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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머 씨 이야기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유혜자 옮김, 장 자끄 상뻬 그림 / 열린책들 / 199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그러니 나를 좀 제발 그냥 두시오!!"
무언가에 쫓기듯이 항상 잰 걸음으로 정처없이 떠돌던 좀머 씨.... 그의 쥐어짜내는 듯한 목소리가 여전히
귓가에 맴돈다. 사회는 끊임없이 정형화된 인간의 모습을 요구한다. 사람들은 각종 자격증시험, 토익,
토플 등의 시험 등에 치여 산다. 내가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것은 으레 현실과 괴리감이 있는 것들이다. 그것에
몰두하려고 하면 사람들은 그런 것에 신경 쓸 때가 아니라고 조언을 한다. 덮쳐 오는 압박감이 두려워
도망치고 싶은 마음에 나만의 것에 몰두하면 몰두할수록 주위 사람들의 질책은 크기가 더해져 집요하게
나를 쫓아온다. 책 속의 피아노 선생님처럼 남을 멋대로 판단하고 평가하며 기대하는 것이 우리
사람들이다. 자세히 관여하려고 하지도 않으면서 지레 짐작으로 타인을 자신만의 틀에 맞추려고 한다.
무언가 해야만 하는 이러한 사회 속에서 우리는 목표가 무엇이었는지 어느새 잃어버리지는 않았을까?...
좀머 씨의 목표는 죽음이 아니었을 것이다. 단지 재촉하는 사람들을 피해 다니던 그의 걸음은 어느샌가
그 목표를 상실하여 정처없는 방랑으로 이어졌고, 더 나아가 죽음이라는 종착점에 도달하였을 뿐이다.
오늘도 나는 중얼거린다. 그러니 나를 좀 제발 그냥 두어 달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