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몸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04년 2월
평점 :
일상을 바쁘게 보내는 것이 어느새 당연한 듯이 되어 버렸다. 친구에게 무슨 일이 생겨도 그 사실을 나중에서야 겨우 알게 되고, 나는 친구에게 왜 진작 말하지 않았냐고 따지곤 한다. 사실, 친구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내가 친구에게 관심을 쏟았으면 알았차렸을 터이다. 친구 하나하나의 표정, 손짓, 말투 등에서 느껴지는 것들이 평소와 다르다는 것을 눈치챘어야 했다. 몸짓의 미세한 변화는 우리의 감각을 곤두세우고 변화를 인지하게 한다. 요시모토 바나나는 우리를 둘러싼 주변을 굳이 문자나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우리가 여러 감각을 통하여 느낄 수 있고 직관적으로 알아차릴 수 있다는 것을 새삼 일깨워 주고 있다. 나를 둘러싸고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압박을 잠시 잊어 버리고 숨을 트여준 후 여유를 갖게 한다. 과거에 대한 추억, 사연이 어려 있는 물건 등 잠시나마 여유를 가지고 감상에 젖어 내가 그때 무엇을 느끼고 생각하였는지 떠올리게 한다.
※ 인상적인 구절 : 멈추지 않는 시간은 아쉬워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아름다운 순간을 하염없이 품기위해 흘러간다. (52p)