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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공지영 지음 / 푸른숲 / 200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랑이란 것에 굶주린... 그래서 어찌할 바를 몰랐던 두 남녀가 있다.
다른 사람을 사랑하면 된다는 것을.... 늦게나마 깨달은 그들이다.
유정과 윤수, 그들은 서로에 대한 거울이며 닮은 꼴이었다. 주위의 냉담에 상처받은...
나중에서야 유정의 15살 때의 사건을 듣고 '몰랐다' 라며 위로를 건네는 큰오빠.
남에 대한 사랑이라는 것은 관심이란 전제가 필요한 법인데, 실제로는 관심받지
못한 것은 아니었을까,,, 하며 마음속으로 다시 생각하는 유정..
알콜중독자인 아버지는 항상 공포와 두려움의 대상이었고,
집나간 어머니로부터 또다시 외면당한 윤수형제...
이들에게는 어린 시절부터 가족의 관심이란 양지보다는 그것의 사각지대가 더 익숙하다.
아니, 무관심보다 더한 냉담 속이었다.
그런 그들이 일주일의 한번, 그것도 세 시간이라는 한정된 시간 속에서
서로에 대해 '진짜 이야기' 를 나눠가며 그들의 생애 속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이라고 일컫는 시간을 갖는다.
공지영의 소설속에는 항상 가족에 대한 애착, 신앙여부를 떠나
삶의 모습이 이렇게밖에 흘러가도록 내버린 신에 대한 생각이 담겨있다.
유정은 아무리 엄마에게서 15살 때 외면당하고 그로 인해 깊은 상처를 입었다지만
그녀의 다른 식구들은 그녀의 상담 상대가 될 수 없었던 것일까...
가족이란 틀만 유지됐을뿐, 어쩌면 타인에 더 가까울 수도 있다.
가족들간의 대화의 단절, 그것은 이해의 부족이고 더 나아가 서로에 대한 관심의
부족이다. 어렸을 때부터 봐왔으니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으며, 말해봤자
소용없다는 것은 고정관념일 뿐, 실제로는 아무것도 보고 있지 않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신에 의한 기적따위는 생겨나지 않는다.
더 상처받고 서로를 확인하면서 어둠속을 조금씩 벗어나올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