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다녀온 절들... 다시 잊어 버리기 전에 간단히 느낀 점을 적어 놓아야겠다. 우선 사천의 백천사 먼저..
사천 '백천사'는 '목와불' 즉 나무로 만든 누워있는 부처님이 유명했다. 얼마전 책에서 봤었던 것이 기억 났는데 그때는 우리나라에 이렇게 특이한 부처상도 있구나 하며 신기해했었다. 그런데 막상 가 보니 나에겐 단지 나무에 금칠을 잔뜩해 놓은 눈요깃거리 그 이상이 아니어서 실망스러웠다. 천만원이 넘는다는 금가사를 하고 너무나 편안히 모로 누워있는 부처... 두툽하고 새빨간 입술에, 얼굴은 왠지 욕심이 많아 보이기까지 했다. 부처의 모습이라기 보다는 옛날 동화 속의 탐욕스러운 왕과도 같은 모습이었다. (이런말까지 해도 되나... 왠지 조잡하게 만들어진 ... ) 이 '와불'을 보니 온 비바람을 감내하며 소박하지만 숭고하게 누워있는 운주사의 와불이 문득 그리웠다.
그리고 이 절 마당 맞은편에 배가 불룩 튀어나오고 눈이 보이지 않게 웃고 있는 불상이 약수대 위에 있었다. 이런 불상을 '포대사'라고 한다는데... 나에겐 왜 그리 능글맞아 보이는지... 어떤 선생님 말씀으로는 아마도 동남아시아쪽의 불교를 많이 흉내내거나 , 그쪽 계통인 것같다고. '포대사'도 그 쪽에 많이 있다고 하셨다. 그리고 '목와불' 몸 속에 들어갈 때도 돈을 되도록이면 내고 들어가라시는 보살님께서 서 계셨지만 절 군데군데 불상이 세워진 곳이면 어김없이 돈통이 놓여져있고 지키시는 분이 계셨다. 그리고는 꼭 지나가는 우리에게 참배하고 가라고 하시는데... 난 그 순간 시장통의 호객행위가 떠올랐다. 그러한 모습이 너무 많이 보여서 마치 돈 벌 욕심으로 절을 세워놓은 것같아 나 혼자 실망스러워 했었다.
아무튼 백천사는 너무 인위적인 느낌이 많았다. 나름대로 유명한 절인데 나 혼자 탐탁치 않아 하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