여자들은 이렇게 힘들다!” 하는 투정 정도로 생각한다는 겁니다. 우리는 계층구조를 떠나서 남성, 여성 모두에게 버겁고 힘든 삶을 살고 있습니다. 남성, 여성 편 가르지 말고 서로 도와 조금이라도 더 잘 살아보자는 의미로 《82년생 김지영》을 선정했습니다.


흔히 사회생활을 정글로 비유하곤 합니다.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살아남으려면 자연스레 가족은 우선순위에서 밀려날 수밖에요. 우리의 아버지들은 대부분 치열한 전쟁터에서 고군분투하셨을 겁니다. 그러면서 보지 못했던 것, 놓쳤던 것들을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되찾기는 쉽지 않죠. 어쩌면 보지 못했던 것이 아니라 보고도 모르는 척했는지도 모릅니다. 아내의 외로움과 슬픔을, 아이들의 간절한 눈빛들을 말입니다.  


서른네 살 김지영 씨는 어느 날부터 이상 증세를 보입니다. 갑자기 다른 사람들로 빙의해 주변 사람들에게 충격을 안기는데요. 남편이 김지영 씨의 정신 상담을 주선하고 김지영 씨는 그 후 정기적으로 의사를 찾아가 이야기를 나눕니다. 소설은 김지영 씨의 이야기를 담당 의사가 재구성해 기록한 리포트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소설이 출간되자마자 “내가 바로 김지영이다!”를 외치는 여성들의 격렬한 공감과 지지를 받았습니다. 내 딸, 내 아내, 내 어머니, 내 여자친구, 내 누나, 내 여동생 등 ‘여성’의 삶을 이해하고 공감하고 싶은 모든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난 엄마처럼 살지 않을 거야!” 하고 다짐해본 적 있는

딸에게 추천하는 책

《엄마, 나 그리고 엄마》


딸과 엄마 사이만큼 설명하기 어려운 관계가 또 있을까요? 서로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가득하면서도 마음에 없는 말을 뱉으며 증오하고 미워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언제나 그 끝은 안쓰럽고 찡하기만 하죠. “나는 절대로 엄마처럼 살지 않을 거야!” 하고 다짐하지만 사실 딸은 알고 있습니다. 자신은 절대 엄마만큼 살 수 없다는 것을요. 무한한 희생이 무엇인지 몸소 보여주신 세상의 어머니들께 감사를 보냅니다.


《엄마, 나 그리고 엄마》는 세계인의 영원한 멘토로 불리는 마야 안젤루가 발표한 일곱번째 에세이이자 고인이 되기 전 발표한 마지막 책입니다. 인종차별과 성차별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자란 흑인 여성이 어떻게 세계인의 멘토이자 희망의 상징인 ‘마야 안젤루’가 되었는지, 그러기까지 그녀의 어머니 비비언 백스터는 어떤 역할을 했는지, 이제까지 공개되지 않았던 특별하고 내밀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습니다. 


마야 안젤루는 “내가 이 책을 쓴 이유는 사랑이 어떤 식으로 사람을 치유하는지, 깊이를 알 수 없는 나락에서 상상 불가능한 높이까지 오를 수 있도록 돕는지 이야기하기 위해서다”라고 말했습니다. 관계로 상처받은 사람들이 이 책을 많이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진심을 마음속에 간직하고만 있는

무뚝뚝한 아들에게 추천하는 책

《생텍쥐페리, 내 어머니에게 보내는 편지》


말하지 않아도 다 알아주실 것만 같고 언제든 곁에 있을 것만 같던 부모님을 자세히 본 적 있나요? 늘어난 주름과 셀 수 없이 많아진 흰머리, 몰라보게 약해진 기력을 보고 있노라면 무심한 세월이 야속하기만 합니다. 말하고 표현하지 않으면 상대방은 알 수 없습니다. 부끄럽고 망설여진다고 하고 싶은 말을 마음속에 간직하지 마세요. 진심을 꺼내는 데 너무 늦어버릴지도 모르니까요.


《어린 왕자》로 너무나 익숙한 작가 생텍쥐페리의 편지를 엮은 《생텍쥐페리, 내 어머니에게 보내는 편지》는 우리가 용기를 내기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생텍쥐페리가 기숙학교에 다니던 십 대 시절부터 제2차 세계대전에서 전사하기 직전까지 어머니에게 보낸 100여 통의 편지를 그의 어머니 마리 드 생텍쥐페리가 직접 책으로 엮은 것인데요. 생텍쥐페리가 실종된 이후 사랑하는 아들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했던 그의 어머니는 마지막까지 차분한 어머니의 모습을 유지하다가 1년 후 자신에게 전해진 아들의 마지막 편지를 받고서야 오열을 터뜨립니다. 십년의 세월이 흐른 1955년, 그녀는 이 마지막 편지를 포함, 생텍쥐페리가 평생 동안 자신에게 보냈던 편지들을 모아 책으로 발간하지요. 


작가가 아닌 평범한 아들이자 청년 생텍쥐페리를 만날 수 있는 책입니다. 이 편지들이 독자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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